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칼럼] 금연, 성공할 수 있습니다!
  • 입력날짜 2020-05-12 11: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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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률(영등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이송률(영등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2020년 새해를 맞이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5월이 코앞이다. 올해의 3분의 1 이 지난 셈이다. 시간이 빠름에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봄이 찾아와 유쾌한 기분을 갖게 된다. 얼마 전 봄맞이 산책하러 근처 공원에 가는 길에서 누군가의 담배 연기로 불쾌했던 적이 있다.

그러한 경험을 할 때마다 기분 나쁘지만 대개 별말은 하지 않고 속으로만 “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생각하며 흡연자들을 원망하게 된다. 예전보다는 금연 문화가 자리를 많이 잡았지만, 아직도 공공장소 흡연은 흔하게 볼 수 있다. 흡연은 당사자의 건강뿐 아니라 주변인들 에게도 피해를 주는 행위로 금연만이 유일한 처방이라 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의 흡연율은 20% 초반으로 수년간 지속해서 감소 추세지만 청소년과 여성 흡연율은 그렇지 않다고 하여 또 다른 문제이다. 흡연자의 절반은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며 흡연자가 비흡연자와 비교해 10년 정도 평균 기대 수명이 짧다고 한다.

담배는 직접 흡연은 물론 간접흡연을 통해서도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태아와 임산부에 대한 각종 치명적인 질병들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폐암, 간암, 췌장암 등을 비롯한 각종 암의 주요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에서 암은 수십 년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폐암이 가장 많으며 간암, 대장암, 위암, 췌장암 순이었다. 그야말로 흡연의 악영향이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담배 연기는 5,000종 이상의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독성 혼합물이며 69가지 이상의 발암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담배의 대표적인 3가지 성분으로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를 꼽을 수 있다.
타르는 담배가 탈 때 생기는 점액 물질을 말하며 각종 발암 물질을 함유한 가장 해로운 성분이다. 담배 맛이 독하거나 혹은 순하다는 것은 타르 양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니코틴은 습관성 중독 물질로 흡연자들이 건강에 나쁜 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고 계속 피우게 되는 것도 이것 때문이다. 니코틴은 물이나 기름에 잘 녹고 입안 및 코점막, 폐 및 피부를 통해 빠르게 흡수된다. 흡입된 니코틴은 폐에서 뇌까지 최소 7초 만에 도달해서 안락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탄소가 불완전 연소를 한 경우에 만들어지는 가스로 협심증을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을 악화시킨다. 또한, 산소 소모가 많은 장기인 뇌를 비롯한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만성 두통, 어지러움, 무기력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흡연은 예방 가능한 가장 중요한 건강 위험 요인이므로 금연을 하면 위에 언급한 각종 암을 비롯한 여러가지 건강 문제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금연의 수많은 장점이 있는데 일단 혈압이 떨어진다. 점차 혈액 순환이 개선되고 폐 기능이 좋아진다. 그리고 입맛이 좋아지며 후각이 좋아진다. 정신적으로는 기억력이 향상되며 자신감이 상승한다. 외적으로는 주름이 줄고 치아가 하얗게 된다.

이렇게 금연은 건강 증진과 각종 질병 예방에 필수 조건인데 실제로 금연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흡연이 단순한 기호 식품을 즐기는 것이 아닌 약물 의존증 (중독)이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헤로인, 코카인 등 마약에 버금가는 강한 중독성을 일으키는 니코틴 성분에 중독되어 금연이 어려운 것이다. 일반적으로 흡연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니코틴에 의존하게 된다. 신체적 의존성은 금연 중 불안, 짜증, 집중 곤란 등 금단 증상을 유발하며, 정신적, 정서적 의존성은 금연 후에도 니코틴에 대한 욕구가 지속하는 원인이다.

흡연은 자주 재발하는 만성질환이지만 다행인 점은 효과적인 치료법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약물치료를 통해서 니코틴 의존성을 줄일 수 있다. 약물치료로 니코틴 대체재(껌, 패치),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바레니클린은 현재까지 가장 좋은 효과를 보이며 안전한 약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치료제 없이 의지로만 금연할 때 3% 정도의 성공률에 비해 바레니클린의 경우 30% 이상의 성공률을 자랑한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는 바레니클린을 사용하는 과반수 이상이 금연에 성공하는 것을 목격하였다.

금연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경우 실제로 많은 흡연자가 금연 초기에 금단 증상으로 다소 고생하지만 빠르면 3주 늦어도 5주면 사라진다. 그래서 금연 초기를 상담 및 약물치료, 본인 의지, 주위의 응원 등으로 잘 넘기면 이후 수월해진다. 금연 초기에는 다소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도 있지만, 수개월 이상 장기적으로는 금연하면 결국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기에 혹시 금연 중에 담배를 다시 피웠다고 실패라고 자책하지 않기를 바란다. 마음을 잡고 다시 금연을 시도하면 된다. 단번에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위와 같은 효과적인 치료법을 계속 시도하면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요즘에는 금연을 위해 전자 담배 같은 신종 담배를 대신 사용하는 때도 있다. 하지만 전자 담배 역시 발암 물질이나 독성 물질 등이 검출되는 등 안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금연 자체 또는 기존 약물치료에 부정적인 경우 전자 담배로 바꾸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전자 담배도 담배이므로 여러 보건의료 단체에서는 권장하지 않는다.

이미 언급한 대로 금연이 혼자서 의지만으로는 매우 어렵기에 가급적 금연 상담 전화(금연 길라잡이 1544-9030) 와 가까운 병원, 의원에서 도움받기를 권유한다. 의료 보험이 있는 흡연자들은 금연 치료 3개월 프로그램을 다 마치면 치료 비용 전액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2020년 현재 기준 1년에 최대 세 번, 총 9개월까지) 잘 활용하기를 바란다. 상담과 약물치료를 함께 받으면 훨씬 수월하게 금연 성공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금연에 늦을 때는 없으며 언제나 지금이 가장 좋은 때다. 혹시 흡연자라면 자신과 타인, 우리 모두를 위해 지금 바로 금연에 도전해 보면 어떨까. 포기하지 않으면 조만간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봄에는 가능한 많은 흡연자가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이송률(영등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이송률(영등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약력
*연세대학교 의학 박사
*연세대학교 보건학 석사
*신촌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가정의학회 정회원


전문분야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소화기내시경
*성인병상담, 암 예방 상담
*통합진료

이송률(영등포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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