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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 “초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 다할 것” “인사권은 독립되었지만, 완전한 독립에는 한계 있어”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천 강조 정선희 영등포구의회 의장은 인터뷰에 앞서 제9대 의원 중 칭찬해 주고 싶은 의원으로 “동료의원들과 모나지 않게 소통하며 열정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펼친 초선의원들을 꼽았다. 반면 동료 의원들에게 무례하고 공무원들이 갑질로 느낄 만한 언행을 서슴지 않으며, 개인 위주로 활동하는 의원을 최악의 의원으로 꼽았다. 특히 빈 교실이 늘고 있는 초등학교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으며, 단기 처방을 내놓을 수 없는 점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선희 의장과의 인터뷰는 12월 16일 구의회 의장실에서 오후 4시부터 1시간여 동안 일문일답으로 진행됐다. 먼저 제9대 영등포구의회 의장으로서 임기 6개월을 앞둔 소회를 묻자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구민의 작은 목소리까지 귀 기울이고 민생 현안 해결에 집중하며, 집행기관을 견제하고 협력하는 의회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자 노력해 왔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어 “조례 제·개정을 통해 실생활과 밀접한 복지, 안전, 교육, 문화 등 전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라고 밝히고 “남은 6개월은 제9대 의회를 마무리하는 기간이면서도 한편으론 제10대 의회로 이어지는 가교역할을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라며 남은 임기 동안 흔들림 없이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을 영등포시대 독자들에게 전한다.
Q.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지방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역사적 전환기에 의회를 운영한 경험과 소회는?
A. 2022년 1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제9대 의회 출범과 동시에 관련 조례와 규정을 새롭게 만들고 새로운 제도로 구의회를 운영했다. 비록 인사권은 독립되었지만, 조직권은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어 완전한 독립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진정한 독립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게 되었다. Q. 제9대 의회 기간(3년 6개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이나 성과는? A. 가장 의미 있고 보람을 느꼈던 것은 서울시 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에서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각 구의회가 직면한 공통 현안을 논의하고 서울시와의 정책 협의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한 것이다. 특히 ‘연대의 힘’을 느꼈다. Q. 제9대 의회 기간 중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A. 제9대 영등포구의회는 현재까지 8회의 정례회와 21회의 임시회를 통해 총 599건의 안건을 심의·의결했고, 그중 251건의 조례안을 의원 발의하여 전대 대비 55% 이상 증가한 활발한 입법 활동을 펼쳤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의회 차원에서는 조례 제정, 예산 확보, 행정 감시를 통해 최선을 다했지만, 구민들이 원하는 수준의 변화를 모든 분야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하게 해드리지 못한 점은 의장으로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Q. 구민과의 소통, 현장 중심 의정활동을 강조해 왔다. 의장으로서 소통 방식은? A. 여야 구분 없이 영등포구 발전과 구민 생활 편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구민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듣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는 철학으로 작은 민원 현장이라도 직접 찾아가 주민과 눈을 맞추며 듣는 것을 가장 중요한 소통의 기본으로 삼아왔다. 남은 임기 동안에도 의회의 주인은 구민이라는 원칙으로 구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달려가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통으로 변화를 끌어내는 실천 중심의 소통을 이어가겠다. Q. 남은 임기 동안 조금 더 집중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A. 3년 반 동안 구민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거창한 사업이나 치적에 매이지 않고 소소하지만, 중요한 변화를 통해 영등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 힘쓰고 싶다. 구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Q. 9대 임기 동안 집행기관과의 관계를 평가한다면? A. 전반기 초반에는 집행기관과 충돌이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정책의 방향성과 우선순위, 사업 추진 방식 등을 놓고 의회와 집행기관 간에 견해 차이가 있었고, 이것이 때로는 날 선 대립으로 비추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의회와 집행기관 모두 ‘구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지향점은 같았고 영등포구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같았다. 의회는 집행기관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의회 운영과 의정활동에 이어 영등포구 지역 현안에 관한 인터뷰로 이어졌다.
