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개 자치구, 지능형 CCTV 고도화 예산 집행률 0
  • 입력날짜 2023-10-26 12: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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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길 시의원, 참사 방지를 위해 서울시가 안전 예산 전액 부담해야
영등포구를 포함해 16개 자치구는 1인 가구 밀집 지역 등 안전 취약지역에 확대 설치하는 지능형 CCTV 고도화 사업의 예산을 9월 말까지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능형 CCTV 고도화는 시비와 구비 5:5 매칭 사업이다. 5월 12일 보조금을 지원받은 20개 자치구는 2023년 본예산에 사업 예산을 확보했고 그 외 자치구는 추경을 통해 구비 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강동길 의원이 10월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정책관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강남구를 제외한 24개 자치구 중 20개 자치구는 5월 12일에 서울시 보조금을 지원받았고 3개 자치구는 7월 10일, 성북구는 9월 22일에야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성북구는 본예산 확보 없이 올해 상반기 추경을 추진했으나 무산됐고 9월 19일 성북구의회가 추경을 의결한 후 9월 22일 서울시 보조금을 받았다.
 
성북구처럼 구 예산 확보가 늦어져 사업 추진이 지연된 자치구도 있지만 서울시 보조금 교부 시기도 5월 12일로 이례적으로 늦다. 서울시의 사업계획 수립 자체가 늦었기 때문이다. 2023년 지능형 CCTV 고도화 사업 추진계획의 결재 일자는 4월 17일이다.

계획 수립 경위를 보면 디지털정책관은 2월 초, 각 자치구가 확보한 본예산 규모와 추경 추진 여부를 조사했다. 이후 3월 2일부터 24일까지 빅데이터 분석 CCTV 우선 설치지역과 설치 민원이 접수된 지역에 대해 시‧구 합동 현장검증을 시행했다.

‘인공지능 CCTV 기반 그물망 스마트 안전 도시’는 오세훈 시장의 안전 분야 공약이다. 공약 실천 계획서와 공약 이행 현황에 연차별 추진계획과 연차별 투자수요가 명시돼 있고, 우선 설치지역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또한 2021년 9월에 이미 시행했다.

그런데도 자치구 자본 보조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설치지역 현장검증에 3월 한 달을 소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CCTV 신규 설치 확대뿐 아니라 노후 CCTV 교체 수요도 적지 않다. 디지털정책관은 8년 이상 노후 CCTV 중 10년 이상 경과한 CCTV를 순차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25개 자치구에 설치된 CCTV 중 내용연수 8년이 지난 CCTV는 전체 92,991대의 17.5%인 16,239대다.

자치구별로 종로구(41.5%), 서대문구(34.9%), 노원구(31.3%)는 8년 이상 노후 CCTV의 비율이 30%가 넘고 동작구(25.8%), 관악구(23.3%), 중구(20.5%)도 20%가 넘는다.

노후 CCTV의 비율이 서울시 평균(17.5%)과 동일한 성북구만 하더라도 조만간 CCTV 교체 수요가 신규 설치 수요와 비슷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자체 통신망을 보유하지 않거나 임대망 비율이 높은 자치구는 CCTV 신규 설치와 교체뿐 아니라 CCTV용 통신 회선 요금도 큰 부담이다.

올해 CCTV 고도화 사업 보조금 13억 5천만원을 받은 성북구는 매년 통신회선 요금으로 13억원 정도를 추가 부담해야 한다. 5년치 회선 요금이면 자체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지만 그 정도 규모의 예산을 부담할 여력이 없다. 어떤 방식이든 서울시의 보조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디지털재단의 CCTV 우선설치지역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정책관은 CCTV 필요 지역 1,040개소를 선정해 2022년에 245개소를 설치했다. 아직 795개소를 더 설치해야 한다.

이 외에도 각 자치구에는 관할 경찰서와 주민 민원으로 CCTV 설치 요구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 해마다 CCTV를 신규 설치하고 교체하지만, CCTV 수요는 오히려 더 늘어나는 상황이다.

강동길 의원은 “이태원 참사,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등 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서울시는 CCTV 설치 확대를 재발 방지 대책으로 내놨다”라며 “매년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반복하지 말고 필수 안전 예산만큼은 서울시가 책임지라”라고 촉구했다.

서울시는 지난 13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CCTV 밀집도 분석을 토대로 지능형 재난 안전 시스템 구축하는 재난 안전 시스템 강화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18일에는 신림동 성폭행 살인사건 등 이상 동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공원‧등산로 CCTV 확충을 위한 특별조정교부금 512억원을 자치구에 지원한 바 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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