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길 시의원 “공사는 입찰자평가 시스템 시급히 도입해야!”
  • 입력날짜 2023-03-08 15:10:49
    • 기사보내기 
서울교통공사, 전동차를 제때 받지 못하고 5,277억원 집행
서울교통공사가 D등급의 전동차 교체를 위해 신규 전동차를 구매하면서 전동차는 제때 받지 못하고 구매비용은 서울시의 예산으로 꼬박꼬박 집행하며 지연배상금을 부과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물량 전량을 기한 내 납품하지 못한 업체가 다음 사업 수주에 성공했고 또 추가 지연이 발생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지하철 1~8호선 전체 전동차 3,613칸 중 35.6%에 달하는 1,286칸은 교체나 개량이 시급한 성능평가 D등급이다. 이에 서울시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노후 전동차 현대화를 위해 1조8,653억원 규모의 신규 전동차 구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발주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기한이 도래한 582칸 중 382칸을 제때 받지 못했고 이 중 일부는 최장 677일까지 지연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전동차를 제때 받지 못하고 막대한 지연배상금만 부과 중이다.
▲김종길 시의원  Ⓒ김종길 의원실
▲김종길 시의원 Ⓒ김종길 의원실
김종길 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아래 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하나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김종길 의원은 “3~5차 사업에 걸쳐 최장 677일에 달하는 지연사태와 막대한 지연배상금을 부과받은 업체가 6~7차 사업도 수주에 재차 성공하면서 향후 연쇄적인 도미노 지연이 불가피하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3차 사업 물량의 전량을 기한 내 납품하지 못한 다원시스는 5차 사업 수주에 성공했고 현재 50칸에 대한 추가 지연이 발생 중이다. (23년 1월 31일 기준)

3차 사업 2·3호선 196칸을 1,549억원에 수주한 다원시스의 경우 수주 물량의 전량에 해당하는 납품 지연이 발생했으며, 지연 일수는 202~677일이었다. 4차 사업 5·7호선 336칸을 3,731억원에 수주한 우진산전의 경우 136칸에 대하여 345~568일의 납품 지연이 발생했다.

업체들의 납품 지연과는 별개로 서울시의 예산은 꼬박꼬박 집행되고 있다. 물량 전체에서 지연이 발생한 3차 사업의 경우 1,564억원의 예산 중 1,504억원이 이미 집행이 완료되었고, 4차 사업(3,879억원)과 5차 사업(2,697억원)도 각각 2,905억원, 868억원이 지급됐다.

김종길 의원은 “아직 한 대도 납품받지 못한 6~7차 사업도 각각 예산의 46.4%, 29.6%가 이미 집행된 상황이다”라며 “이러한 상습적인 납품 지연사태의 원인은 생산능력에 비해 무리하게 많은 물량을 수주한 업체와 적절한 평가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 탁상행정을 벌인 공사의 합작품이다”라고 지적했다.
 
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6차 사업까지 납품 지연에 대한 평가 기준은 없었으며, 기준이 신설된 7차 사업도 이행 지연으로 인한 감점 요인은 최대 –2점(지체 일수 240일 이상)에 불과했다.

실제로 7차 사업 입찰에 참여한 다원시스, 우진산전, 현대로템의 기술평가 점수는 91.46점, 92.36점, 92.4점으로 ‘2단계 규격·가격 분리 동시 입찰제’ 취지는 퇴색되고 사실상 최저가 입찰제와 다를 바 없이 진행됐다.

김종길 의원은 “돌려막기 덤핑 수주 경쟁의 최종 피해는 결국 노후한 전동차를 타고 출·퇴근해야 하는 1,000만 서울시민에게 돌아간다”라며 “공사는 입찰자의 연간 생산능력, 전체 납품 지연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강열 기자
<저작권자 ⓒ 영등포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