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구, 문래동 지도 어떻게 바꿀까?
  • 입력날짜 2023-06-13 08: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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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 철공소 1,279개 일괄 이전 추진, 착수보고회 열어
80년대 환경에 머물러 있는 영등포구 문래동의 지도가 바뀔 전망이다.
영등포구가 문래동 철공소 본연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선정해 일괄 이전을 추진한다.

영등포구는 “문래동 철공소 1,279개소를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인근으로 한 번에 이전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라고 6월 8일 오전 밝혔다.

영등포구는 “5월 31일 ‘문래동 기계 금속 집적지 이전 타당성 검토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로 인한 도시정비 사업도 공장 이전을 재촉하는 이유 중의 하나다. 공장들이 밀집한 문래동 1~3가에서는 재개발을 위한 지구 정비 사업이 추진 중이다. 4가 23-6번지 일대 94,087㎡는 지난 4월 재개발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사전 여론 조사 결과 700개 넘는 업체에서 이전을 찬성했다. 이에 영등포구는 성공적인 이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사)지역사회연구원과 (재)한국산업관계연구원에서 맡았다. 실태조사와 비교 분석, 이전 규모와 비용추계, 이전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 개발, 이전 사업비 확보와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에 대한 용역을 수행한다.

용역과 관련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문래동 기계 금속 집적지 본연의 기능 유지와 지역 내 다양한 역할 수행을 위해 현황 분석, 타 산업단지 이전 추진과 관련하여 이전 규모, 비용추계 등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여 이전 타당성을 확보하고, 집적지 이전을 위한 후보지를 모색하여 후보지별 여건·입지에 따른 환경 및 타당성 분석, 관련 제반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최적의 장소(안)를 선정하게 된다.

10월 용역이 완료되면 관련 자료를 토대로 국회와 관계 부처, 서울시 등을 설득해 이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는 구청과 외부 전문가, 이해관계자 등 10명으로 용역 자문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의 의견을 더해 용역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문래동 기계 금속 집적지 이전은 뿌리산업의 보호와 도심 환경 개선, 이전 지역 일자리 창출 등 1석 3조의 효과가 있는 사업이다.”라며 “이전 후 문래동 부지에는 4차 산업 관련 시설을 유치해 여의도 부럽지 않은 신경제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라고 전했다.

문래동 기계 금속 집적지는 1980~90년대 2,500여 개가 넘는 관련 업체가 모여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 압력과 임대료 상승,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해 문래동 1~4가를 중심으로 1,279개 업체만 남았다. 90% 이상이 임차 공장으로, 금속 가공제품제조업이 1,003개로 전체의 75.8%를 차지한다. 이어서 기타 기계와 장비제조업 15.1%, 1차 금속제조업이 5.8%, 철강 자재 도소매 3.3% 순이다.

이러한 기계 금속 산업은 특성상 연결 공정이 중요하다. 주조와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도색 등의 과정이 순차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공정의 폐업 또는 지방 이전은 인근 사업체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전체 업종의 위축을 가져온다.

이용현 (사)서울 소공인협회 명예회장은 “제품 하나를 만들기 위해 100개가 넘는 기계가 필요한 때도 있다”라며 “그동안 문래동에는 작은 공장들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작업이 가능했지만, 임대료 상승 등으로 업체들이 떠난 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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