• [이재욱 칼럼] GMO 표시제 쟁점
  • 입력날짜 2016-10-26 09:15:37
    • 기사보내기 
그동안 틈틈이 독자들에게 말씀드렸던 것처럼 GMO가 안전하냐, 위해 하냐는 논쟁은 GMO가 처음 상용화되어 식탁에 오르기 시작한 이래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논쟁이다. 그 내용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GMO는 제초제나 DDT, 가습기 살균제처럼 화학제품이 아니고 식물에 미생물의 유전자나 동물의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생물체를 만드는 것이고 이런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유전자조작생물체)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도 당대데 발생하지 않고 3~4대 이상 후대에 나타날 수도 있고 그보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나타날 수도 있어서 지금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나중에도 문제가 안 나타난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GMO가 불안하니 어디에 쓰였는지, 어느 식품에 포함되었는지 알고 싶어한다.
그런데 GMO를 개발한 생명공학 기업이나 이를 사용하여 식품이나 가공품을 만드는 기업은 이를 알리지 않으려고 한다.

전 세계에서 GMO 표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는 65개 정도이다(그 외 나라의 대부분은 GMO를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표시제를 채택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표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들도 실제로는 GMO를 원료로 쓴 식품이나 제품에 GMO 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세계에서 GMO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는 일본에 가도 GMO표시된 식품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물론 우리나라도 ‘유전자변형농산물 포함(혹은 가능성 있음)’이라는 표시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는 그만큼 GMO를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이를 공급하는 유통회사들과 GMO 개발회사들이 표시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표시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끊임없이 ‘표시제를 강화하여 소비자들이 알아볼 수 있게 하라’는 주장과 ‘안전하고 차이가 없는데 왜 표시를 해야 하냐’는 기업의 주장이 부딪히고 있는 것이다.

GMO가 홍길동인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도 못하게?

GMO가 안전하다면 GMO표시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GMO표시를 하고 GMO는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게 더 떳떳하고 당당한 자세가 아닐까?
올해 총선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20대 국회에 GMO 표시제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식품 위생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민주당의 김현권 의원 대표발의와 정의당 윤소하 의원대표발의 안, 두 개의 개정안과 시민단체들의 청원 안 총 세 개의 개정안이 올라가 GMO 표시제 강화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세 개의 개정 법안은 기본적인 요구는 같으나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선 비의도적 혼입률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비의도적 혼입률은 GMO가 아닌 콩이나 옥수수를 수입하여 수송하는 과정이나 국내에서 이동, 제조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GMO가 섞이는 비율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3%까지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0%로 강화하자는 안(김현권 안)과 EU기준인 0.9%로 하자(윤소하 안, 청원입법안) 두 개로 제출되고 있다.

두 번째 non_GMO표시의 허용 여부에 관한 부분이다.
현행 법률로도 non-GMO표시를 할 수 있게 되어 있으나 이 경우 비의도적 혼입률은 0%여야 한다는 것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입장이다. 이에 대해 김현권 안은 현행 식약처와 같은 내용인데 윤소하 안은 비의도적 혼입률 0.9% 안의 범위에서 Non-GMO표시를 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다.

이 개정법안들의 기본적인 내용은 다 같다.
현재는 제품을 검사해서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거나 단백질이 파괴되어 GMO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GMO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게 되어 있다. 이를 검출기반 표시제라고 한다. 이런 이유로 현재 천만 톤이 넘는 GMO를 수입해서 사료와 식품으로 둔갑하여 우리 식탁에 올라와도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표시제는 이렇게 표시되지 않는다. 원료명 옆에 아주 작게 표시되는데 왜 표시를 안하겠다는건지.
그런데 현재 국회에 올라 있는 세 개의 개정안은 모두 검출 여부와 상관없이 원료를 GMO로 썼을때 모두 표시하자는 것이다.

표시제 개정에서는 이게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고 이 내용이 관철되어야 한다.
그리고 비의도적 혼입률은 조금이라도 GMO가 섞여 있으면 ‘GMO 포함(가능성 있음)’이라고 표시해야 한다.또 GMO 표시가 원료기반 표시제로 바뀌게 되면 모든 GMO로 가공한 모든 식품에는 GMO표시가 되므로 GMO를 원료로 사용하지 않은 식품은 당연히 ‘Non-GMO' 식품이 된다.

굳이 돈을 들여 검사해서 Non-GMO 표시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Non-GMO 표시를 허용하고 Non-GMO식품이 마치 프리미엄 식품인 것처럼 인식된다면 국산 원료를 사용하여 생협에 공급하는 영세한 식품회사보다 대기업이 더 많은 Non-GMO 상품들을 개발하여 판매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원료기반 표시제로 개정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만, 비의도적 혼입률을 인정할 것인가? Non-GMO 표기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많은 소비자가 요구하는 것처럼 이번 국회에서는 꼭 원료기반 표시제로 식품위생법이 개정되기를 기대한다.
※ 지난 27호의 칼럼에 실린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달리 전달될 소지가 있어 해명 말씀을 드립니다
27호의 칼럼 내용은 우리 사회 특히 인터넷이나 SNS 상에서 유포되고 있는 GMO 관련 정보 중 과잉 공포를 불러일으키거나 왜곡된 정보가 돌아다니기도 하는데 rm 중 하나로 소개한 사진입니다.

내용은 우리나라는 GM(유전자 조작)토마토를 수입 승인한 적이 없으므로 GM토마토가 유통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 호에 저의 칼럼에 실린 사진은 GM토마토와 non-GM토마토를 구별할 수 있는 Tip을 알려주는 정보로서 다른 나라에서 유포되고 있는 사진인데 이를 우리나라의 SNS에 올려서 마치 ‘우리나라에도 GM토마토가 유통될 수도 있으니 잘 골라서 먹어라’ 라는 오해를 줄 수 있는 정보도 돌아다니니 이는 잘못된 정보라는 것을 전달해 드리기 위해서 쓴 사진인데 사진 배치와 제목이 필자의 의도와 다르게 ‘시중의 GM 토마토 구별법’처럼 오해할 소지가 있어 독자 여러분께 다시 확인하는 글을 먼저 씁니다.

혹시 오해가 있다면 이를 바로잡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에는 GM 토마토가 재배되지도, 수입․판매되지도 않습니다.

이재욱 소장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