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중공업 최강서, 하청노조 조직부장도...
  • 입력날짜 2012-12-24 04: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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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당선 이후 절망적인 노동환경에 좌절한 노동자들 잇단 자살 충격
지난 21일 금속 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인 최강서씨가 자살한데 이어 22일 오후 5시 30분쯤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 모씨가 투신해 사망함으로써 충격을 주고 있다. 故최강서 씨는 물론 이 모 씨 또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 이후 죽음을 선택함으로써 충격의 강도를 더하고 있는 것.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 설립 이유로 해고당한 이 모씨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자 이 모씨가 22일 오후 5시 30분쯤 자신이 사는 울산 동구 방어동의 한 아파트 19층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이 씨는 지난 2003년 현대중공업 하청노조 설립에 참여해 조직부장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해고된바 있다.

이 모 씨는 지난 2004년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 후 현대중공업 내 크레인에서 농성을 벌이다 진압과정서 폭행당하고 구속 수감된바 있으며 됐으며 이후 택시운전을 하며 하청노동자의 권익보호를 위해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모 씨의 시신은 울산대학교병원 영안실에 안치된 상태이며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울산지부 관계자 수십 명이 모여 사후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 모 씨의 투신전후 상황과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금속노조 울산본부 조합원들의 말을 빌려 "고인은 투신 당일인 22일 조합원들에게 한진중공업 최강서 열사의 자결과, 21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부분파업 때 용역경비에 폭행 당한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부상에 대해 괴로움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는 계속해서 동구비정규직센터 김영균 상담실장의 말을 빌려 "고인은 평소 하청, 비정규직노동자들의 현실에 안타까워 했다"면서, "고향인 전남 강진에 팔순 노모가 있고 서울에 형이 살고 있어 현재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본의 횡포와 돈이 지배하는 냉혹한 사회에 절망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해고노동장 이 모씨의 투신자살 하루전인 21일 금속 노조 한진중공업 지회 조합원인 최강서씨가 자살을 선택해 충격을 준바 있다.

최 씨의 자살과 관련 민주노총은 22일 성명을 통해 “죽으면서도 끝까지 민주노조를 지키고 싶어 했고, 158억에 달하는 손해배상 탄압에 대한 공포도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미안함과 분노 또한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계속해서 "힘이 되지 못한 미안함이고, 사람을 막다른 생의 절벽으로 몰고 간 자본과 정권에 대한 분노이다. 우리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및 금속노조와 더불어 한스런 죽음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나아가 사회적 재해와 다름없는 정리해고와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자본의 손배탄압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고인의 유서에 적힌 대로 한진중공업은 노동자들을 '죽어라고 밀어내는 악질자본'이었다."면서, “지난 수년은 그에게 억압과 저항의 연속이었다. 정권을 등에 업은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분열시켰지만, 민주노조를 지키며 몸부림쳤다. 그리고 12월 19일 대선에서 지긋지긋한 자본가정권이 교체되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보이려나 기대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그에게 거대한 절망이었다. 그 결과 그는 죽을힘을 다해 싸울 의지조차 소진한 채, 죽음이라는 마침표를 선택하고 말았다.”고 참담함을 표시했다.

민주노총은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알아야 한다. 당선에 기뻐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죽을 만큼 사무치는 절망을 느끼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도 당신이 존중하고 품어야 할 국민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보수와 가진자들의 대통령이라도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사회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이라면 일말의 책임을 느끼길 바란다. 조속히 사회적 재해와 다름없는 정리해고와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자본의 손배탄압에 대한 대책과 규제가 필요하다.”며 촉구했다.

한편 최강서 열사 빈소는부산 영도구 대교동 구민장례식장(051-416-0004)에 마련됐으며,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대표, 민주통합당 정동영 고문,등 정치권 인사들이 최씨의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추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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