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가 필요해요, 누굴 위한 인도인가요?
  • 입력날짜 2019-07-23 10: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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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 다른 사람은 다 동의했다는 데 왜 반대합니까?
-항의할 때마다 달라지는 기준, 주먹구구식 행정 아닙니까?
“코**디지털타워 관리소장이 처음에는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인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그러다 이 길로 통학하는 학생이 몇 명이나 되느냐 거의 없지 않느냐라고 반박하니까 이제는 1,000대 15로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며 거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이어요” 양평로22길 자영업자 임 모 씨(60대 초반)

“코**디지털타워 관계자들은 인도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로 인도가 없어서 차량이 빨리 다닌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사람 통행은 거의 없고 우리 자영업자들이 사업용으로 운행하는 자동차 때문이라면 인도 설치 대신 안전턱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고 하니까 막을 수 있으면 막아보라며 험한 말을 해요” 양평로22길 자영업자 전 모 씨(57세)


7월 11일(목) 오전 취재요청을 받고 본 기자가 현장에 도착하자 삼삼오오 모여든 자영업자들은 “보행자가 거의 없는 도로에 인도를 설치하려고 하는 것은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다”는 주장과 함께 그동안에 있었던 일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본지 취재결과 코**디지털타워 관계자가 해당 지역 유력 인사에게 인도(보행통로)를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고 민원을 받은 관계자의 노력?으로 영등포구청은 공사를 결정하고 업체 선정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업체로 선정된 옹*건설 회사는 7월 11일(목) 영등포구 양평동 5가 106번지와 107번 사이에 있는 폭 3m 10cm의 도로(동양아파트에서 당산초등학교 방향 일방통행 길)에 인도(보행통로) 설치공사를 7월 18일부터 7월 25일까지 진행한다는 안내문(A4용지 1장)을 해당 지역에 붙이고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영업자들의 반발을 전해 들은 지역구 구의원이 나서 코**디지털타워와 자영업자 간의 합의 후 공사를 진행하라는 중재안을 건설사가 받아드리면서 공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20cm의 인도와 2m 50cm 폭의 인도가 설치되면 사업용으로 운행하는 차량이 공장으로 자유롭게 들어가고 나올 수 없어 생계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는 주장과 함께 “주차공간이 사라져 먼 곳에 차를 세워두었다가 물건을 싣기 위해서는 다시 끌고 와야 하는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관계 공무원의 오락가락 행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자영업자들은 “인도 설치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현장을 방문한 공무원은 폭은 2m 50cm, 높이(턱)는 20cm로 인도를 설치한다고 통보형식으로 알려왔다”라고 주장하고 이후 자신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인도 폭은 2m 50cm에서 1m 50cm로 또다시 1m 20cm로 변경하는가 하면, 턱의 높이도 20cm에서 15cm, 다시 5cm로 낮추어 공사를 진행하겠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므로 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보다시피 이 골목을 이용하는 사람이 없지 않냐”라고 되묻고 “이 길은 코**디지털타워 직원 몇 명이 출퇴근할 때와 점심시간에 이용하는 것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건물 앞에 인도가 설치된 도로가 있는데 그곳을 이용하면 되지 왜 이곳(후문)까지 구민의 세금을 드려 인도를 만들어 달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고, 또 만들어 주겠다는 사람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항의할 때마다 기준이 달라지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있느냐”라며 “전형적인 주먹구구식 행정이다”라고 지적했다.

양평2동을 지역구로 활동하고 있는 두 구의원의 의견을 들었다. A 의원은 “양쪽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음으로 도로이용자와 자영업자들의 차량이 자유롭게 들고 날 수 있는지 등을 조사한 후 그 데이터를 놓고 양쪽이 협의해서 인도 설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밝혔다.

B 의원은 “사람이 먼저다. 인도는 설치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면서도 “인도 설치 시 문제가 될 수 있는 인도 턱 높이 조정, 자영업자들의 주차문제 등을 양쪽이 원만하게 합의해 공사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한 자영업자는 “건물주인으로부터 다른 사람들은 다 동의했다는데 왜 당신만 반대하느냐” 며 “찬성을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21일 오전 본지에 알려왔다.

코**디지털타워가 있는 당산초등학교 건너편에서 시작되어 동양아파트까지 길이 117m(대략), 폭 3m 20cm의 도로에 인도가 설치될지, 설치된다면 어떤 모습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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