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 디스크도, 뇌졸중도 아니라면 혹시 경추척수증?
  • 입력날짜 2020-04-28 08:3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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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근(영등포 병원) 병원장
▲조경근(영등포 병원) 병원장
순서를 기다리거나, 잠시 쉬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대부분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꺼낸다. 집에선 물론이고 버스, 지하철, 카페, 공원, 식당 등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가도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한다. 스마트폰을 볼 때, 스마트폰을 눈이 있는 위치로 올리기보다 고개를 아래로 떨군 채 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고개를 숙이는 잘못된 자세는 목의 디스크와 관절, 근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거북목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 경추척수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흔하게 들어본 거북목 증후군이나 목 디스크와는 달리 경추척수증이라는 질환은 생소할 것이다. 경추척수증과 목 디스크는 목에 있는 신경이 눌리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경추척수증은 척추뼈 속을 지나가는 중추신경인 척수가 눌리는 것이고, 목 디스크는 중추신경에서 팔·다리로 뻗어가는 말초신경이 눌린다는 점이 다르다.

갑자기 손에 힘이 빠져 젓가락질이나 단추를 채우기가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펴는 동작이 어려워 지면 ‘혹시 뇌졸중인가?’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경추척수증의 증상이다.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안면 마비 등 머리 쪽에 증상이 나타나는 뇌졸중과는 달리, 경추척수증은 목 아래 신체 부위에 이상 증세가 발생한다.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거나,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해 자주 넘어지고 계단을 오르지 못하며, 심할 경우 아예 못 걷는 환자도 있다. 특히 ‘척수증 손’ 증상이 있는데 이는 손가락을 펴기가 힘들고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을 빨리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척수가 눌리는 원인은 척수가 지나가는 신경관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태어날 때부터 신경관이 좁은 사람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나 인대가 커지고 불필요한 뼈가 자라서 신경관을 누르기도 한다. 또한, 척추 뒤쪽으로 내려가는 인대가 뼈로 변하는 후종인대골화증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경추척수증은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진행된다.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오랫동안 경추척수증을 앓게 되면 근육이 위축되고 관절이 굳어져서 잘 움직이지 못하고, 뼈가 약해져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또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하반신 마비로 진행될 수 있으며,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후유증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진단이 나오면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목 디스크의 경우 대개 물리치료,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전체 환자의 10% 내외이다. 하지만 경추척수증 환자의 경우 중추신경이 눌리는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로는 호전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좁아진 신경관을 넓혀야 한다. 그리고 수술적인 치료는 가능하면 빨리하는 것이 좋다.

예방하기 위해 평소 목 건강을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PC 작업이나 스마트 폰 사용시 고개를 아래로 숙인 채 장시간 유지하거나, 목을 앞으로 쭉 내미는 자세는 피한다. 그리고 양쪽 어깨를 펴고 주기적으로 스트레칭한다.
잘 때는 엎드려 자는 자세를 피하고, 높이가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조경근(영등포 병원) 병원장
조경근(영등포 병원) 병원장














약력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원 박사
-대한 뇌 종양학회 최우수논문상 수상
-미국 헨리포드병원 교환교수 2년 연수
-근로복지공단 서울 지역본부 상시 자문위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지원 비상근 심사위원
-자동차보험 분쟁 심의위원회 심사위원
-대한기능의학회 이사


전문분야
-척추질환
-내 혈관질환
-통증
-기능 의학(암, 대사질환)

조경근(영등포 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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