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와 사무용 가구, 꼭 연말에 집중 구매해야 하나?

왜 12월이면 예산을 무더기로 집행할까?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예산을 다음연도 예산 확보를 위해 12월에 무더기로 예산을 집행하는 병폐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은 예산을 연말에 집중하여 집행하지 말라는 정부 지침에도 아량 곧 하지 않고 12월 한 달 사이에 전체 예산의 67%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창현 민주당 의원(오른쪽 사진)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근로복자공단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체 자산취득비 예산의 75%이상을 매년 4/4분기에 집중적으로 집행했고, 특히 12월 한 달 사이 전체 예산의 67%에 달하는 168억원을 사용해 비판을 받고 있다.

구매한 자산은 대부분 책상, 의자, 침대, 사무집기, PC, 사무용 가구 등으로 시급성이 있다고 보기에 힘든 항목들로 2017년의 경우, 12월 24일 사무용 가구와 파티션 386개를 사는데 7,400만원을 썼고, 28일에 또다시 사무용가구 150개를 5억 2,500만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2월 27일과 28일에는 책상 975개를 1억 2,400만원에, 30일에는 PC 497개를 5억 8천만원에 구매했다. 2015년 12월 17일에도 침대 212개를 사는데 5,500만원을 사용했고. 18일에는 어린이집 비품을 사는 데에만 6,500만원을 썼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도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은 자산취득비의 집행에 관해 ‘각 중앙관서의 장은 연간 집행계획을 수립하여 연말에 집행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연간 집행계획 수립 자체를 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위 규정에도 불구하고 매년 1~3분기에는 거의 예산을 집행하지 않았다.

신창현 의원은 24일 “정말 필요한 물품이었다면 연말이 아니라 연초에 구매하는 것이 상식적이고 타당하다”며 “예산이 연말에 집중 집행되거나 방만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철저한 수요조사와 함께 체계적인 예산집행계획을 수립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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