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 사람들] 박용석 목사, “똑같은 교회 하나 더 생기는 것은 의미 없어”
  • 입력날짜 2016-07-25 08: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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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박용석 목사(왼쪽)와의 인터뷰에 동석한 부인 김미애 씨
박용석 목사(왼쪽)와의 인터뷰에 동석한 부인 김미애 씨
“당산 1동에 크고 작은 교회가 30여 개가 있다. 이렇게 교회가 많은데 똑같은 교회를 하나 더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당산동교회 박용석 목사에게 많은 질문을 하지만 답변이 모두 기사화되기는 어렵다(웃음)고 전제하고 교회 1층을 신도와 주민에게 개방하게 된 동기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박용석 목사는 2004년 5월, 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가 아닌 또 다른 공간 30여 평을 임대해 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독서실을 만들어 무료로 개방했다. 당산동교회 박용석 목사와 지역 주민 간의 소통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박용석 목사는 이후 2012년 현재의 위치에 교우들의 헌금 1억여 원을 들여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한 1층을 방과후 청소년 아이들, 주민들의 쉼터, 기타교실 등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위해 개방하고 있다.

주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사비를 들여 공간을 조성하고 신도와 지역 주민에게 그 공간을 개방하고 있는 당산동교회 박용석 목사를 만나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박용석 목사는 외지에 나가(유학) 학업을 마치고 30여 년 만에 고향인 당산 1동으로 돌아왔다.
어릴 적 골목골목을 누비며 밤늦도록 뛰어놀던 추억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박 목사를 반긴 것은 어린 후배들이 자신의 옛날처럼 골목을 누비며 밤늦도록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박 목사는 “도시에서, 아니 다른 동네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 고향에 그대로 남아있었다”고 고향에 돌아왔을 당시를 회고했다.
현재의 위치에서 골목으로 좀 더 들어간 곳에 처음 문을 열었던 당산동 교회 박용석 목사는 “2012년 지금의 건물에 아이들이 원하는 카페 공부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관내에 있는 유명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많은 곳을 직접 답사했다”고 밝혀 아이들과 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재원이 들어갔음을 짐작게 했다.

박용석 목사는 1층을 개방하게 된 계기나 동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당산 1동에 30여 개의 교회가 있다. 똑같은 교회 하나를 더 만든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1층 카페 공부방을 이용하는 학생은 대략 20~30여 명 정도이며 꾸준히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카페 공부방을 찾는 학생들이 일률적이지 않다”고 덧붙여 요일이나 날씨에 따라 이용자의 차이가 있음을 시사했다.

아이들에게 북카페를 만들어 개방해주고 느끼는 보람과 의미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음 세대를 책임지는 세대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작했다. 그전에 했던 단순한 공부방을 뛰어넘어 아이들이 꼭 공부를 위해 찾는 공간이 아니라 차를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정보도 얻으며 카페지기 교사와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서 편안하게 성장해 가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보람이자 희망이다”며 1층 공간을 개방하는 의미와 보람에 대한 속내를 털어놨다.

박 목사는 카페운영과 관련해 나름대로 철칙을 가지고 있다. 가출한 아이는 절대 잠을 재워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워 주면 안 되느냐고 묻는 아이에게는 잠자리 제공 대신 상담을 통해 아이의 고민을 들어주고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 가정으로 돌려보낸다.
박용석 목사는 아이와 상담을 통해 느끼는 것은 “아이들은 위기가 오면 반드시 어떤 경로를 통해서는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어른들은 그 신호를 가벼이 여기거나 알아차리지 못한다”면서 “아이와 부모 양쪽 모두가 대화하는 방식이 서툰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소통의 시작은 내가 먼저가 아닌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며 소통에 대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아이들과의 원만한 소통과 보호를 위해 사회복지 전공자를 채용해 1층 북카페를 운영하는 박용석 목사는 북카페의 찻값은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으며 쿠폰을 발행해 카페이용자들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가고 있다.

교우들과 공간을 꾸미고 이를 청소년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 “자녀와 부모의 대화방식은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한 평범한 것 같지만 평범하지 않은 박용석 목사와의 인터뷰는 2회에 거쳐 진행됐다. 1차 인터뷰에는 부인 김미애 씨가 동석했으며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기타 교실에서는 젊은 태양 등이 울려 퍼졌다.

박강열 기자(pky@ydp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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