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외대 학보, 총장 지시 '발행정지' 논란
  • 입력날짜 2012-12-03 04: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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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련 기사 금지 조치...... 학보 측 선거 특집호 사비로 인쇄
외대학보에 대해 총장이 선거특집호를 기사를 싣는다는 등의 이유로 발행을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외대학보는 2일 강유나 편집장 이름으로 하는 호소문을 통해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다."며, "대학의 언론 탄압을 반대하며 이에 대항하는 외대학보의 발행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특집호 겉 표지     © 외대학보 제공
선거특집호 겉 표지 © 외대학보 제공
외대학보는 이 호소문을 통해 "총장은 전 서울 총학생회가 주점설치금지와 자치권 탄압에 저항하자 서울 총학생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외대학보는 이어 "그것은 새 총학생회장 후보가 나오는 선거철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총장과 학교 측은 그들만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새로 나온 서울 총학생회 단독 후보자를 비리문제로 물러난 한국외대의 전 이사장과 엮은 후, 이를 핑계삼아 서울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다"며 총장의 발행중지 명령이 내려진 과정을 설명했다.

외대학보는 계속해서 "물론 이 사실은 일반 학우들은 물론 단독 후보로 나온 본인조차도 모른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면 3월말로 선거가 미뤄진다. 총장은 이 재선거까지도 무산시키고 싶어한다. '총학생회 없는 외대'를 만들어 학교전체에 대한 압력을 마음대로 행사하고자 하는 목적"이라며 반발했다.

외대학보는 이와 관련 학교측은 "그 첫번째 단계로 외대학보에 총장의 명령이 떨어졌다."면서, "'외대학보는 지금부터 선거에 대한 기사를 단 한줄도 실을 수 없다. 그 어떤 발행도 허락할 수 없다'는 총장의 지시는 "삼성이 청와대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중앙일보에게 '지금부터 선거가 끝날때까지 문재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그 어떤 기사도 싣지 마라. 투표율이 낮아지던 말던 상관하지 마라. 아니, 투표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좋다' 고 오더를 내리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외대학보는 이어 "이 명령을 언론에 대한 비상식적인 탄압으로 규정하고 선거특집호를 A4용지에 인쇄했다. 조판소도, 전문 디자이너의 도움도 없는 이 과정에서 외대학보가 겪은 어려움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며 총장 지시후 벌어진 상황을 설명했다.

외대학보는 계속해서 "외대의 영자신문사, 교지, 방송국이 모두 한마음으로 A4용지를 사서 보내왔지만 돈이 부족해 기자들의 사비를 모두 털었다."면서, "12월초에 언론장학금을 봉사장학금 이름으로 수령하도록 예정된 네 명의 기자들은 장학금까지도 포기하고 인쇄에 나섰다. 인쇄된 신문은 월요일에 양배움터 전체의 기자들의 손으로 배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대학보는 이어,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간교수는 "지금 이순간까지도 총장은 발행금지를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대학보는 발행중지와 관련해 이 같이 상황을 설명한 후 "전국의 대학 신문사에서 일하고 계신 여러분, 도움을 절실히 요청한다"면서, "전국의 대학 신문사들이 '대학의 언론 탄압을 반대하며 이에 대항하는 외대학보의 발행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서를 내주신다면, 자유언론 정론직필을 사수하려는 외대학보의 저항에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박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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