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단체협약서에 인사·운영 참여 조항 신설

상식을 뛰어넘는 일이 서울시 산하 출자·출연기관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흔히 기관의 대표이사라 하면 권한 그 기관의 인사권과 운영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상식이다.

17일 제295회 서울시의회 정례회가 열린 가운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기재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의원이 서울시향 대표(대표이사 강은경)로부터 당면 현안 보고를 받고 서울시향 노조의 인사권과 운영권을 명시한 2019년 단체협약서의 오류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

박기재 의원은 “10대 서울시의회 상반기 마지막 정례회임을 고려할 때 많은 기관 가운데 특정 기관 한곳을 대상으로 업무 현안에 대해 질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서울시향의 단체교섭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날 회의장에 나온 서울시향 대표에게 위원회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은 서울시향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의 불출석에 대해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서울시의회를 무시하는 심각한 처사라고 질타”하고 시향 단체협약서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박기재 의원은 “서울시향이 2019년 단체협약서에서 제6장 37조(시향의 인사위원회에서 노사 동수로 구성하는 것에서 나아가 이사회에도 노조가 참가하는 내용)와 39조(노사합의로 인사 절차에서 노동조합의 의견 반영 수용) 조항이 부적절하다는 법무법인의 조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원안대로 이를 처리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의 이런 지적에 대해 회의에 참석한 서울시향을 감독하는 서울시 공기업 담당관과 문화정책과장 등도 “경영권과 인사권은 대표이사의 권한이며 서울시향의 2019년 단체협약서의 해당 조항은 출자·출연에 관한 조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시향 대표는 “연신 송구하다”라는 표현만 반복할 뿐 문제의 명확한 해결 방안과 대책에 대해선 회의가 종료될 때까지 입을 다물었다. 박기재 의원은 “시향 대표는 매번 의원들의 지적에 실수나 잘못된 점을 대충 가리고 은근슬쩍 넘어가고자 하는데 이는 큰 착각이며 시의회 차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교진 공감기자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