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결국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것이다”
  • 입력날짜 2019-08-30 1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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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방송 노동을... 방송 구조조정 반대한다!”
“방송 노동을 고민하지 않는 공영방송사의 방송 구조조정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8월 30일 오전 발표한 논평을 통해 “최근 미디어 환경의 변화와 수익 악화를 이유로 조금씩 구조조정을 말하는 방송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영방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아래 노동인권센터)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 지상파가 지니고 있던 지위는 이전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방송사의 변화 역시 피할 수 없는 움직임이다”면서도 “현재 방송사들이 진행하는 구조조정은 방송 제작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공평하게 책임을 분담하는 형태가 아니라, 방송 제작 환경에서 철저히 약자의 위치에 놓여 있는 방송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KBS는 비상경영계획에 순천, 목포 등 7개 지역국의 핵심 기능을 광역거점으로 이전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어 해당 방송국을 거점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던 방송 노동자들의 항의가 점차 거세게 일고 있다.

노동인권센터는 “KBS, MBC, EBS는 모두 ‘공영방송’이다”고 지적하고 “철저히 광고 수익과 시청률이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민영방송과 달리 공영방송은 소중한 전파를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목적으로 활용하여 사회 전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인권센터는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의 공영방송사는 이러한 측면이 미흡했다. 또한 공영방송사들은 제작비 절감에만 신경 쓰고 방송 노동자의 인권과 노동 환경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동안 방기하는 등 방송 노동의 차원에서도 공공성을 추구하는 방식을 고민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노동인권센터는 “지난 6월 지상파 방송사 3사(KBS, MBC, SBS)는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그리고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와 함께 ‘지상파 방송 드라마 제작환경 가이드라인 기본사항’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상파의 공영방송사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점차 일방적으로 방송사의 이익만을 생각한 움직임이 점차 강해지는 가운데, 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제대로 지켜질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은 조금씩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동인권센터는 “방송은 절대 방송사 경영진의 손으로만 탄생하지 않는다”며 “열악한 제작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작품을 만들어 온 방송 노동자의 힘이 함께 있었기에 매일 매일 한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노동인권센터는 “방송 노동을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인 구조조정은 결국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것이다. 방송사들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넘어, 방송 노동자를 비롯해 방송을 제작하는 모든 이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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