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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철도공사, 82개 역 승강장 스크린도어 광고판 제거 후 단계적으로 실시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고정 스크린도어에 설치된 광고판을 철거한 후 수동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해나가기로 했다고 17일(금) 밝혔다.
4월 영등포구 양평역에서 고정스크린도어에 부착된 광고판을 제거하고 수동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도시철도공사는 양평역에 이어 2호선 영등포구청역까지 고정문을 선로 쪽에서 열 수 있는 비상문으로 했다.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인터뷰에는 응하지만 이름을 밝히지 말고 사진도 찍지 말아 달라”고 당부한 “장안동에서 왔다”고 밝힌 김**(68세)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홍보해야 알지!)”라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함께 홍보강화를 주문했다. 강남 학원에 가는 길이라고 밝힌 양평1동에 사는 이*숙(27세)씨 에게 도시철도공사에서 양평역에 시범으로 고정 스크린도어를 자동 수개폐형으로 교체한 사실을 말하자 “뉴스와 지하철 안내방송을 통해 있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도시철도공사의 이 같은 작업 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생명은 소중하지요. 그런데 잘하는 것인지 모르네요. 저는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관리시스템에 문제라고 생각하는 데요”라며 실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강서구에 영등포에 볼일이 있어서 왔다 들어가는 길이라고 밝힌 60대 초반의 여성은 기자의 설명에 “바뀐 것 같네”라는 짧은 답변과 함께 “잘했네”라며 걸음을 옮겼다.
승강장 내 시민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보호벽 역할을 하는 고정스크린도어를 열차 화재 등 비상상황 시 승객이 열차에서 신속하게 탈출이 가능한 상시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고정문에 붙은 광고판을 제거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서울도시철도공사(아래 공사)는 고등학생과 장애인 등 각계각층 256명이 참여한 가운데 전동차가 정위치에 정지했을 때와 정위치를 벗어나 정지했을 때 승객이 내리는 시간을 측정한 결과, “정위치에서는 평균 27.8초가 걸렸지만, 위치를 벗어나 섰을 때는 평균 60.9초, 최대 83.8초까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시철도공사는 그 시작으로, 오는 8월 말까지 82개 역 승강장 안전문에 부착된 광고판 1,093개를 철거한다. 이번에 철거되는 광고판 수는 5~8호선 승강장 전체 광고판(총 145개 역, 3,180개) 중 34%에 해당한다. 이번 철거 작업은 승강장 고정스크린도어를 상시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지난 4월 공사가 수립한 ‘승강장안전문 안전보호벽 개선계획’의 첫 단추다. 공사는 5~8호선에 있는 고정스크린도어 총 9,797개를 모두 비상문으로 바꾸는 것을 목표로, 5년마다 이뤄지는 광고계약을 새로 할 때 철거할 광고판을 제외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지난 3월 광고계약을 새로 할 때 기존보다 34% 적은 수량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계약으로 줄어든 광고수익이 5년간 70억 원에 이르지만,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정부, 서울시와 함께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승객 몰림 현상이 많은 역 중 광고가 부착되지 않은 곳이 우선하여 선정되었으며, 역 상황에 따라 부분 또는 전면 철거되며 16일(목) 밤 5호선 군자역을 시작으로 ▴6월에는 7호선 청담역 등 2개 역 ▴7월에는 5호선 김포공항역 등 39개 역 ▴8월에는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을 포함한 41개 역에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공사는 올해는 광고판 철거에 역점을 두고, 국비, 시비 등 구체적인 재원 방안을 마련해 '17년부터 고정문을 비상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예산은 국토부에서 40%, 서울시에서 30%, 공사에서 30%씩 투입할 예정이다. 고정스크린도어 9,797개를 모두 비상문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금액은 약 245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민안전을 위해 비상문 교체가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공사는 강조했다. 공사는 우선 2020년까지 고정문 6,215개(63%)를 비상문으로 바꾸고, 2021년 새로운 광고계약을 체결한 후 나머지도 비상문으로 교체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공사는 광고판 철거로 줄어든 부대 이익을 메우고 비상문 교체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시민 안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대체광고를 개발 중이다. 지난 4월부터 광화문역 등 11개 역에서 시범운영 중인 음성광고도 그중 하나다. 음성광고는 열차진입 안내방송에 광고멘트를 넣는 방식으로, 1년간 3억 원의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시민반응을 살핀 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강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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