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의 화요칼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신드롬과 K-콘텐츠
  • 입력날짜 2025-08-29 11:5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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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지난 6월 넷플릭스가 공개한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K-Pop Demon Hunters)’는 K-팝 걸그룹이 악마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비밀 조직이라는 파격적 설정에 한국 전통 문화와 K-팝을 절묘하게 결합한 내용의 영화로 전 세계에 초강력 K-콘텐츠 신드롬을 일으켰다.

공개 7주 만에 넷플릭스 영화 시청 수 역대 2위를 기록하는 글로벌 대흥행을 거둔 이 영화는, 몰입감 최고의 음악에다 독특한 색채로 치장한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미국 ​비평가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97%에 달할 정도로 극찬을 받았다.

어린이들과 강한 보수성의 백인 남성들까지 동반 심취한 영화 OST는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놀라운 성과를 냈는데, 대표곡인 ‘Golden’은 가상 아티스트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또한 영화의 OST 앨범 내 수록된 8곡이 동시에 핫 100 차트에 진입하는 매우 이례적 기록을 세워 빌보드는 이에 ‘2025년 여름 음악 시장에서 가장 폭발적인 스토리’라고 평가했고,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부문에도 출품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영화 곳곳에 세밀히 녹아 있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려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국립중앙박물관 방문객 수가 지난 7월, 지난해의 같은 달보다 두 배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온라인숍의 일평균 방문자 수도 4배 넘게 늘었다. 이에 따른 굿즈 매출은 지난해 7월 매출 대비 180% 급증한 가운데 영화에 등장한 ‘까치와 호랑이’(호작도) 모티프의 배지와 ‘반가사유상’ 굿즈 등은 품절이 일었으며 박물관은 이제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되었고, 영화 속 매력적 풍경의 장소에 가보고 호기심 가득한 K-푸드와 한복을 체험하는 상품의 예약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한편,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영화 속의 라면과 과자를 상품화해 한정판 제품으로 출시해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에 착수하였으며, 삼성전자는 영화 캐릭터를 활용한 갤럭시 테마를 무료 배포하고 유튜브, 틱톡 등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협업한 광고 영상을 공개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K-팝이라는 대중문화를 성공적으로 융합한 새로운 K-콘텐츠를 창안해 한국의 대중문화와 전통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새 지평을 열어 전 세계에 ‘문화 대한민국’의 흥행을 불러일으킨 ‘K-컬처의 종합선물세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이끌었다는 이 영화의 실질적인 산업 주도권이 한국에 있지 않는 냉혹한 현실에 이 영화의 신드롬은 K-팝과 K-컬처의 미래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진바 이 한류의 지속가능성에 위협 내용을 살펴본다.

첫째, K-콘텐츠가 거대한 수익 창출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검증된 성공 공식에 안주해 창의적인 도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다. 이는 참신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출현을 막고 나아가 유사 및 표절 논란의 콘텐츠를 양산해 내 K-컬처의 매력 반감과 피로감을 불러일으킬 우려다.

둘째, K-콘텐츠의 높아진 위상과 비례해 천정부지로 치솟는 제작비의 문제는 투자 대비 수익성의 저하로 이어져 제작사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해 산업의 건전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셋째, 한국에서 만들어진 콘텐츠를 해외 팬들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의 K-컬처는 한계에 봉착할 것이다. 팬덤 기반의 K-컬처가 지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체성을 유지하되 공감과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진정한 문화 소통을 이뤄야 한다.

넷째, ​해외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통한 저작권 침해의 극심과 지적재산권의 법적 보호 미비의 심각성이다. 이에 따른 불량 콘텐츠의 양산과 유통 질서의 혼탁은 K-콘텐츠 산업 전반을 위협하기에 이에 대한 근본 대책이 요구된다.

가히 K-컬처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듯한 요즘이다. 그만큼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기대된다. 그렇다. 정부도 민간도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혁신을 이어간다면 5,000년 역사에 가장 빛나는 시대를 우리는 만들어 낼 것이다.

*칼럼은 필자의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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