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온기를 더하기 위한 우리들의 자세
  • 입력날짜 2023-01-23 19: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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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정확, 광범위한 복지 안전망 구축을 위해 노력해야……
수원 세 모녀, 서대문구 모녀 사건까지 경제적인 이유로 인한 비극은 끊이지 않고 있다. 비슷한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에 대한 지원책은 계속 강화되고 있고, 연간 복지예산은 지속해서 증가해 연 200조원을 넘겼지만 제도상 미비한 부분은 꾸준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복지 시스템은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지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복지 신청주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현대 들어 복지 대상자에게 스스로 신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 것은 진보적인 일이지만, 신청하는 방법이 까다롭고, 그에 제반 되는 서류가 많아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복지는 아니다. 특히 복지 취약계층 중에 생활고의 이유로 거주 불명으로 등록된 경우, 스스로 도움을 요청해 복지혜택을 받기는 어렵다.

수원시 세 모녀 사건 이후 서울시에서는 긴급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전 자치구에 복지상담센터를 설치했으나, 전담 인력은 늘지 않아 형식적인 대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등포구 복지상담센터를 보면 복지정책과 직원이 돌아가며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 충원을 하지 않고 기존인력을 바탕으로 운영하고 있어, 직원들의 업무만 가중됐다고 볼 수 있다.

행정인력을 고려하지 않고 사고가 일어난 후 제도만 만드는 데 시급한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미지수다. 더욱이 복지 사각지대의 모든 곳을 국가에서 발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웃끼리 서로 살피고, 이상 징후가 있을 때는 신고하는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도 더불어 필요할 것이다.

최근 다양한 가구 형태가 나타나면서 과거에는 드물었던 신(新) 위기가구 또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급격한 고령사회 진입 및 다양한 1인 가구 유형이 생기면서 그에 맞는 다각도의 지원이 필요해졌다. 현재 영등포구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의 17% 정도로 전국(17.7%) 또는 서울시(17.6%)와 비교해서는 낮은 편이다. 하지만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에 노인복지에 대한 중요성은 매우 높아지고 있다.

「2040 영등포 종합발전계획」에서 진행한 영등포 구민 설문조사 결과 복지 분야 향후 정책의 추진 방향으로 고령화, 노인 인구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1 매칭을 통한 케어 시스템, 실버타운 및 경로당 등 공동체 생활 지원, 사회적 참여 독려를 위한 어르신 일자리 사업 등의 정책을 지속해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

올해 영등포구 일자리 참여 어르신 인건비 예산은 2022년에 비해 약3억 원 삭감되었다. 1인 급여가 소폭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어르신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삭감된 예산이 노인복지 정책을 위한 예산에 반영되길 기대해 본다. 한편, 영등포구의 경로당은 약 174개소로 서울시 25개 구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시설이 열악한 곳이 많다. 어르신들의 쉼터이자 소통 공간인 경로당의 활성화를 위해 시설보수 및 지원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1인 가구 유형은 청년층이다. 과거에는 하나의 계층으로 분류됐던 청년층은 현재 자립 준비 청년, 가족 돌봄 청년, 고립 은둔 청년 등 세부적으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청년층이 다양화됨에 따라 그에 맞는 복지 정책도 유형별로 시행되어야 한다. 올해부터 영등포구는 1인 가구 맞춤형 복지 정책 지원 사업을 시행한다. 이 사업은 1인 가구의 안정적인 지역 정착과 사회참여를 도와주기 위해 생애주기, 성별 등을 고려하여 복지 정책을 지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초년생을 타깃으로 하는 지원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 발 더 나가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청년, 코로나가 장기화함에 따라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청년들까지 범위를 넓혀 복지 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메꿔야 할 것이다.

연일 이어지는 매서운 한파에 쪽방촌의 겨울은 다른 이들보다 체감온도가 더 낮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로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고, 등유 가격이 최근 몇 년 사이 2배 가까이 오르면서 빈곤층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경기가 좋지 않아 각종 후원도 많이 감소했다.

지자체에서는 에너지바우처를 발행하고 있지만 해당 제도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고, 가구당 난방 고지서가 발급이 안 되는 쪽방촌에 거주하는 이들에게는 고지서로 증빙해야 하는 에너지 바우처 제도가 무용지물이다. 작년 말 겨울철 취약계층 난방비 특별 지원 대책이 실행됐지만 70% 이상이 바우처 지원으로 배정되어있다. 쪽방촌에 거주하는 에너지 빈곤층에게는 감면해주는 바우처 형식의 복지혜택보다는 당장 추위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물품이나 현금성 복지가 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 2023년 사회복지 및 보건 예산은 전년 대비 10.4.% 늘어난 4,590억 원이 편성되었고, 앞으로는 지속해서 복지예산이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복지예산만 계속 증액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복지 사각지대는 더 넓다. 방대한 사각지대를 구석구석 살피기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하여야 한다. 작은 단위에서는 우리 이웃을 살피고, 넓은 단위에서는 취약계층을 선제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는 올겨울, 모두가 합심한다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년 인사

희망찬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한 해 동안 베풀어주신 관심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3년에도 영등포구의회는 구민 여러분의 든든한 대변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또한, 구민을 위한 대변지로 항상 힘써주시는 영등포시대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구민 여러분!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영등포구의회 의장 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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