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가상과 현실 넘나드는 ‘헤리티지 메타버스’ 구축
국가기관 ‘군기시(軍器寺)’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철거돼 자취를 잃은 지 한 세기만에 오는 9월 디지털 기술로 복원된다.
세계 최초의 로켓 무기인 ‘신기전’을 비롯해 조선시대 군수물자 제조를 담당했던 군기시는 조선 건국과 함께 설치된 관청이다. ‘군기시(軍器寺)’는 조선 초 태종‧세조가 조직을 구축하고, 문종‧세조 때 무기 개발에 나서 중종‧선조 때는 군기시에서 만든 무기가 전술적으로 활용됐다. 임진왜란 이후엔 신무기를 도입하는 등 500여 년간 활약했다. 지금의 서울시청(본청)과 무교동 일대에 방대한 규모로 존재했으나 1884년(고종 21년)에 폐지되면서 기능을 잃었고,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흔적이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가 문화재청·금파재단·제일기획과 군기시의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한 ‘군기시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청 지하 ‘군기시 유적전시실’에 터만 남아있는 5채 건물을 디지털로 재현하고, XR(확장현실)‧VR(가상현실) 등 기술을 적용해 군기시 내‧외부와 군기시에서 제작된 무기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실감형 역사교육 콘텐츠를 개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디지털 복원‧재현 작업에 앞서 16일 오후 서울시청 본청 대회의실에서 ‘조선시대 군기시 제도와 운영-헤리티지 메타버스 플랫폼 구현 및 역사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학술포럼’을 개최했다. 관련 역사‧건축‧무기 전문가 등이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군기시’에 대해 종합적으로 연구‧고찰하는 자리이자, ‘군기시’를 단일 주제로 한 국내 최초의 학술포럼이다. 시는 이번 포럼에서 논의된 연구내용을 군기시 복원의 기초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포럼에서는 역사학자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군기시에 대해 6개 분야별(▲조직과 관리 ▲재정과 운영 ▲화기 제조‧관리 ▲냉병기 제조‧관리 ▲건물과 활용 공간 ▲군복 제작과 운영 등)로 발표하고 이어 토론을 진행했다. ▲문광균 연구원(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군기시의 인원과 조직체계’ ▲임성수 교수(평택대)가 ‘군기시의 재정과 운영’ ▲이왕무 교수(경기대)가 ‘군기시의 화약병기 제조와 관리’ ▲김우진 교수(단국대)가 ‘군기시의 냉병기(화약의 힘을 이용하지 않는 병기) 제조와 관리’ ▲김왕직 교수(명지대)는 ‘군기시의 건축복원’ ▲박가영 교수(숭의여대)가 ‘조선시대 군기시 인물들의 복식’을 각각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 발표자로 참여한 경기대 이왕무 교수는 “조선 전기 북방의 여진족 정벌, 남방의 왜구 소탕, 임진왜란 시 육전과 수전의 승리 등을 필두로, 대내외 위기 상황 시 동원되던 무기를 제작 보급하는 기관이자 세종(世宗)대 과학기술의 원천은 군기시였다”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군기시에서 제작한 신기전(神機箭)에서 화약을 이용해 다연장 로켓을 발사하는 기술은 하이테크 정보로서 조선왕조의 과학 수준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군기시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경주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전 세계 주요 국가에는 전시 중심의 박물관과는 별도로 무기 제조장 또는 무기고가 문화재로 보존 활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최 국장은 이어 “이번 학술포럼을 기반으로 추진되는 군기시 디지털 복원 프로젝트와 헤리티지 메타버스가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체험하는 의미 있는 서울의 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
포토뉴스
HOT 많이 본 뉴스
칼럼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