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주 사설-선생과 스승]
  • 입력날짜 2013-12-03 1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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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지식기술자이고 스승은 인격자를 키우는 사람” -법륜스님-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나는 종교의 울타리를 만들지 않으려고 다른 종교들과 접할 기회를 많이 만들고 대화하려고 노력한다.

법륜스님을 만나 종파를 초월해 귀한 시간을 함께했으며 혜문스님과도 함께 일을 한다. 뉴욕 일정 전에 Chicago 에 들른 법륜스님을 만나기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hicago 고등학교에 입장한 후배 교사로부터 text가 왔다.
“제가 법륜스님이 오신 Chicago 고등학교 강당에 제일 먼저 들어왔어요! 넘 신나요. 쌤” 그리고 며칠 후 나도 그 후배에게 text를 보냈다.“윤경, OMG 나 지금 Hunter College 에 들어와서 법륜스님 만나고 있다.

내 옆에 오래전에 학생이었던 어느 한인 학부모님이 앉아 계셔. 이것도 참 신기하지? 날 알아보시고 강연 듣는데 강냉이 같은 snack 도 주셨어. 참 재미있지?”

그 후로 난 internet 을 통해 법륜스님을 자주만나 법륜 스님의 말씀을 듣고 또 다른 깨달음을 경험한다. 스님 말씀 중에“선생은 지식기술자이고 스승은 인격자를 키우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속에 나는 ‘선생과 스승의 차이’를 느낀다.

교직을 천직(天職)으로 생각하는 나는 “선생은 지식기술자이고 스승은 인격자를 키우는 사람”라는 법륜스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선생도 되고 스승도 되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선생이 지식의 기술자라면 스승은 인성을 심어주는 ‘지혜(知慧) 농부(農夫)’ 라고도 할 수 있다. 선생은 책에 나오는 말을 전달하는 전도사이지만 스승은 책에 나오는 지혜를 실천으로 본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선생은 지식이 바탕이 되어 앞과 뒤를 가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앞뒤가 뒤 바뀌었을 때 해결책을 일깨워 주는 사람이다. 선생은 옳고 그른 것을 구분하는 논리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옳은 것도 그를 수 있고 그른 것도 옳을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깨달게 해 주는 산 교육자다. 선생은 학교로 출퇴근하는 사람이지만 스승은 출근도 없고 퇴근도 없이 늘 제자 옆에 그림자처럼 ‘함께 하는 사람’ 이다.

인류역사를 보면 종교로 인해 전쟁이 시작되었고 수 없는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입혔다. 사랑과 증오는 아주 작은 종이보다 더 얇은 차이가 있을 뿐이다.

자신보다 다른 신을 믿는다고 해서 그것이 그 다른 신자를 죽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종교를 통해 세상을 멸망(滅亡)으로 이끌어 나가는 인간들은 학업을 통해 교육을 받아 지식을 얻었지만 진리와 삶의 가치를 터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쟁을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이는 참스승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류역사를 보면 계급(階級)의 비극이 끊이지 않는다. 아직도 ‘인도’에서는 성별과 계급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여자를 겁탈(劫奪)하는 것은 뉴스거리도 안 된다. 너무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통계에 의하면 인도에서는 30 초 마다 한 명의 여자가 강간을 당한다고 한다. 집단강간도 아주 흔한 일이다.

이로 인해 자신이 당한 수치심을 이기지 못해 많은 피해자들이 자살을 한다. 도대체 교육을 어떻게 받았기에 남자가 여자를 식은 죽 먹듯 강간을 할까? 이런 나라의 시민은 교육은 받았다 해도 참 스승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 간디가 그립다!!)한 인간의 겁탈을 아무 죄책감 없이 범하는 동물만도 못한 짓이 21세기에 일어나고 있다.
참 스승이 절박한 이유다.

인도는 빈부의 격차가 여느 나라 못지않게 심하다. 많은 극빈층들은 길바닥에서 쓰레기를 주어먹으며 버려진 ‘개’만도 못한 삶을 살지만 극소수는 미국의 어느 재벌보다 더 잘 산다.
굶주리고 너무 절박한 삶에 치우치면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Slumdog Millionaire’ 라는 영화가 생각이 난다. 이 영화가 수년 전에 뉴욕에서 상영 되었는데, 인도를 잘 아는 어느 지인께서 인도는 영화에 나오는 것보다 백배는 더 가난하고 빈부(貧富)의 차이가 극과 그 사이라고 했다.

이런 영화를 보고 나면 한국도 (남한 북한 다 합해) 인도와 그렇게 다르지 않구나. 극소수는 돈을 물처럼 쓰고 다니는가 하면, 집도 절도 없이 길에서 헤매는 노숙자(老宿者)들은 절망에 빠져 사는 현실이 인도라는 나라와 무슨 차이가 있을까?
난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그럼 이 나라는 참 스승이 없어서 이렇게 빈부의 차이가 심할까?
그렇지 않다면 종교가 이 나라를 멸망의 나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인간의 원죄(原罪)와 과욕이 만들어낸 이기심 때문에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하루에 수백 명의 여자들이 강간을 당할까?한국의 대선을 결과를 지켜보고, 현 정권의 ‘행위’를 지켜보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을 witch-hunt (마녀사냥) 해 죽였다. 그럼 현 정권도 이명박 정권을 witch-hunt (마녀사냥)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pattern 을 유지하기 위해서는....왜 가만히 있는 선량한 시민들과 소수의 국회의원을 witch-hunt 하는가? 주소 잘 못 찾은 것 아닌가?

그냥 앞으로 남과 북 모두가 잘 살아가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법륜스님이 “통일의 조건과 통일의 관심...” 을 말씀하신 이유다.“잘 살아 보세, 잘 살아보세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라는 새마을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극소수만 잘 살지 말고, 너도 나도 잘 살아보자고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고 싶다. 앞치마를 어깨로 두르든, 허리에 두르든 앞치마면 앞치마지 어떤 종류의 앞치마로 부르는 게 뭐 그리 중요할까?

생각이 다르면 어떤가? 생김세가 똑같지 않으면 어떤가?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어떤가? 오히려 이런 다양성이 아름답지 않은가. 우리 모두, 너도 나도 잘 먹고, 잘 입고, 잘 배우고 한 번 잘 살 수 있으면 좋지 않은가.

선생과 스승의 차이를 논하면서 왜 “너도 나도 잘 살아보자”는 구호(口號)를 외치냐고? 참 스승이 많은 나라는 너도 나도 모두 잘 살 것 같아서이다. 참 스승을 많이 배출해 전쟁도, 강간도 일어나지 않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다.
김은주
*재미동포 2세
*Hunter College –PD
*뉴욕공립학교 과학교사(현)
*뉴욕한미교육회(TLC-CARE) 회장(현)

김은주(뉴욕 교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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