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 입력날짜 2013-01-25 06: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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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선수들 합숙속 직접 찾아가 보니...'회장 오던날 전복죽이 전부!'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조직위원장 나경원)’ 한국대표선수들은 4주간의 합숙훈련을 지난 18일 마쳤다.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 일대에서 영하15도의 한파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몰두하고 있는 선수들과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4주동안 단 한번 간식 지급돼
점심식사를 하는 선수들을 따라 식당으로 들어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선수들에게는 식사 외 일체의 간식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수의 식사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오뎅국에 햄 몇 조각, 미열줄기, 김치가 이날 식사의 전부였다. 간식을 대신한 핫도그는 기름이 범벅이 된채 튀겨 놓은지 오래되어 기자가 씹기에도 딱딱해 쉽지 않았다. 그동안 지급된 간식은 4주 동안 회장이 다녀간 날 준 전복죽 한번이 고작이었다.

알파인 스키 오충환 감독은 “모두 신경써주고 배려해주는 것에 감사한다. 그러나 일반인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좀 더 세세한 부분에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말했다.

선수 끌어안고 엉엉 울며 경기장 내려온 감독

알파인스키 선수들은 오전에 이미 연습을 마치고 내려와 짐을 꾸리고 있었다. 일반인들이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일찍감치 자리를 비워준 것 같은 씁쓸함이 남았다. 많은 언론사들이 촬영을 위해 내려왔지만 알파인스키 훈련은 이미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장 사정이 그럴 수 없었다.

오 감독은 “직접 기문을 꽂고 다니며 선수 살피랴 경기장 마련하랴 정신이 없다. 적어도 자원봉사자들만이라도 충분하다면 잠시 숨이라도 돌릴텐데 턱없이 봉사자가 부족해 직접 이리 뛰고 저리 뛸 수밖에 없다. 대회는 며칠 안 남았는데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선수들을 끌어안고 엉엉 울다 내려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한국대표선수를 다섯 번이나 짐싸게 해
2주씩 2차에 걸쳐 4주동안 합숙훈련을 하는 동안 한국대표선수들은 다섯번이나 반복하며 숙소를 옮겨 다녀야 했다. 훈련을 하고 체력을 보강해야 할 한국대표선수들이지만 그럴 여유는 주어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물건조차 구분하기 힘들어 하는 지적장애 선수들에게 숙소를 수시로 옮겨야 하는 것은 그 짐을 일일이 챙겨 데리고 이동해야 하는 감독도 코치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감독과 코치, 선수 그 누구도 불평 한마디 없었다.

기자의 눈에 유달리 새로운 가방이 통일돼 있어 확인해 보니 전날 지급된 여행용 가방이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지급된 것은 선수복과 가방, 임대 장비는 너덜너덜한 헬멧과 낡은 스키.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남는다. 그나마 선수들에게는 스키복이라도 지급됐지만 정작 지도하는 감독과 코치에게는 그나마도 지급되지 않았다.

오 감독은 “무엇보다 선수들의 안전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자원봉사자도 부족해 선수들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따뜻한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오 감독은 계속해서 “선수들 안전이 최고다. 마음도 몸도 다치는 일이 없기만을 바랄 뿐이다”고 강조했다.

모든 감독이 한결 같이 외치는 말은 모두 안전이다. 선수들의 부상이 없기만을 바란다. 다쳐서는 절대 안 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팀 닥터도 없고 보험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나 감독, 코치, 자원봉사자 그 어느 누구도 보험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선수들의 대우는 박했다. 감독과 코치의 대우는 말할 것도 없었다. 보이는 곳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스폐셜올림픽 정신에 입각한 선수들의 배려가 필요하다.

신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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