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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검찰권 논란…검찰개혁의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다
인사청문회 정국마다 되풀이되는 음산한 기시감이 또다시 우리 사회의 공론장을 집어삼켰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최근의 공방은 결코 고위 공직 후보자의 직무 역량과 도덕성을 검증하는 합리적인 자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대한민국 사법 체계의 가장 어둡고 은밀한 구석에서 기생해 온 '정치 검찰'의 낡고 파렴치한 공작 수법이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적나라하게 재현된 추악한 난장판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조국 전 장관 사태를 떠올린 것은 권력을 겨냥한 검찰의 표적 수사 패턴이 여지없이 과거를 복제했기 때문이다. 과거 조국 장관 임명 당시 검찰은 거대한 대선 자금 권력형 펀드 범죄라도 있는 양 난리를 쳤으나, 동양대 표창장 한 장으로 그를 엮었다. 이번 김승원 후보자에 대한 공세도 판박이다. 식약처 로비 의혹과 수천억 원대 특혜 뇌물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으로 2년 넘도록 수사를 끌며 그를 난도질했지만, 금전적 대가나 불법 청탁의 실체는 단 하나도 입증치 못했다. 문제는, 핵심 혐의 입증이 되지 않아 공소장조차 채우지 못하자 그곳 출신들은 주저함 없이 '인격 살해형 흠집 내기'로 갈아탔다는 점이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이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위해 눈물로 일군 사회적 협동조합을 난데없이 '혈세에 빨대를 꽂은 가족기업'으로 둔갑시키고, 헌신해 온 후보자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모욕을 퍼부었다. 심지어 압수물 포렌식 과정에서나 엿봤을 극히 사적인 문자 호칭('오빠')을 끌어와 여론재판을 획책했다. 거악 척결 수사를 외치다 혐의가 안 나오면 가족을 짓밟고 사생활을 발가벗겨 기어이 파멸시키는 '검찰표 하치장 수사'의 가장 비열함을 재현했다. 더욱 심각하고 묵과할 수 없는 본질은 이 과정에서 자행된 검찰 캐비닛의 사유화와 불법 유출이다. ‘기소유예’ 처분 사건의 수사기록과 포렌식 데이터는 기소 사건과 달리 법원에도 제출되지 않고, 피의자 당사자나 변호인조차 열람·복사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다. 오직 검사만이 쥐고 있는 폐쇄적 독점 자료다. 그런데 서부지검에서 대검으로 올린 '사건 처리 예정 보고서'나 사적인 메신저 대화 같은 최고 등급의 수사 내부 기록이 버젓이 정치인의 손에 들렸다. 이는 한동훈 전 장관과 그에게 자료를 상납한 검찰 내부 라인이 명백한 ‘피의사실공표죄’이자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을 정면으로 짓밟은 공범 관계에 있음을 자인하는 명백한 범죄 흔적이다. 피의자조차 방어권을 위해 손에 쥘 수 없는 자료를, 오직 정적 조리돌림에 의한 정치적 타격을 입힐 목적으로 사유화해 유출한 사법 농단이다. 한동훈 전 장관의 행태는 정치적 공작의 전형이다. 청문회를 앞둔 15일 동안 무려 수백 건, 하루 최고 88건에 달하는 SNS 게시물을 쏟아내며 공론장을 선정적인 가짜 예고편으로 가득 채워 대단한 폭로가 터질 것처럼 세상을 들썩였으나, 정작 청문회가 열리자 결정적 증거는 단 하나도 내놓지 못했다. 이는 실체적 진실의 입증은 전무하고 잔뜩 부풀린 의혹의 잔상만 남겨놓고 입을 닫아버리는, 무책임한 치고 빠지기식 공작정치의 극치다. 이 일련의 사태는 우리에게 타협할 수 없는 엄중한 과제를 던진다. 검찰개혁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형식적으로 쪼개고 법조문 몇 자를 손보는 미봉책으로는 결코 완성될 수 없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부터 쌓아 올린 검찰의 ‘디지털 캐비닛(D-net)’ 속 수십만 건의 불법 민간 전자정보의 완전 박탈, 전문 독립기관에 이관 또는 폐기해야 마땅하다. 아울러 '법 위에 군림하며 불법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오만한 특권의식으로 피의사실 공표와 공작을 일삼은 자들을 철저히 수사해 단죄하는 서슬 퍼런 인적 청산이 반드시 결행되어야 한다. 검찰이 캐비닛의 열쇠를 쥐고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정적 제거의 흥신소 역할을 자처하는 한, 제2의 조국, 제2의 김승원 사태는 언제든 다시 만들어져 난도질당할 것이다. 사법 정의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와 헌법 질서를 능멸하는 정치 검찰의 독점적 흉기를 완전히 부러뜨리는 그날까지 검찰개혁의 길은 여전히 멀고 험난하며, 그렇기에 이 싸움을 결코 멈출 수 없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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