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74억 쏟아부은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 성적표는 낙제점
  • 입력날짜 2021-05-10 11:02:52
    • 기사보내기 
-5년간 조성에만 636억원 투입된 마을 활력소는 관리 부실로 방치
서울시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2,074억원을 투입한 마을공동체 사업이 막대한 예산 투입과 비교해 그 효과가 매우 적다는 지적이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의회 사무처 예산정책담당관이 발간한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 성과분석 및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서울시민 대상 인식조사 결과 “나는 우리 동네 이웃을 신뢰하는 편이다”라고 대답한 시민은 10명 중 4명에 못 미치는 3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2017년 일반시민과 마을공동체 사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이웃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인 59.5%보다 하락한 수치이다.

보고서는 “공동체 회복에 마을공동체 사업이 얼마나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며, “성과지표 및 성과측정 시스템 구축을 통해 예산 투입 대비 실질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성과가 미비한 사업에 예산이 무분별하게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분명한 성과를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마을공동체 사업예산을 매년 늘려오다 2016년부터는 연간 300억 이상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 마을공동체 사업 관련 예산은 309억7천8백만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의 9년간 인건비는 246.6% 증가했지만, 사업예산은 9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인건비가 사업예산과 비교해 2.7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의회 김소양 의원은 “센터의 인건비가 매년 증가한 것은 박원순 전 시장이 이 사업의 중간지원조직 확장에 치중한 결과이다”며 “시 센터뿐만 아니라 각 자치구 중간지원조직의 인건비 총액이 매년 40여억 원임을 고려하면 이 사업의 목적이 어디에 있었는지 헷갈릴 정도”라고 비판했다.

이번 시의회사무처 보고서는 또 자치구별로 시행된 세부사업과 공간 조성사업에 대해서도 예산상 무분별한 집행과 관리 소홀이 있었음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자치구 공모사업인 ‘마을생태계 조성사업’의 경우 “일부 주민의 일회성 친목 도모 성격의 모임에 예산과 행정력을 동원하여 지원하는 것이 마을생태계 조성을 위한 올바른 방향인가에 대한 충분한 점검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한, 공간 조성사업인 ‘마을 활력소 지원사업’의 경우 “양적 확대에 치중한 나머지 2015년부터 현재까지 636억원이 투입되었지만, 서울시가 조성 이후 운영실태 등에 관한 관리가 전무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가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겠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서울 전역에 설치한 마을 활력소 대부분은 현재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인해 문이 닫혀있거나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양 의원은 “지난 9년간 마을공동체 사업은 운영인력과 공간 조성 등 인프라 확장에만 치중한 결과, 정작 일반시민들이 체감하는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번 시의회사무처 보고서는 그동안 막대한 시민의 혈세가 마을공동체 사업 관계자들과 일부 참여자들을 위해 방만하게 쓰였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서울시가 객관적인 평가와 철저한 감사를 통해 사업 실효성을 제고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을공동체 사업을 지원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센터는 2012년부터 (사)마을이 3차례의 재위탁을 통해 9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올해 8월 위탁 기간 만료에 따른 신규 위탁 공모 절차를 6월부터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상 기자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