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재철 의원 VS 기재부 맞고발, 승자는?
  • 입력날짜 2018-10-03 07:3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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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장관 “불법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하고 있다”
*심재철 의원, “클릭만 하면 들어갈 수 있도록 뻥 뚫렸다”
*김동연 장관, “불법으로 내려받은 백만여 건, 빨리 돌려달라”
*심재철 의원, 묵묵부답??
심야시간대 업추비 카드사용 명세,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가? 청와대 비공개 예산정보 유출, 기재부의 정보관리 부재인가? 불법 내려 받기인가?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공개 예산정보 유출’을 놓고 충돌을 빚고 있다.

국회는 2일 본회의를 열고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아래 기재부) 장관을 비롯한 국무위원을 상대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벌였다.
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장관을 상대로 질문을 벌이고 있다. ©영등포시대
2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이 김동연 장관을 상대로 질문을 벌이고 있다. ©영등포시대
 
이날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아래 김동연 장관)과 심재철 의원 간에 자료 내려 받기의 적법성, 업추비 사용의 위법성, 유출된 자료의 반납 여부를 놓고 불꽃 튀는 난타전을 벌였다.

같은 당 최교일 의원 대신 교체 투입되어 질문에 나선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기재부에서 디브레인에 접속할 수 있도록 아이디를 제공하고 있다”며 자신의 “보좌진은 100% 합법적으로 열람했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청와대의 업추비 사용에 대해서도 일일이 열거한 후 “외국에서 쓴 게 왜 한방병원으로 기재가 되느냐?”고 따져 묻고 “우체국을 이용하고 소품을 구매했는데 점술 업종으로, 중국집을 이용했는데 남성 전용이발관으로 둔갑하였다”며 업추비 사용에 대한 문제점 지적과 함께 시스템 보완을 촉구했다.

반면 답변에 나선 김동연 장관은 “불법으로 얻은 정보를 계속 말하고 있다”면서 “190회에 걸쳐 불법으로 내려 받은 100만여 건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그 내용은 카드사에서 입력하는 코드번호와 디브레인 상의 코드번호가 불일치해 일어난 상황이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동연 장관은 “기재부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료 전부를 감사원에 보내서 전수 감사를 요청했다”며 “그 감사 결과를 보고 말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심재철 의원은 김동연 장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정관리가 허술하다는 것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기재부의 잘못을 왜 남의 탓으로 돌리느냐?”며 추궁을 이어갔다.

이에 김동연 장관은 “그렇지 않다”, “남의 탓으로 돌린 적 없다”고 맞받아치고 “의원님께서 본 방식으로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며 위법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김동연 장관은 “여러 가지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재정집행 실적 등을 발견한 경로와 의도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사법당국에서 밝힐 것이다”라면서 “올랩에 등재된 이백오십 건의 자료 중 심재철 의원실에서 접근할 수 있는 숫자는 91개이며 60%로 해당하는 150여 건은 열람할 권한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장관이 심재철 의원의 거듭되는 합법성 주장에 대해 “적법성 여부는 사법부에 판단할 것이다”고 답변하자 심재철 의원은 “클릭만 하면 들어갈 수 있도록 뻥 뚫렸다. 클릭만 하면 누구나 들어갈 수 있게 되어있다”고 되받아쳤다.

김 장관은 “과거 5년 동안 20회 접속한 보좌진들이 올해 7월부터 약 140회를 접속했으며 그중 비정상 접속이 70회였다”고 강조하며 위법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이에 심재철 의원은 “열려있으니까 접속했다”고 밝히고 “접속한 것을 가지고 범죄자로 몰고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인 후 경호처의 펍 이용 등을 열거한 뒤 “지침위반이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장관은 “전수조사를 했는데 일반 음식점이었다”고 해명하고 “시간대와 관계없이 업무 연관성이 입증되면 되는 것이다”며 단순히 특정업소를 말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는 답변과 함께 감사원 결과가 나온 후 판단할 일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심재철 의원은 김 장관을 향해 ▲을지훈련 기간(2017)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17.11.20) ▲영흥도 낚시어선 전복사고일(17.12.3일) ▲밀양세종병원 화재참사일(18.1.26), ▲포항 마린원 해병대 헬기추락사 순직 장병 영결식(18. 7. 23) 등을 일일이 열거하고 심야시간대 고급 LP바 이용, 심야 업추비 카드사용, 바 출입 등이 적절하냐고 몰아붙였다.

김동연 장관은 “감사 청구가 되어있다, 감사결과를 보자”면서도 “이렇게 한 건 한 건 말하는 자체가 정보를 비인가 지역으로 해놓은 이유다”며 “이렇게 말해 국민에게 오해를 사게 하는 것은 공직자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심재철 의원은 “디브레인 접속은 문제가 없는 합법적이었다”는 점을 중간마다 강조하고 업추비에 대한 업무연관성과 기재부의 관리부실을 지적하며 김 장관의 답변에 대응했다. 질문과 답변이 이어지는 동안 의원석에서는 “그만해”, “시원하다”, “잘했어” 등의 소리가 가끔 터져 나왔다.

반면 김동연 장관은 답변 중간마다 심재철 의원실이 불법으로 자료를 내려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불법으로 내려받은 백만여 건에 대한 자료를 빨리 돌려달라”는 요구를 반복했다. 그러나 심재철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끝내 답변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심재철 의원이 제기한 을지훈련 기간 등에 대한 의혹 제기에는 “사실과 다르다”, 식사(치킨 음료) 등, 일일이 해명한 바 있으며 심재철 의원과 기재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로를 맞고발 한 상태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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