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약자편에 섰던 국무총리 지명자 장애인 단체부터 돌아봐야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하 김용준 위원장)이 꾸려지는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었다. 박근혜 당선인이 김용준 위원장을 총리 후보로 지명한 이유를 "국무총리 지명자가 살아오신 길을 보면 늘 약자 편에 서서 어렵고 힘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계속해서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세우고 무너져 내린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김용준 위원장은 자신의 신체장애를 넘어서는 등 타의 모범이 되었다. 그리고 박정희 군부독재가 들어설 당시 소신이 있는 판결과 헌재소장 재직 당시 국민기본권 침해에 대한 다양한 제한들을 철폐하는 등 법조인으로서 곧은 모습을 보여줬었다.

이를 볼 때 박근혜 당선인이 총리 지명의 이유로 든 말들은 일견 옳다. 하지만 인수위원회 수장으로서 그렇지 꼭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근혜 당선인의 말처럼 ‘늘 약자 편에 서서’ 인수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 운영을 함에 있어서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나의 예로,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인들의 접근을 어렵도록 한 것을 들 수 있다. 현재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는 보는데 어려움이 있는 시각장애인이나 듣는데 어려움이 있는 청각장애인은 물론 키보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상지장애인들이 이용을 하는데 어렵게 만들어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의 다양한 정보에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을 못하는 것은 물론 국민행복안전센터에 제안을 하거나 대통령 취임식 신청 코너에 참여 신청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일부에서는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접근이 안 되는 것을 가지고 왜 그렇게 난리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테다.

인수위원회 홈페이지는 국민이면 누구나 쉽게 해당 정보나 자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정보통신 강국인 나라에서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접근에 어려운 계층이 생기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현재 장애인의 정보접근 정도는 비장애인과 20%의 격차를 보이는 등 열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정보격차는 그 상태를 넘어 장애인의 삶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수위원회 홈페이지에 장애인의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앞장서야 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위원회는 장애인의 접근을 무시하고 지나갔다. 그 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이가 바로 장애인 당사자인 김용준 위원장이다. 우리 단체는 이러한 상황을 묵과할 수 없어 2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인수위원회를 차별 진정 하였다.

우리 단체의 차별 진정도 그렇지만 박근혜 당선인의 말처럼 김용준 위원장이 ‘약자 편에 서서’ 인수위원회를 이끌고 있고, “사회적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인수위원회 홈페이지 접근 환경부터 바꾸어야 한다.

또한 새로 들어설 정부에서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 격차를 보이고 있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를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가 인수위원회 단계에서 부터 깊이 고민하도록 하여야만 할 것이다.



김철환 실장은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소속입니다.

김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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