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민주당 탈당,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
  • 입력날짜 2024-01-11 15: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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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했으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월 11일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1월 11일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에 도착해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민주당을 한 번도 떠나지 않고 지켰다. 그렇게 저에게 ‘마음의 집’이었던 민주당을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었다”라며 “그러나 민주당은 저를 포함한 오랜 당원들에게 이미 ‘낯선 집’이 됐다”라고 밝히고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1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라면서도 “민주당의 피폐에는 본인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라고 머리를 숙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키고 구현할 만한 젊은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출마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들은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라며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021년에 치러진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헌을 고쳐가며 수호자를 낸 것”과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일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제가 동의한 것은 부끄럽다”라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저는 지금의 민주당이 잃어버린 민주당 본래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길에 나선다. 저는 죽는 날까지 그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지키겠다”라며 “저를 이렇게 몰아세운 것은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위기였다. 저는 이 국가적 위기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탈당을 결정하게 된 배경을 에둘러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가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라고 밝히고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라며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전 대표가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라고 밝히고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라며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라며 “대한민국은 침몰로 갈 것이냐, 지속 가능 국가로 회복될 것이냐의 마지막 갈림길에 섰다”라며 “국가적 위기의 핵심은 정치의 위기다”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검찰 공화국’을 거의 완성했고 민주당은 자체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대한민국은 ‘검찰 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 여야는 그런 적대적 공생관계로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을 할 수 없다는 공자의 말씀처럼, 지금의 정치로는 대한민국을 살릴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라고 선언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무능하고 부패한 거대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 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 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라며 이같이 선언했다.

이낙연 대표는 “정치를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라며 “미국과 독일에서 1년 넘게 공부하면서 확실히 배웠다”라며 미국의 양당제의 문제점, 독일의 다당제 장단점을 소개하고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 4월 총선이 그 출발이 되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시길 바란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낙연 대표는 “현재의 대통령제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집중된 최고 권력을 잡을 수도 있게 돼 있다”라며 “그 폐해를 우리는 진저리 치며 경험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당제 실현과 함께 개헌을 통해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현행 제도를 고쳐, 대통령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고 대통령의 권력을 최대한 분산해야 지금 같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하고 “특히 ‘특권 없는 정치’와 ‘성역 없는 법치’를 꼭 구현하려 한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낙연 전 대표는 “우리가 힘들게 이룩한 법치주의마저 권력에 유린당하고, 정권은 검찰의 칼로 세상을 겁박한다. 다수당은 의석수로 방탄하고, 대통령은 거부권으로 방탄한다”라며 “정치는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오직 국민과 국가에 봉사해야 합니다. 법치는 성역 없이 바로 서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이를 바로잡자”라고 호소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경제에서는 R&D 지원과 규제 혁파고 성장동력 개방, 필수적인 기초 서비스를 국가가 단계적으로 제공, 문화는 간섭 없는 지원으로 ‘제2의 한류’를 더 확산시키겠다”라며 “한미동맹을 중심에 두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와 우호관계를 정착시키고,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평화와 번영을 돕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체적으로 최고의 역량을 갖춘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허물어지는 대한민국을 다시 세우는 ‘제2의 건국’에 나서야 합니다. 그런 각오로 새로운 정치에 임하고 싶다”라며 “그 길로 가기 위해,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 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무능한 정치를 유능한 정치로, 투쟁의 정치를 생산의 정치로, 부도덕하고 부패한 정치를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치로 바꾸도록 힘을 보태겠다”라며 “그 길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힘을 모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 어느 분야에서든 착하고 바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그 길에 함께해 주시기를 바란다”라며 “특히 청년과 전문직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런 분들께서 정치참여의 기회를 얻으시도록 돕겠다”라고 약속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정치 때문에 잘못되고 있다. 잘못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은 비겁한 죄악이다”라며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말을 소환하고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가 대한민국을 더는 망가뜨리지 못하도록 싸우겠다”라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는 “그 길은 쉽지 않은 길이다”라면서도 “그 길이 쉬워서 가려는 것이 아니라, 어렵더라도 가야 하므로 가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낙연 전 대표가 백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을 자세히 듣기 위해 몸을 숙이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전 대표가 백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을 자세히 듣기 위해 몸을 숙이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백브리핑에서 조정식 사무총장 등 탈당을 만류하는 메시지를 내고 탈당을 만류한 것에 관한 질문에 “그분들만 아니라 120여 명의 동료 의원들이 만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제가 그분들의 처지였다면 훨씬 더 정감 있고 우아하게 말했을 것 같다”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어 “늘 말씀드리는 것처럼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다”라며 “오늘 제 기자회견을 목전에 둔 시점에 하시는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의 변화를 위해서 쓰라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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