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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학 칼럼] 헬리코박터, 치료해야 하나요?
  • 입력날짜 2020-11-11 07: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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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코박터, 너는 누구이고 왜 내 위 속에 있는가?"
2020년은 가히 코로나의 해라고 할 수 있다. 전반기 내내 바이러스의 맹위가 대한민국을 휩쓸었고 하반기에도 삶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경제는 멈춰 섰고 사회활동은 단절되었으나 우리 몸의 병은 코로나라고 해서 멈춰 있지 않다. 이런 시기일수록 건강에 유의하여 적절한 진료와 검진을 통해 질병의 조기발견, 치료의 시기를 놓치면 안 되겠다.

건강보험공단에서는 총 6가지의 암에 대하여 국가 암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그리고 자궁경부암이 해당하는데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2가지 암과 특정 조건에서만 해당하는 폐암, 간암을 제외하면 암 검진의 대표는 내시경검사로 진행되는 위암 검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상황이라 40세 이상 성인의 대다수는 2년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게 되는데 검사 후 만성위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 화생, 소화성 궤양 등의 어려운 단어와 함께 헬리코박터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 헬리코박터균이다. 헬리코박터, 너는 누구이고 왜 내 위 속에 있는가?

우리가 흔히 부르는 헬리코박터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라는 세균이다. 위 속에는 강산성의 위액으로 인해 세균이 살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1983년 호주의 로빈 워런과 배리 마셜이 사람의 위에서 나선형 모양의 균을 발견하였고 이후 이 균이 만성 위염, 위 십이지장 궤양, 위암 등 각종 상부위장관 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 세계적으로 약 50%의 인구가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16~19세의 경우 12.5%, 20~29세의 경우 26.3%로 낮은 감염률을 보이지만, 40대 이후의 경우 60% 이상의 감염률을 보인다.

감염경로는 명확하지 않으나 입이나 분변을 통해 전파된다고 여겨지며 감염환자의 배우자나 자녀에서 월등히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아기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교육 수준과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도시에서 생수나 끓인 물을 먹는 경우 감염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를 확인하는 검사는 내시경을 이용하는 방법과 이용하지 않는 혈액, 대변, 요소 호기 검사 등이 있으나 대부분은 내시경을 이용한 방법으로 진단하게 된다. 내시경을 통해 위 표면의 조직을 채취하여 조직검사를 통해 균을 확인하거나 헬리코박터균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키트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헬리코박터 감염의 치료는 위산 분비 억제제와 항생제가 포함된 3~4가지 약제를 1~2주간 복용하며 치료 성공률은 약 8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약 복용 1~2개월 후 내시경, 혹은 요소 호기 검사로 치료 여부를 판정하며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 약제를 변경하여 2차 제균 치료를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이전에는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제균 치료가 인정되지 않았으나 2018년 이후 제균 치료를 폭넓게 인정해 주어 모든 감염환자에서 치료할 수 있도록 바뀌었다. 다만 소화성 궤양 등의 일부 경우를 제외하면 약값이 전액 본인 부담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망설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2014년 WHO에서는 대부분 위암이 헬리코박터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므로 위암 예방을 위해 제균 치료 해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우리는 암 예방을 위해 다양한 행동을 하지만 명확하게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

무증상 헬리코박터 감염을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이견이 있으나 치료 비용 대비 기대효과를 생각하면 그 어떤 건강 관련 지출보다 가치 있는 행동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까지 헬리코박터균의 특성 및 진단 치료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서술하였다. 헬리코박터에 대한 인식의 확대를 통해 더 적극적으로 검사 및 치료함으로써 국민건강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


영등포병원 김준호 과장

경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전공의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대한 내과학회 정회원

진료과목
-소화기 질환
-위•대장 내시경
-고혈압•당뇨•성인병
-통합진료

영등포병원 소화기내과 김준호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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