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원 ‘가족의 건강과 행복’, ‘성적 향상’, ‘부자 되기’
  • 입력날짜 2013-02-06 05: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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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행운의 동전' 작년에 최다액 기록, 불우이웃에 기부
청계천 행운의 동전 던지기
청계천 행운의 동전 던지기
‘서울판 트래비 분수’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서울 청계천 팔석담에 지난해 국내외 관광객이 동전을 던지며 기원한 소원으로는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가장 많았고, ‘성적 향상’, ‘부자 되기’가 뒤를 이었다.

소원을 빌며 던지 ‘행운의 동전’ 총 금액이 2005년 집계 이래 최고 금액인 4,850만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관광객이 던진 외국동전도 5만 1,092점이나 됐다.

모인 한국동전과 외국동전은 전부 서울시민의 명의로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되고 쓰인다.

서울시설공단(이사장 이용선)은 한국동전 4,156만원과 외국동전 4만 2,042점을 5일(화) 14시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각각 기부해 서울시민 명의로 불우한 이웃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미 2012년에 1차 기부한 1월~3월분을 제외한 4~12월 9개월간 모인 금액이다.

기부식에는 이용선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을 비롯한 정진옥 서울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이상빈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기업제휴국장, 서영갑 행운의 동전 관리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행사는 경과보고․인사말․모금액 전달식․행운의 동전 던지기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팔석담 행운의 동전은 서울시설공단이 2007년 급감을 계기로 서울의 명소로 변신시키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친 이후 지속적으로 동전을 던지는 국내외관광객이 늘어났고, 올해 최고 기록을 나타냈다.

올해 한국동전은 기존 최고 금액인 2010년(951만원) 대비 5.1배 늘어난 수치이며, 외국동전도 5만 1,092점로 2010년(2,228점)보다 무려 22.9배나 증가했다.

서울시설공단은 2010년 동전 던지는 곳 바닥에 표지판을 붙이고, 홍보문에 동전 사용처에 대한 외국어를 병기했으며, 동전 투입구에 화강석 조형물 설치하고, LED 조명을 달아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의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청계천에서 연인, 친구, 부부끼리 작은 소원을 빌고 동전을 던지면 어려운 이웃도 도울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동전을 던지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외국인관광객들 역시 던져진 동전이 유니세프를 통해 개발도상국 어린이를 돕는데 쓰인다는 설명에 호기심을 보이며 앞 다퉈 주머니를 열었다. 지난해 11월 열렸던 대규모 행사인 ‘세계등축제’ 때엔 동전 던질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행운의 동전 급증에 따라 서울시설공단은 동전기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4월 사회복지단체 관계자, 사회학과 교수 등 6명으로 구성된 행운의 동전 관리모임을 운영했으며, 올해부터는 서울시의회 의원, 청계천시민위원회 위원 등 인원을 총 8명으로 보강해 ‘행운의 동전 관리위원회’를 조직했다.

위원회는 올해 1월 동전기부처를 결정해 기부를 진행했으며, 향후 3천만 원 내외 적립 시 마다 기부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시설공단은 지난 1월 18일~20일 청계천 동전 던지기에 참여한 399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민들의 가장 큰 소망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40.8%, 163명)이었으며, 그 뒤로는 ‘성적 향상’(9%, 36명), ‘부자 되기’(3%, 12명) 등으로 나타났다.

연령별 소망에선 세대별 고민이 묻어났다. 10대에선 ‘공부 잘 하기’, 20대에선 ‘이성친구와 사귀기’, 30대에선 ‘임금 인상’, 40대에선 ‘부자 되기’, 50대에선 ‘사업번창’, 60대에선 ‘자녀의 행복․결혼’을 꼽았다.

직업별로는 학생은 ‘성적향상’, 회사원은 ‘하는 일 잘되기’, 주부는 ‘부자 되기’로 나타났다.

기타 특이한 소원으로는 다이어트 성공, 남․북통일, WBC우승, 외국에 있는 형 빨리 돌아오기, 아빠와 단둘이 데이트 등이 올라왔다.

이용선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청계천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갖가지 소망이 담긴 청계천 행운의 동전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또 다른 소망의 씨앗으로 전달되고 있다”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청계천 행운의 동전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오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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