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향욱,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입력날짜 2016-07-12 06: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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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말하는 민중은 1% 대 99% 할 때 그 99%”
*“민중은 개, 돼지다?”
*나향욱,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 회의 출석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시작되면서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나향욱 교육정책기획관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나 기획관은 대기 발령 상태라는 이유를 들어 불참을 고집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나 기획관이 심신 상태가 물리적으로 출석하기 어려운 상태라 고향인 마산에 내려가 요양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답변은 해당 상임위원들의 거센 비판으로 이어졌다.

“나 기획관이 충격이 커서 집에서 쉬고 있다는데 개·돼지 취급받은 국민의 심정은 어떻겠냐.”(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 “나 기획관 문제가 한 사람의 일탈이나 망언으로 규정돼선 안 된다”며 “관료체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 등의 비판이 이어지며 나 기획관의 출석과 의사 진행 방식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오전 회의는 시작 40여 분 만에 정회됐다.

결국, 나 기획관은 이날 오후 4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나향욱 교육정책기획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11일 오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나향욱 교육정책기획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영등포시대
“민중은 개, 돼지로 보고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된다. 어차피 다 평등할 수는 없기 때문에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쏟아냈던 나 기획관은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말을 해서 국민에게 깊은 상처를 드리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습니다.”라며 고개를 숙이고 “본심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 기획관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여론조사 이야기를 하다가 영화(<내부자들>) 생각이 나면서 ‘언론이 조종한다’는 대사가 생각나 인용을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완전히 평등한 사회는 없기 때문에 신분사회가 고착화되니까 이를 인정하고 정책을 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나향욱 기획관은 문제가 불거진 후에 “과음한 상태에서 한 실언이다”라고 밝혔으며 교육부는 “기자와 논쟁을 벌이던 중에 실언 하게 된 것”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나향욱 교육정책 기획관과 교육부가 11일(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내놓은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당일 현장에 있었던 경향신문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11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갑자기 이분께서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을 느닷없이 꺼냈다”고 밝히고 “기자와 논쟁을 벌이던 중에 실언 했다.”는 교육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선후가 바뀌었다. 이 말부터 논쟁이 시작됐다”고 반박했다.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니, 이게 무슨 말이냐”라고 묻자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된다고요’ 하면서 ‘민중은 개, 돼지다 이런 멘트가 나온 영화가 있는데’,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지금 말하는 민중이 누구입니까 했더니, 99%이지라고 말했고 그러면 1% 대 99% 할 때 그 99%요? 라고 묻자 맞다. 기획관님은 어디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나는 1%가 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라는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서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나향욱 기획관이 이 문제가 불거진 후에 “과음한 상태에서 한 실언이다”라는 해명에 대해서도 “저는 아니라고 본다. 식사시간에 반주 정도 한 그런 수준이었고. 상당히 논리적으로 차분한 어조로 설명 했다. 그리고 녹음기를 켠 이후에는 그 녹음을 의식해서인지 상당히 발언, 민감한 발언들은 피해가시면서 수위 조절을 좀 하신거로 기억한다”며 나 기획관의 취중 실언이라는 대목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현숙 정책사회부장은 최종적으로 기사화해야겠다고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분이 한 말은 사실 국민 정서와 상식에 반하는 그런 말들 아닙니까? 개, 돼지는 말할 것도 없고 신분제 공고히 한다는 이 말도 사실은 헌법에 위배되는 발언이고요. 그런데 다른 자리도 아니고 우리나라 교육정책 밑그림을 그리는 이 교육부 간부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너무 충격적이었고, 격차나 불평등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누구보다도 엄격한 잣대를 가져야 할 이분이 이렇게 말을 한다는 거는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공적인 보도 가치가 있다. 알 권리 차원에서 보도해야 한다고 그렇게 판단을 했다”고 보도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2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고 명시되어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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