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 사학과, ‘역사와 이야기’ 답사기행 펴내
  • 입력날짜 2013-05-01 04: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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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답사기행(전라북도편)
역사와 이야기 답사기행
역사와 이야기 답사기행
한반도의 곡창지대로 먹거리와 물산이 풍부한 곳. 백제 무왕과 후백제 견훤의 꿈이 담겨 있고, 1894년 동학농민혁명군의 함성으로 뒤덮였던 곳. 전주 사고(史庫)와 무주 적성산 사고처럼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역사의 도시 전라북도.

건국대 사학과 신병주 교수와 사학과 대학원·학부 학생들이 함께 전라북도 지역 구석구석을 답사하고 이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모아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답사기행 2-전라북도 편’(새문사 펴냄)을 내놓았다.

한국사를 전공한 학생들이 직접 답사를 준비하는 과정, 현장에서 유적지 설명을 한 내용, 답사 후 자료를 정리한 내용, 답사 후 소감 등을 책에 담았다. 이 책은 2010년 처음 펴낸 ‘역사와 이야기가 있는 답사기행- 경상우도’ 편에 이어 2번째 작품이다.

이 책은 전라북도 답사 여행의 길잡이다. 책의 판형도 휴대가 간편하도록 작고 예쁘게 만들었다. 전라북도 지역을 지켜낸 역사적 인물과 그들이 활약한 현장을 따라간다. 답사 지역에 얽힌 사료를 충분히 조사한 후 현장을 돌며 직접 보고 느낀 것을 생생한 시각 자료와 함께 담았다. 전주, 익산, 김제, 순창, 부안, 무주, 진안, 장수, 남원, 고장, 정읍, 군산 등 저마다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전라북도 속으로 여행할 수 있다.

역사의 대중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현장을 누비며 정리한 이 책은 특히 전라북도라는 지역이 가지는 역사성에 주목했다. 역사 문헌과 사진, 지도, 그림 등을 적절하게 활용해 깊이 있으면서도 쉬운 이해를 돕고 있다. 역사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현재의 전라북도에 대한 설명도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전주비빔밥으로 유명한 전주는 전통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도시이자, 임진왜란 때 유일하게 사고(史庫)를 보존한 곳이다. 익산에서는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들려오는 듯하며, 호남평야의 중심 김제에서는 지평선 축제가 이어지면서 벽골제부터 시작된 농경문화의 전통이 계승되고 있다. 고추장의 진한 맛이 느껴지는 순창에는 ‘설공찬전’의 이야기가 있고, ‘반계수록’의 산실 부안에는 변산반도와 내소사의 풍광이 전해진다. 적상산 사고가 자리 잡은 무주, 마이산의 진안, 논개의 고향 장수지역은 아직도 청정한 자연을 품고 있어서 답사객의 발길을 이끈다.

‘춘향전’의 기억으로 유명한 남원에서는 오작교와 광한루를 찾아 ‘젊은 청춘’ 이도령과 춘향의 예쁜 사랑을 체험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신재효와 서정주 등 예술인과 문인들의 고향인 고창에서는 아직도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고창읍성을 만날 수가 있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중심, 정읍에는 근대를 지향하는 농민들의 함성이 들여오는 듯하며, 근대도시로 변모하는 군산에서는 전통과 근대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던 지식인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신 교수와 사학과 학생들이 ‘역사’라는 오래된 뼈대에 오늘날의 풍성한 살들을 덧붙여, 전라북도가 책을 통해 생생하게 다가온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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