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걸으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당한 근육”
뉴스에서건 신문에서건 백세시대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살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까가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도 내 발로 내가 가고 싶은 곳을 다닐 수 있는 독립성 및 자유성은 흔히 말하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듯 병원에 재활의학과를 찾아오는 많은 환자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도 비슷하다. “선생님 잘 걷고 싶어요.”, “선생님 좀 오랫동안 걷고 싶어요.” 많은 이의 바람대로 아프지 않고 바른 자세로 오랫동안 걸으려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적당한 근육이다. 우리 몸의 근육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내장을 움직이는 내장근, 심장을 움직이는 심장근, 관절을 움직이는 골격근으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내장근과 심장근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불수의근이고 골격근만이 우리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수의근이다. 이런 골격근을 키우는 것이 잘 걷기 위한 첫걸음이다. 아쉽게도 이런 골격근들은 저장이 되지 않고 일정 나이 이후부터는 오히려 감소한다. 근력의 점진적인 감소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하지는 10년마다 14~16%, 상지는 10년마다 여자는 2%, 남자는 12% 정도 감소세를 보인다. 요새 의학계에 이러한 근 감소증(sarcopenia)이 하나의 학문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데 근 감소증이란 앞서 말한 것처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근육량과 근력이 동시에 감소하게 되는 것을 의미하며 조직학적으로는 근세포가 감소하게 되며 근세포 내의 단백질 감소를 의미하게 된다. 근 감소증 자체의 문제보다는 이로 인해 보행 및 일상생활 수행 시 독립성을 떨어트리게 되며 낙상 및 다양한 동반 질환 등 이차적인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연구로는 근 감소증을 늦추려면 적당한 단백질 섭취 및 적정한 운동량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는 정상 성인에서 적정 단백질 섭취 권장량(0.8/kg/일)을 섭취하는 것이 권유된다. 우리나라 국민 영양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남자, 여자에서 한국인 섭취 기준 미만으로 섭취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단백질 부족 상태에서는 운동을 하더라도 근육량을 증가시키기 어렵게 된다. 단백질 섭취는 충분하더라도 운동량이 적으면 이 또한 근육 양을 증가시키기 힘들다. 아무리 젊었을 적 보디빌더 못지않은 몸이었더라도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으면 운동을 안 한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게 된다. 근육은 자주 써야 오래간다. 그럼 걷긴 하는데 조금만 걸어도 피곤함을 느끼는 원인은 뭐가 있을까? 혈관이나 관절 문제 등 기저질환이 딱히 없는데도 불구하고 보행 시 피로를 호소하는 이유 중 대부분은 앞서 말한 보행과 관련된 근육들이 약해져서이다. 또한, 나쁜 자세로 걷다 보니 정상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피로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노화에 따라 자세도 변하게 되는데 전형적으로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되고 흉추 후만 및 요추 전만이 감소한 상태로 걷게 되며 골반이 넓어지고 대퇴 경부와 골간의 각도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균형감각 저하도 동반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무게중심이 천추 체 앞쪽으로 이동하게 되어 지팡이 등의 보조도구가 필요하게 될 수 있게 되며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어 피로함을 금방 느끼게 된다. 이런 노화의 과정들이 일어나며 생리적 기능이 감소하더라도 순수하게 노화 과정 자체만이 아니라 활동량의 감소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운동을 하면 생리적 나이를 줄일 수 있다. 운동을 통해 근력 및 유연성, 관절 가동범위를 증진할 수 있다. 그럼 우리가 잘 걷기 위해 훈련해야 하는 근육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크게 복근, 등근, 둔근, 하지근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여러 근육이 작용하지만 큰 근육들 위주로 훈련하는 것이 좋다. 복근이 약해지면 아랫배 비만과 더불어 배를 내미는 자세로 걷게 될 수 있고 등근이 약해지면 흔히 말하는 새우등이 될 수 있다. 둔근이 약해지면 걸을 때 뒤뚱거릴 수 있고 만성 요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하지근이 약해지면 만성 무릎 통증 및 걸음이 느려질 수 있다. 위 근육들을 적당한 강도로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벼운 걷기 운동 등의 유산소 운동과 저항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저항 운동강도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강도의 60% 정도로 1세트당 8~12회 반복으로 총 3세트 시행하며 세트 사이에 1~2분 휴식을 하도록 한다. 무리하게 되면 근골격계 이상이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운동 효과를 높이려면 아래의 원칙을 지켜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첫째, 운동 전후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기. 둘째, 매일매일 꾸준히 하기. 셋째, 동작을 정확히 천천히 하기. 넷째 훈련 시 집중하여서 하기. 다섯째 운동은 통증이 생기지 않을 정도만 무리하지 않게 하기. 마지막으로, 만약 통증이나 이상 증상 혹은 기저질환이 있다면 미리 의사와 상의해서 운동의 강도와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해지려면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오늘부터 건강하게 걷기 위한 근육 훈련을 시작해보자. 몇 개월 뒤에는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영등포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약 력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중앙대학교 재활의학과 석사 -대한 재활의학과학회 정회원 -대한 뇌신경 재활의학과학회 정회원 -대한 신경근골격 초음파학회 정회원 전 문 분 야 -뇌졸중재활 , 척추손상 재활 -수술 후 재활 -근골격계 (어깨,무릎)재활 -통증, 운동처방 -자세교정, 근전도 검사, 말초신경
김수정(영등포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
포토뉴스
HOT 많이 본 뉴스
칼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