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 없다'는 핑계 말이 안 돼...문재인 후보와 공개토론 나서야 사람마다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뚱뚱해서 돼지라고 애들이 놀렸다. 참 싫었다. 지금 대선이 달아오르고 있는 때 박근혜 후보에게도 듣기 싫은 말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듣기 싫은 게 토론에 나오라는 것이다.
이유가 뭔가. 솔직히 말하자. 자신이 없는 것이다. 실력이 있다고 자신하면 무슨 토론이든 거부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 후보라면 토론을 찾아다니며 해야 정상이다. 토론 한 번 잘하면 국민이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도 죽어라 사양이다. 아니 거부다.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고백이다.
지난 6일 서울광장에서 창립 50주년을 맞은 수협이 개최한‘전국 수산인 한마음 전진대회’에 참석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 ⓒ편집부
처음 거부 이유는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가 안 되어 셋이 토론을 하면 2대1의 토론이 되어 불공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단일화만 되면 '언제든지 오케이'라고 했다. 이유 있는 거절이다.
이제 단일화가 됐다. 그럼 약속을 지켜야 한다. 국민들이 다 알고 또 기다리는 박근혜 후보와 야당 단일후보 문재인과의 토론이다. 국민들이 얼마나 듣고 보고 싶겠는가. 그러나 거부다. 이유는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이유가 되는가. 속이 빤히 보인다. ‘나, 실력 없어요.’라는 고백이다. ‘대통령 직을 사임합니다’ 라는 발언은 실수라 치고라도 ‘이산화가스’니 ‘산소가스’니 ‘인혁당’을 ‘민혁당’라고 하는 것은 무식의 소치라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공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다는 박근혜 후보로서는 도저히 실수로 생각할 수 없는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미 다 지나간 일이다. 국민은 오늘 이 시점에 박근혜 후보의 토론을 보고 싶은 것이다. 왜 할 말이 없겠는가. 아버지 박정희 독재에 대한 변명도 하고 싶을 것이다. 정수장학회와 관련해서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최태민 관련 발언과 여전히 의혹이 제기되는 ‘출산’ 문제 등 등. 이런 것을 자신의 입으로 명명백백히 해명하고 싶을 것이다. 그럼에도 거부다. 그럼 그 이유를 뭘로 설명해야 국민이 납득을 할 수 있는가. 듣기 싫겠지만 실력부족이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차라리 토론을 거부하고 국민의 비난을 받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참담하다. 박근혜 후보는 선관위에서 결정한 3번의 토론밖에 안 나올 작정인 모양이다. 생각 같아서는 그것도 나가지 않고 싶을 것이다. 이게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창피를 당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자신도 참담한 심정일 것이다. 어떤 핑계도 설득력이 없다.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와 1대1 토론에 나와야 한다. 나와서 자신의 실력대로 토론을 해야 한다. 국민이 토론에 나오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 요구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의 권리다. 5년간 나라와 국민의 운명을 쥐고 있을 대통령을 선출하는 국민으로서 당연히 토론에 나오도록 요구할 권리가 있다. 박근혜 후보는 토론에 나와라.
이기명 칼럼니스트 |
포토뉴스
HOT 많이 본 뉴스
칼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