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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 모아 하루에 버는 돈은 400원 -100세 시대,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
파지 줍는 어르신들에게도 빈부의 격차가 있다. 어떤 사람은 하루에 칠팔천원 또 다른 사람은 400원의 수입을 얻는다. 영등포구 지역 내 파지 줍는 어르신은 영등포동 15명을 포함해 118명에 이른다. (2월 29일 기준)
3월 20일 아침, 국회대로 앞에 파지가 실린 리어카를 세워놓고 한 건물 앞에 있는 종이 상자를 툭툭 건드리는 파지 줍는 어르신(칠십이 넘었다. 성은 김 씨다고 밝힌)을 만나 하루 수입을 묻자 “하루에 두 번씩 고물상에 들려 파지를 판다. 하루에 칠팔천 원이면 운이 좋은 날이다”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요즘, 각 자치단체에서는 100세 시대를 준비한다며 많은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렇다며 정말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은 어떨까? 3월 6일 오후, 자전거에 파지를 가득 실은 한 어르신이 힘겹게 자전거를 끌고 한 고물상에 들어섰다. 아슬아슬하게 실린 파지에 끈을 묶어 한 묶음의 파지를 더 달고 고물상을 들어서는 어르신의 모습은 위태로움 그 자체다. 파지를 싣고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는 자전거를 발견한 동네 주민이 쏟아져 내리려는 파지를 잡기 위해 급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결국, 자전거에 실려있던 파지 일부는 바닥으로 쏟아져 내렸다.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극한 삶의 현장이다. 이날 또 다른 시간, 유모차에 파지를 싣고 국회대로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인식하지 못한 체 역방향으로 이동 중인 한 어르신을 발견했다. 차량을 보낸 뒤 어르신에게 연세와 파지를 줍게 된 계기를 물었다. 어르신은 “나이? 80 넘었어, 하루에 두 번 정도 파지를 모아서 고물상에 팔면 400원 정도를 벌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400원이면 돈이 적지 않느냐고 다시 묻자 “킬로 수가 안 나와도 고물상 주인이 돈을 준다”라며 “고마운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3남매를 두었다”는 어르신은 “아이들이 생활에 도움을 주지 않아 이 일을 한다”라며 “한 달 내내 파지를 모아서 팔아도 몇만 원을 벌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큰길을 피해 다니라는 당부에 “큰길로 다녀야 짐을 끌고 다니기 쉽다”라며 몸을 일으킨 어르신은 파지가 실린 유모차를 끌고 역방향 그대로 다시 이동한다. 교통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다. 각 자치단체가 100세 시대를 준비한다며 쏟아내는 많은 정책이 눈에 보이는 복지, 생색내는 복지 정책이 아닌, 정말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복지 사각지대를 일부라도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이길 바란다. 지역사회 역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영등포시대 108호(2020년 3월 24일 발행 배포)-1면
박강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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