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으로 구매한 미술작품 대여, 71,9%가 공공기관에 편중
  • 입력날짜 2019-10-07 07: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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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의원 “공공기관⦁기업에 대여된 작품 일반 국민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은행이 세금으로 구매한 미술작품 대부분을 공공기관에 대여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한다는 취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은행은 최근 8년간 142억 원을 들여 대여사업을 위해 작품을 구매해 보유 작품 수는 늘어가고 있다. 그러나 누적 대여작품 수 16,642점 중 71.9%가 공공기관으로 대여해 주고 있으나 지역 재단과 문화기관에는 4,584점(27.5%)을 대여해 주는 데 그쳤다. 세금으로 구매한 미술작품이 원래의 목적과 취지에 맞지 않게 대여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영주 의원이 국립현대미술관으로부터 ‘미술 은행 작품 대여 현황’을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이 나타났다.

2005년 설립된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은행은 매년 미술품의 구매와 대여, 전시 활동 등을 통한 미술문화 발전 도모와 국내 미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미술품 대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 중인 미술 은행과 문체부 산하 기관인 정부 미술 은행은 국가 예산으로 미술품을 사들인 뒤 이를 외부에 대여·전시하고 있다. 다만 정부 미술 은행은 국가기관에만 대여·전시하는 데 반해, 미술 은행은 민간에도 작품을 빌려준다.

미술 은행의 작품 구입 예산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9억 5천만 원이 쓰이고 있으며, 보유 작품은 2012년 2,557점에서 2016년 3천 점을 넘어서 올해 9월 현재 3,736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매년 대여된 작품(누적) 수도 2012년 1,362점에서 지난해에는 2,889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미 정부 미술 은행이 공공기관에만 미술품을 대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 은행도 공공기관에 편중돼 대여하고 있는데, 대해 국민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한다는 취지에 못 미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2012~2019년 기간 중 대여(누적) 작품 수 16,642점 중 11,948점이 공공기관에 대여됐으나, 일반 국민이 볼 수 있도록 지방에 기획전시 목적으로 문화재단 및 지역 미술관 등 문화기관에 대여된 작품은 총 4,584점으로 27.5%, 기업에 대여된 작품은 110점으로 전체의 0.6%에 그쳤다.

김영주 의원은 “정부 부처 등 공공기관이나 기업에 대여된 작품은 일반 국민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민 세금으로 구매한 미술품을 국민이 감상하지 못하는 형국이다”라며 “지역 문화재단이나 지역 미술관에 대한 대여 비중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강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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