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bs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단계적 정규직화에 나서
  • 입력날짜 2018-01-24 11: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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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교통방송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
tbs교통방송이 국내 방송사와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프리랜서의 정규직화를 추진한다.

박원순 시장은 서울시 산하 사업소인 tbs교통방송(대표 정찬형)의 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비정규직에 대한 단계적인 정규직화에 나선다고 24일(수) 밝혔다.

서울시는 ‘노동존중특별시’라는 큰 방향 아래 전국 최초로 상시 지속 업무에 종사하는 본청‧투자출연기관 비정규직 전원(총 9,098명)을 정규직화하고,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산하기관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서울교통공사 1,288명)을 이끌어낸 데 이어 다시 한 번 왜곡된 노동구조를 바로잡는 변화의 물꼬를 튼다는 계획이다.

대상은 프리랜서 피디(PD), 프리랜서 기자, 프리랜서 작가, 프리랜서 카메라감독 등 ‘프리랜서’ 및 파견용역이라는 고용형태를 가진 tbs교통방송 비정규직 총 272명이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채용된 피디, 기자, 작가, 카메라감독 등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소속이 없이 개인사업자 자격 혹은 용역업체를 통한 파견직으로 tbs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해고 불안, 낮은 보수, 차별적 복지에 시달린다.

서울시는 tbs교통방송의 독립 재단법인화('19년 상반기 목표)를 추진 중인 가운데, 여기에 맞춰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tbs 프리랜서 실태조사’ ('17. 7.~9.)를 통해 객관적 현황을 파악하고 ‘고용모델 개선연구’('17. 11.~'18. 1.)를 통해 정규직 전환 대상과 규모를 구체화했다.
 
시는 재단법인이 설립되면 정규직화를 본격 추진하되, 그 이전에도 직접고용을 통해 지금과 같은 왜곡된 고용형태와 차별요소를 최대한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재단법인화 이전에는 프리랜서 총 272명 중 259명을 직접고용(계약직) 방식으로 전환('18년 상반기)해서 연차휴가‧퇴직금 지급, 사회보험(고용‧건강‧국민‧산재) 가입, 후생복지 같은 근로자의 기본적인 처우를 보장한다. 다만, 업무특성상 또는 본인 의사에 따라 프리랜서 계약을 유지하고 싶은 경우(13명)는 그대로 유지한다. 예컨대 단발성 행사 전문MC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 위한 경우 등이다.

재단법인 설립 이후('19년)에는 기존 정규직 직원과 같은 ‘개방형 제한경쟁’을 통해 정규직 채용절차를 밟되, 가점을 부여한다. 정규직 전환 조건을 충족하는 181명(연출, 카메라, 보도, 방송제작 지원 등)이 대상이다.

정규직 전환 조건은 ①업무의 상시‧지속성 ②동일·유사 업무 비교대상 존재 여부 ③종속성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다.
① 업무의 상시‧지속성 : 연중 9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업무
② 동일·유사 업무 비교대상 존재 여부 : 국내‧외 방송사에서 정규직원이 담당하거나 과거 담당한 적 있는 업무
③ 종속성 : 노동자성을 판단하는 지표로,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의 지시·감독을 받는지(사용종속성) ▴경제적으로 종속되어 있는지(경제종속성) ▴방송제작의 본질적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조직적으로 종속되어 있는지(조직종속성) 등을 의미

일시적‧간헐적으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작가 같이 정규직 전환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나머지 업무는 전속계약 체결 등을 통한 직접고용 방식을 유지한다. 시는 재단 설립시 최소한의 평가절차를 거쳐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외주제작사와 상생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해 외주제작 방송인력의 권리보호에 앞장서는 등 공공기관으로서 tbs교통방송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시는 지난 '16년 tvN의 프리랜서 조연출로 일하다 사망한 고(故) 이한빛 PD의 유가족과 언론노조가 만든 한빛재단에서 방송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설립 예정인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를 서울시내에 조성하는 방안에 대해 사단법인 한빛과 함께 협조하기로 했다.

박원순 시장은 “노동존중특별시 서울에서 시작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모델이 이제 노동존중 대한민국의 정규직화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방송의 정상화에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도 포함되어야 한다.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 서울시 tbs 프리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새로운 고용모델이 대한민국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으로 확장되길 기대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24일 “서울시 산하 사업소 tbs 교통방송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을 두 팔 벌려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tbs 내 프리랜서와 파견용역 등 비정규직 방송 종사자에 대한 단계적인 정규직화에 나서는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 계획안에 따르면 PD, 기자 뿐 아니라 그동안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방송작가까지 일부 정규직화한다는 방침이다. 일부 프리랜서의 경우에도 예외없이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한다.

tbs는 국내 지상파 방송국 최초로 방송작가에게 4대 보험· 퇴직금 지급 등을 추진한다. 또한, 모든 방송작가에게 유급 연차휴가와 육아휴직을 제공한다. 더욱이 방송작가 직군 일부를 정규적으로 전환해 정년을 보장할 방침이다.

그동안 방송작가들은 구두 계약이라는 관행 아래 법적 근거도 모호한 프리랜서로 분류돼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왔다. 자유롭게 일을 한다는 미명으로 포장돼왔지만 실상은 낮은 임금과 장시간 노동, 고용 불안에 시달리며 4대 보험 등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된 상태로 오랜 시간 방치돼온 것이다. 방송작가의 90% 이상이 여성인 상황에서 임신과 출산, 육아에 따른 모성 보호 제도의 혜택도 받지 못했다. 부당한 노동환경에 처해 있었지만 고용관계도 불안정한 까닭에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자는 목소리조차 내기 힘든 구조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한국 방송 사상 최초로 tbs에서 시도되는 방송작가 정규직 전환은 방송계의 잘못된 관행과 불합리한 노동 환경을 바꿔나갈 소중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고 환영하고 “이에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는 방송 노동환경 혁신에 시동을 건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찬형 tbs 대표의 결단을 높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번 서울시 발표안에도 아쉬운 점이 존재한다. 프리랜서 PD, 기자 직군이 100% 가까이 정규직화 되는데 반해, 방송작가의 정규직 비율은 10%로 매우 낮게 설정돼 있다”고 지적하고 “tbs PD 등 기존 임기제 공무원들의 반발도 안타까운 대목이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자 우리 시대의 사명이다”고 강조하고 “설사 이번 6.13 지방 선거를 기점으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구성에 정치적인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tbs 비정규직의 단계적 정규직화 정책은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할 것이다.”고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이는 촛불 국민의 염원이기도 하다. 공정한 노동 위에 공정한 언론이 굳건히 설 수 있다. 방송 정상화 또한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의 정상화에서 출발한다”며 “서울시 tbs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리고 새로운 고용모델이 tbs를 넘어 주요 언론사와 수많은 프리랜서들의 노동현장에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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