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김은주]내가 Skip 이라고 부르는 교수
  • 입력날짜 2013-11-20 15:4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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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인연, 실천하는 삶
은주에게,
인생은 고달픈 것이다. 인생은 幻想(환상)이다. 인생은 행복하다. 인생은 비극이다. 많은 철학자, 종교학자들이 인생의 참 뜻을 가지고 책도 쓰고 강의도 하고 말로도 하고 하지? 결국은 자신의 인생관이 생기는 것도 경험, 영향 그리고 그냥 어떻게 살다 보니 어떠한 가치관과 인생관이 생기는 법인 것 같다.

내 학생들은 참으로 어려운 環境(환경)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어려움을 학교로 가지고 온다. 그 작은 심장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그 작은 몸짓으로 참혹한 인생의 curse 를 맛 보아야 한다. 내 학생들은 참 딱하면서...민들레처럼 굳건히..자신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버리지 않고 이 험한 인생길을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교사의 의무는 그냥 출퇴근 하면서 자기가 가르치고 하고픈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이 학생들이 인생길을 걸어가는데 잘 인도 해 주어야 한다.

최근에 난 또 아주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채널13 교육방송국에서 매년 교육 박람회를 주최하고 있다. 어떻게 선택이 되어 그 교육박람회 (Celebration of Teaching and Learning) 의 Advisory Board Member 가 되었다. 나에겐 많은 특권이 주어주고...제일 큰 특권은 세계의 거인들을 아주 가깝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헨리 루이스 게이츠 교수
하버드대학의 헨리 루이스 게이츠 교수
사진에 나오는 분(오른쪽)은 Harvard University 의 Professor Henry Luis Gates 다. 이 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이다. 온 흑인들의 명성을 높이는 분이다. 우리 학생들은 이런 분을 자주 만나야 하고 또 자주 뵈어야 한다. 이 분의 연구가 Thirteen (PBS) 방송에 나온다.
나는 이 교수님과 특별한 因緣(인연)을 맺었다. 한국인처럼 흑인들은 존칭을 써 가면서 상대를 대한다. 예를 들자면, 한국식과 꼭 같이...늘 "교수님, Mr. Ms..." 그런 호칭에 매우 민감한 사람들이 남쪽에서 온 미국 흑인들이고 Africa 에서 온 흑인들이다. 함부로 이름을 부르면 실례다.
그런데...난 이 유명한 교수님의 "nickname(별명)"을 부를 수 있게 됐다. 난 이 교수님을 ‘Skip’ 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 비결은 이 교수님이 형제처럼 생각하시는 또 다른 학자, 종교학자, Prof. Cornel West 이름을 ‘팔아먹은’ 덕분이다. 나도 사회학을 공부했고 또 사회학속에 종교를 공부하면서 Prof. Cornel West 를 많이 접촉했고 그의 책도 많이 읽었고 그 사람의 고통을 共感(공감)했다.

예를 들어보자. 유명하고 위대한 학자, Prof. Cornel West (Harvard University, Princeton University 에서 가르침)가 뉴욕에 오면 자주 찾는 식당이 있다. 흑인들의 전형적인 음식, soul food 를 serve 하는 Sweet Waters 라는 식당에 가기 위해 taxi 를 잡으려고 서 있는다. 10분 20분 30분 서 있는게 아니라 1시간 2시간 서 있는다.
아무리 신사처럼 양복을 입고 길거리에 서서 taxi 를 잡으려고 해도 피부색깔때문에 taxi 를 잡을 수 없기때문이다. 결국 bus 나 전철을 타고 고향의 맛을 내는 Sweet Waters 라는 식당으로 지친 몸을 끌고 간다.

이 분이나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Prof. Henry Luis Gates (내가 Skip 이라고 부르는) 교수들에게는 奴隸解放(노예해방)이 아직 안 된 셈이다. Gates 교수에게 "난 Cornel West 를 잘 알고 또 그 분이 겪은 고통을 잘 이해해요..." 하는 한 마디에 난 이 유명인사 Prof Gates 를 Skip 이라고 부를 특권을 받았다. 난 진심으로 감격했고, 눈물까지 흘릴뻔 했다.
그리고 Boston 에서 온 특수교육교사와도 친해져 서로의 도시 방문을 약속했다. 이 분은 특수교육 선생인데...아이들에 대한 passion, 강한 정의감 (a strong sense of justice) 그리고 인간다운 냄새가 강렬하게 나는 교사였다. 그래서 금방 친해졌다. 그리고 이 사람들로 인해 또 다른 人脈(인맥)을 만들었다.

난 사람이 좋다. 실망을 하면서도 사람의 가능성을 믿는다. 배신을 당하면서도 사람의 정의로움이 그립다.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보고 경험하면서도 사람을 믿는다. 난 사람이 좋다. 한 번 좋아지면 싫어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한 번 싫어진 사람과 다시 좋아지기가 엄청 힘이 든다.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모르지만).

그래서 난 될 수 있으면 금방 사람들과 친해지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내 친구들은 벌써 만들어져 있기에. 나에게는 강력한 사람 network 가 조직돼 있기에 새로운 사람을 만날 필요나, 아니면 또 다른 network 를 만들 필요를 못 느낀다.

하지만 Skip 이나 Boston 에서 온 교사와는 바로 친해졌다. 무엇이 통했다. 그리고 계속 통할 것 같다. 함께 일 하자고 손을 내 밀었다. 나도 이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난 old friends 와 new friends 를 한 자리에 모아놓고..내가 이 세상에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처럼 난 very proud 했고 또 풍부한 인간의 부자가 된 느낌으로 행복했다. 이 행복은 돈으로 절대로 살 수 없는 행복...그리고 아무리 artificially (인위적으로) 만드려고 해도 안 되는 authentic (진짜) 행복 및 인간다운 인맥인 것 같다.

난 학교가 있는 Harlem 가를 밤에 누비고 다녀고 하나도 겁이 안 난다. 내 가족은 걱정을 한다. 하지만 난 이런 말을 한다. "두려움은 오직 정신상태에 있는 것" 이라고...다시 말하자면 "fear only exists in your mind."

사람이 사람을 무서워하면 어떻게 이 세상에 사나? 사람이 사람을 못 믿으면 그리고 두려움에 뭉쳐서 살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사나? 우리 모두 이 두려움에서 解放(해방)되어야 한다.
그리고 돈 한 푼도 들지 않는 믿음의 삶을 키워나가야 한다. 돈 한 푼 들지 않는 정의와 사랑의 삶을 키워서 육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먼저 이 삶을 실천해야 한다. 비싸지는 않지만...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 세상 사는게 쉬운 수학문제 푸는 것처럼 쉬우면 재미는 하나도 없을 것이기에.

은주가 은주에게
재미동토 2세 김은주 현)뉴욕공립학교 과학교사를 저희 영등포시대 뉴욕 시민기자로 위촉하였습니다. 앞으로 뉴욕 현지소식과 칼럼/사설 등으로 저희 영등포시대와 함께합니다.


김은주
*재미동포 2세
*Hunter College –PD
*뉴욕공립학교 과학교사(현)
*뉴욕한미교육회(TLC-CARE) 회장(현)

김은주(뉴욕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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