Q. 현재 영등포구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이며, 그에 관한 해결 방안은? A. 먼저, 장기간 정체되었던 낡은 준공업지역을 재정비와 경부선 철도 지하화 사업의 빠른 추진을 꼽고 싶다. 이를 통해 120년간 단절되었던 지역을 연결해 도시의 외연을 넓히고 영등포 미래 100년을 위한 핵심 성장 동력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자치단체의 역할이 제한적이어서 아쉽다. 다음은 기후위기 시대 탄소중립 실현과 구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의 시급함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 영등포구의회에서도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 연구회’를 구성해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영등포구 전체 가구의 44%를 차지하는 1인 가구의 증가와 이로 인한 주거 불안정, 사회적 고립 문제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Q. 영등포구에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의회 차원의 대응 방안이나 노력은? A. 영등포구는 청년 인구 비중이 35%에 달해 서울시에서 두 번째로 높은 젊은 도시이면서, 동시에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44%를 차지한다. 영등포구의회는 ‘영등포구 1인 가구 정책연구회’를 통해 생애주기별 통합 지원 방안을 도출했다. 또 관련 조례도 재개정했다. 시간 관계상 더 많은 현안을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없어 아쉽다. Q. 우리 영등포구는 지역에 따라 교육환경의 차이가 크다. 초등학교 학생 수가 감소하고, 도림초, 영등포초, 당산초 등의 경우 학급 당 학생 수가 20명 이하로 10년 전에 비해 급격하게 줄었다. 학급 수 역시 줄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교육환경에 관한 부분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우리 영등포구 지역 내에는 초등학교 23개교가 있고 이 중 20학급 수가 안되는 학교가 7개교다. 현실적으로 다문화이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경우 학부모들이 보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학교의 학생 수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한 문제다. Q. 경기도 신도시의 경우 초중 통합학교가 생겼다가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분리하고 있다. 반대로 영등포구는 학생 수가 줄면서 빈 교실이 늘고 있다. 초중교를 통합하는 방안에 관한 생각은? A. 좋은 의견이다. 다만 정확한 통계를 파악한 후 이를 공론화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지역 주민, 지자체, 학부모 등이 함께 논의해 접근하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 것이다. 특히 교육환경을 고려하여 학원가 조성 등 부동산 문제와 교육 인프라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김영주 당협위원장님과 함께 논의해 보겠다. Q. 최근 신청사 건립이 탄력을 받고 있다. 본격화하고 있는 영등포구 신청사 건립 사업에 대한 의장님의 견해는? A. 영등포구청사는 1976년 준공되어 약 50년이 지난 노후 건축물로 구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고, 직원들의 업무 환경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따라서 통합 신청사 건립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한다. 다만 신청사 건립은 구민을 위한 공간, 디지털 시대에 맞는 스마트 행정 시스템 구축으로 구민 모두가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다만 청사 건립이 화려한 외관이나 랜드마크를 만드는 데 치중해서는 안 된다. 보여주기식 건축물이 아니라, 50년, 100년을 내다보며 구민과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Q. 데이터센터 건립과 문래공원 리뉴얼 사업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과 해결 방안은?
A. 현재 영등포구 양평동에는 26MW 규모의 도심형 데이터센터를 2024년 10월에 준공하여 운영 중이며, 5MW 규모의 소규모 도심형 데이터센터 건립도 추진 중이다. 또한 분산형 데이터센터도 영등포동 일대에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문래근린공원 리뉴얼 사업의 경우, 총면적 2만 3,611㎡의 공원을 북측과 남측으로 나누어 단계적으로 정비하고 있다. 북측은 2025년부터 공사를 진행 중이며, 남측은 행정절차 및 정비안 마련을 거쳐 2030년 이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사안들은 도시 발전과 구민의 삶의 질 향상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 하는 중요한 과제를 안고 있다. 산업 시설의 필요성과 도시 시설 개선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주변 주거환경 보호와 주민 참여에 대한 우려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집행기관과 구민 간 합의점을 찾기 위해서는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의회는 구민의 정당한 우려를 경청하면서도 도시 발전의 필요성을 함께 균형 있게 검토하여, 양자가 함께 만족할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중재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다. Q. 2026년 6월 치러지는 제9회 동시 지방선거 출마 여부는? A. 우선은 의장으로서 제9대 영등포구의회를 성실히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남은 임기도 초심을 잃지 않고 의정활동에 매진할 것이다. 다만, 영등포 발전과 구민의 행복을 위해 또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동안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구민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고자 한다. 향후 진로는 구민 여러분의 뜻에 따르되, 영등포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최선의 방향을 신중하게 생각해 결정하겠다. Q. 제9대 의회를 함께 이끌어온 동료의원들과 구민 여러분께 전하고 싶은 말은? A. 함께 해주신 동료의원 여러분과 질책과 성원을 함께 보내주신 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제9대 의회를 함께 이끌어오면서 때로는 치열하게 토론하고 때로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지만, 우리가 지향했던 최종 목표는 언제나 ‘구민 행복을 위한 의정’이었다. 여러분의 생생한 목소리가 우리 구의회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더 낮은 자세로 현장을 살피고 책임 있는 정책을 펼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앞으로도 영등포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새해에도 구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님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정선희 의장은 이날 인터뷰 이후 “지역 행사가 세 곳이 더 남아 있다”라며 이동을 서둘렀다.
박강열 기자/박순영 공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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