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고법 형사1부, 이명박 전 대통령 349일 만에 석방
  • 입력날짜 2019-03-06 16: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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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나, 국민적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
-바른미래당 “기뻐하지 마라!, 자택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민주평화당, “병이 죄를 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자유한국당 “김경수 지사 재판에 대해서도 잊지 말고 강조하기 바란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서
법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을 허가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6일(수)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지난달 신청했던 보석을 허가했다. 재판부는 충분한 항소심 방어권 등을 고려해 보석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당뇨 등 9가지 병에 시달리고 있고, 특히 수면무호흡증으로 돌연사 위험까지 있다고 주장하며 보석 허가를 주장해왔다. 반면 검찰은 재판부 변경이 보석을 허가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재판부가 보석을 허가함으로써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상태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349일 만에 석방되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각 당 대변인은 6일 논평을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보석 허가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먼저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오후 현안 서면 브리핑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이 조건부로 허가되었다”면서 “항간의 실소를 자아냈던 탈모, 수면무호흡증, 위염, 피부병 등의 질환을 보석의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고 에둘러 보석을 허가한 재판부를 비판했다.
국회 전경
국회 전경
이 대변인은 “다만 이명박 대통령 측이 1심 당시부터 무더기 증인신청 등으로 재판을 고의 지연시킨 바 있음에도 법원이 신속하게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밝히고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나, 이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며 거듭 재판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향후 재판 진행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정하고 단호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구속된 지 349일 만에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보석으로 석방된 것과 관련해 “기뻐하지 마라!”고 일침을 가하고 “자택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거주와 통신을 엄격히 제한’하는 조건부로 이 전 대통령의 보석청구를 법원이 인용한 것이다. 건강상의 문제를 든 병보석은 기각했다”며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제 이 전 대통령은 자택에서 재판을 준비하게 됐다”면서도 “구치소에서 석방됐다고 기뻐하지 마라!”고 일침을 가하고 “증거인멸은 꿈도 꾸지 마라”며 “법원의 허가 없이 자택에서 한 발짝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다스(DAS) 자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당사자다. 이 전 대통령은 미적대며 재판에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며 “법원은 앞으로의 재판 과정도 법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석 허가로 석방된 것과 관련 “이명박의 돌연사 위험은 제거되고 국민의 울화병 지수는 높아졌다”면서 “자택과 통신 제한이 붙은 조건부지만 이명박 석방이 국민에게 주는 충격은 작지 않다”고 주장했다.

문 대변인은 “병이 죄를 사할 수는 없는 일이다”고 강조하고 “대통령이란 자리를 이용해 국가를 수익모델로 이용한 범죄의 규모와 죄질도 최악이었다”면서 “현재까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정선 대변인은 “유전무죄를 넘어 유권 석방의 결과에 국민의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다만, 그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는 판사의 법리적 판단이었길 바라며 항소심 재판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시 법정 구속, 남은 형기를 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6일 오후(4시 29분) 정당 중 가장 늦게 발표한 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고령과 병환을 고려할 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전직 대통령의 병환에 대한 호소마저 조롱하는 민주당의 치졸함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대변인은 이어 “아울러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실망 운운하며 더욱 엄정하게 재판하라는 모습을 보며, 역시 법원 겁박도 서슴지 않는 무소불위 정당임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어떠한 정치적 고려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정하고 단호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라고 요청한 민주당에 대해 “부디 김경수 지사에 대한 재판에 대해서도 잊지 말고 다시 한 번 강조하기 바란다”고 민주당의 요청을 비판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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