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연비타민'이라는 말 속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
  • 입력날짜 2012-12-23 04:5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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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일부 성분의 ‘천연원료’가 들어간 것을 오해해서는 안 돼”
최근 기존 합성비타민 제품보다 2~3배 비싼 가격의‘천연’이란 명칭이 붙은 비타민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기존제품을 선택할 것인가,‘천연’비타민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천연비타민’이란 말은 일부 원료를 천연에서 추출했다는 의미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는 점에 의견을 함께했다. 때문에 일부 성분의‘천연원료’가 들어간 것을 ‘천연비타민’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과일, 채소에서 최소한의 물리적 공정으로 비타민을 추출해야 천연비타민이라 불릴 수 있는데, 제조사가 말하는 천연비타민 제품은 화학적인 합성과정을 거쳐 가공된 알약이나 캡슐형태로 판매되기에 이를 천연 비타민이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비타민 제조사들은 ‘천연원료 비타민’이라는 소개로 제품을 판매한다. 하지만 이런 표현으로 소비자들은 ‘(천연)원료’라는 의미에 중점을 두지않고 ‘천연비타민’으로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건강기능식품 표시 기준에 따르면, 천연의 표시는 어떠한 인공 첨가물이나 합성 성분도 제품 내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야 한다.

또한, 비식용부분의 제거나 최소한의 물리적 공정 외의 가공 공정을 거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만 표시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천연’이라는 표현을 쓰는 알약, 캡슐형태의 비타민제는 ‘천연 원료의 비타민을 합성한 비타민제’라고 써야 정확하다.

천연원료의 비타민을 합성한 비타민이 기존 합성비타민보다 체내흡수율이 좋다는 견해도 천연 과일이나 채소 등을 섭취할 경우에만 성립한다. 천연비타민은 투입한 원료에 비해 생산량이 적어 이름만 천연원료 비타민일 뿐, 천연 원료와 합성 비타민을 섞어놓은 제품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합성비타민은 화학적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며 천연비타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생산이가능하다. 하지만 천연과 같은 성분의 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의 연구에는 천연비타민과 합성비타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같다고 나와있다. 국내 학자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학계에서는 화학구조와 함량이 같으면 인체 내 효과는 동일한 것으로 간주한다.

합성비타민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인위적이며 좋지 않은 물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천연'이라는 말에서 나온 편견일 뿐이다.

한국에 비타민C 치료법을 소개한 미국 인디애나의대 하병근 교수는 “비타민C는 100% 천연(Natural)으로 이루어진 1g 정제나 500mg 정제는 없다. 아세로라나 로즈힙 같은 과일 열매로 만들었다 해도 정제의 비타민C 함량이 200mg 을 넘어서면 천연비타민 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덧붙여 전문가들은 “비타민을 선택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천연 혹은 합성의 여부를 따지는 것보다, 비타민을 얼마나 균형 있게 섭취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에서 내보이는 무분별한 광고를 믿는 것보다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고려하여 어떤 비타민 섭취가 부족한 지 아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는 것이다.

김아름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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