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등포사람들 인터뷰] “마지막 가는 길 효도만이 있다”
  • 입력날짜 2016-12-22 12:5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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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은, 서울시 장례식장중 유일한 여성대표
“고인을 내 부모처럼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모시면 유가족이 감사의 마음을 전해온다” 이보은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대표에게 인터뷰에 앞서 여성으로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 않으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서울에서 운영되고 있는 장례식장중 유일하게 여성 대표인 이보은 씨는 한국은행 근무, 수학학원 원장, 이마트 판매원을 걸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내년(2017년) 3월 2일 계양구 세종병원 영안실 개업예정으로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이보은 대표와의 인터뷰는 12월 16일 오후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인근 식당에서 2시간 30분 동안 이루어졌다.

2000년 세 딸을 데리고 영등포 당산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보은 대표는 장례식장을 운영하기 전까지 요양병원 운영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삶고 인생의 마지막 꿈을 이루기 위해 2007년 요양보호사 자격증(1급) 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그러나 이보은 대표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2007년 그해 친정아버지가 이 대표 곁을 떠나면서 이 대표의 인생 마지막 꿈이 장례식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보은 대표가 요양보호사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2007년 그해 친정아버지가 이 대표 곁을 떠나면서 이 대표의 인생 마지막 꿈이 장례식장으로 바뀌었다.

사연인즉 돌아가신 친정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비용을 계산하던 이보은 대표는 청구된 비용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액수임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이보은 대표는 이때부터 장례식장에 대한 관심을 두고 장례식장 운영을 통한 봉사를 계획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고 그 길을 한 걸음씩 묵묵히 걷다 보면 꿈은 이루어진다”고 강조한 이 대표와 장례식장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이 대표는 이후 지인의 추천과 도움으로 2007년 말부터 경기도 부천과 서울 도봉구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해 왔으며 한동안 건강을 잃어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다. 이보은 대표가 장례식장에 대한 열정을 영등포구에서 펼치게 된 것은 2012년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부터이다.

2012년부터 10월에 시작된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 리모델링 공사는 예상보다 긴 4개월여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2013년 초에 문을 열었다. 이보은 대표는 당시의 상황에 대해 “큰 비용을 들여 완전히 새롭게 문을 열었지만, 기존시설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며 긴 한숨을 몰아쉬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웃음으로 대신했다.

“지금은 나름대로 자리를 잡았다”고 다시 운을 뗀 이보은 대표는 “여성으로서 장례식장을 운영해 지금처럼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고 소회를 밝혀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장례식장의 운영이 안정 궤도에 오르게 한 이 대표만의 노하우에 대해 이 대표는 “고인을 내 부모처럼 생각하고 성심성의껏 모시면 유가족이 감사의 마음을 전해온다. 시간이 지나도 그분들과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혀 “유가족 입장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소홀함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왠지 부족한 느낌이 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재차 요청하자 “장례식장 운영은 제가 봉사할 기회라고 생각하며 6.25참전 용사, 월남 참전용사, 고엽제전우회 회원과 그 가족들에게 빈소료를 50%로 할인해 드리고 있다.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며 국가유공자에게 특별한 혜택을 드리는 것을 봉사라고 표현했다.

“백 세 이상의 고인에게는 빈소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있다”고 말을 이어간 이보은 대표는 “독거노인, 무연고자 에게도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으며 소외된 이웃을 위해 수익의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보은 대표는 인터뷰 중 “덜 약속하고 더해 드리겠습니다. 내 일생에 가장 정성들여야 할 3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로 안내합니다”라는 광고성 발언을 날려 웃음을 주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아쉬운 점이 없느냐는 물음에 “우리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유가족과 문상객에게 주차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다”며 “유가족에게는 차량 두 대에 한에 2박 3일, 문상객들에 대해서는 30분의 주차료를 대납해 주고 있다”고 밝히고 “주차관리인들이 유가족과 문상객들에게 조금만 더 친절하게 대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새해 소망으로 2017년 3월 개업을 목표로 인천시 계양구에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세종병원장례식장을 성공적으로 개업하는 것과 가족들의 건강을 꼽은 이보은 대표는 “마지막 가는 길 효도만이 있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끝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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