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시대 창간 10주년 기념 칼럼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취임 후, 한일 관계에서 미래지향적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히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께서는 8월 25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한일 정상회담을 먼저 열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먼저 만나는 것은 이재명 정부가 처음입니다.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한일 관계의 발전을 이끌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보입니다. 일본에 대한 이재명 정부의 원칙은 과거사 문제, 영토 문제 등은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사회·문화·경제 영역은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얼마 전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지금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면서,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 있어서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아울러 한일 양국의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셨습니다. 같은 날,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일 추도사를 통해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다시 한번 깊이 가슴에 새겨야 한다”며 일본 총리로서는 13년 만에 ‘반성’을 언급했습니다. 양국 정상이 한일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인 가운데,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제2의 김대중–오부치 관계로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합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는 1998년 10월 한일 정상회담을 가진 후, <한일 공동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선언에는 정치, 안보, 경제, 국제문제, 문화·인적교류 5개 분야 협력 원칙이 담겨있고, 부속서류인 행동계획에는 43개의 구체적인 실천 과제가 담겼습니다. 전문가들은 갈등과 대립의 관계를 정리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한 선언으로 평가했고, 이 시기에 한일 관계가 가장 좋았다고 말합니다. 당시 한국은 일본 대중문화의 단계적 개방을 약속하며 한일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일본은 “과거 한때 식민 지배로 인해 한국 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준 사실을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했습니다.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공식 문서를 통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를 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균형과 결단, 오부치 총리의 배려와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께서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높이 평가하며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공동 선언을 발표하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역사적 사례가 있는 만큼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올해, 또 한 번의 관계 변화를 이뤄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제2의 IMF라 불릴 정도의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경제·외교·안보 등 복합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회복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오월동주(吳越同舟)의 자세가 필요한 때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강조하셨던 ‘상인의 현실감각, 서생의 문제의식’을 국제 외교에서도 발휘해야 합니다. 한일 관계도 실용적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미래지향적으로 상생협력 방안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저 역시 집권 여당의 국회의원이자, 한일의원연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양국을 잇는 가교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채현일 민주당 영등포구(갑) 국회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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