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감사, 대부분 낙하산 타고 급여는 최고”
  • 입력날짜 2018-10-09 08:4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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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공신·부역 인사 등 낙하산이 대다수
은행권 감사 대부분이 낙하산을 타고 내려와 급여는 최고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7개 은행 중 6개 은행에 금융감독원 출신, 5개 은행에는 정부 관료 출신이 감사로 재직 중이며 이들의 급여는 3억원 내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하는 일 없이 최고의 급여를 받는 꽃보직이 아직도 전문성을 뒤로 한 체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원(원장 조남희, 아래 금소원)이 국내 17개 은행에 재직 중인 감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시행한 금융소비자원은 “금융권과 금감원의 감사 자리가 정권의 하사품으로 취급되는 행태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전문성 부족과 적폐를 지적하고 “문재인 정부도 금융개혁, 인사개혁 등 금융 측면의 개혁은 박근혜 정부와 나아진 것이 없다. 이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금감원 출신으로 현재 은행에 재직 중인 감사는 농협, 신한, 하나 등 시중 대형은행과 BNK부산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에서 근무 중이다.

정부의 관료 출신으로 근무 중인 곳은 산업은행의 서철환 전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 발전위원회 국장, 수출입은행의 조용순 대통령실 경호처 경호본부장, IBK기업은행의 임종성 전 헌법재판소 기획조정실장, SC제일은행의 감사위원장은 오종남 전 통계청장, 대구은행의 감사위원장은 구욱서 전 서울고법원장으로 대부분이 박근혜 정부 당시 임명된 비전문, 정치적 판단의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고 볼 수 있다.

금소원 “무엇보다 문제는 금감원이다”고 주장하고 “금감원은 은행권의 감사를 총괄하는 기관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도 낙하산 인사의 전형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번 정부 들어 임명된 금융감독원 김우찬 감사는 경희대 출신이며 경희 법조인 회장을 역임한 판사 출신이다.

2017년 금감원이 김 감사에게 지급한 급여는 2억5000만원 정도였다. 금융에 대한 비전문가이고, 선거 공신 인사를 보상 차원 낙하산 인사로 금융총괄 감독기관의 감사를 맡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개탄스러운 인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촛불 정부를 주장하는 이번 정부가 적폐청산을 외치며 이런 행태의 인사를 태연히 자행하고 있는 것은 금융에 대한 무지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최근 5년간 금감원의 감사가 내부감사한 건수는 연평균 26건에 이른다. 그러나 작년의 경우 18건으로 이번 정부 들어 내부감사도 현격히 줄었다.

금소원은 “개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내부감사를 더 소홀히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금감원이 제대로 내부개혁, 내부감사는 하지 않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소원은 또 “금감원 감사를 주로 한 최근 5년간의 내부감사에서 징계 건수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감사의 역할이 과연 있는지를 의심받게 한다”며 “이런 감사와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고도 금감원은 허구한 날 금융사 감사를 하겠다고 발표만 하고 있다. 어이가 없다”고 실소를 보냈다.

금소원은 “은행권의 감사 자리가 놀고먹는 자리로 인식, 운영되고 급여는 3~4억원을 받으며 정치권의 전리품 자리로 전락한 이런 개탄스러운 상황이 지금도 아무런 변화나 조짐이 없다”고 주장했다.

금소원은 이어 “‘이게 금융이냐?’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며 “청와대는 당장 금감원 감사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의 감사들부터 인사개혁 차원에서 즉각 면직 처리하고 감사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사 임명과 혁신적 감사시스템이 정착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금소원은 “대책 제시를 시작으로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비롯한 금융권 전반의 적폐 인사, 무능 인사, 정실인사 등 실패인사들을 정리해야 할 때이다”라고 덧붙였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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