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쪽방촌, 쿨링포그 설치만으로도 기온 최소 1도 이상 낮출 수 있어
  • 입력날짜 2025-08-04 08: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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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언론 기후 보도 기획취재-3] 쿨링포그 설치, 그래도 저나마라도 VS 빨래도 잘 마르지 않고... 불편”
지역 언론 기후 보도 기획취재 쪽방촌 1편에 이어 기후 위기 영향에 민감한 주거 취약계층(쪽방촌 거주자)을 위한 서울시의 대책과 그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한다.
 
지역 언론 기후 보도 기획취재 쪽방촌 1편에 이어 기후 위기 영향에 민감한 주거 취약계층(쪽방촌 거주자)을 위한 서울시의 대책과 그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해 보도한다.

지역 언론 기후 보도 취재 지원 사업에 선정된 영등포시대는 한여름의 중심으로 접어든 7월 9일과 11일, 주택밀집도가 높은 쪽방촌 96길(쿨링포그 설치구간)과 미설치 구간인 100길의 지표면 온도와 지상의 기온을 3회에 걸쳐 같은 장소, 같은 시간(오후 1시 30분)에 측정해 두 곳의 온도·기온 차이를 알아봤다.

또 기후 위기 영향에 민감한 주거 취약계층(쪽방촌 거주자)을 위한 서울시의 대책과 그 효과에 대해 집중적으로 취재했다.

7월 9일과 11일 2회에 걸쳐 쪽방촌 내 각기 다른 골목에서 같은 시간대에 온도와 기온을 측정한 결과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는 골목과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골목 기온은 2.8도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기온 측정은 녹색전환연구소의 자문을 얻어 비접촉식 적외선 온도계를 사용했고, 지표면 온도 측정은 지표 바로 위 0~5cm 위치에, 기온은 지상 1.5m에서 측정했다.

온도·기온 측정은 2인 1조로 진행되었으며 쪽방촌 두 곳은 영등포시대 관계자, 권순갑 프란치스코(72) 사랑의 급식소 토마스의 집 자원봉사자, 김재휘 서울 청년센터 영등포센터장, 서현철 한국메이커스협동조합 이사가 참여했다.
 
먼저, 7월 9일 13시 30분,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는 쪽방촌 96길 골목 안 지표면(바닥)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1차 51.1도, 2차 51.5도, 3차 51.5) 3회 평균 51.3도, 지상 기온은(1차 38.2도, 2차 37.3도, 3차 38.0도) 3회 평균 37.8도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쪽방촌 내 다른 장소인 100길의 지표면은(1차 53.1도, 2차 50.0도, 3차 53.9도)은 3회 평균 52.33도, 지상 기온은(1차 39.5도 2차 41.3도 3차 41.0도) 40.6도를 기록해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는 96길과 비교하면 지표면 온도는 1도, 지상 기온은 2.8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7월 11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측정한 쪽방촌 96길의 지표면 온도는(1차 51.3도, 2차 52.1도 3차 51.6도) 3회 평균 51.66도, 지상 기온은(1차 37.4도, 2차 37.7도, 3차 38.3도) 3회 평균기온은 37.8도로 측정됐다.

100길의 지표면 온도는(1차 56.7도, 2차 57.1도, 3차 57.8도) 3회 평균 57.2도를 나타냈으며 지상의 3회(1차 39.9도, 2차 39.6도, 3차 39.2도) 평균기온은 39.56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7월 9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36.0도, 평균기온은 31.9도를 나타냈으며 11일 최고기온은 36.1도, 평균기온은 30.2도를 기록했다.

영등포시대가 기온·온도를 측정한 9일 13시 30분 영등포구 기온은 35.5도, 11일 13시 30분 기온은 34.4도로 쪽방촌 기온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다.

이날 진행한 측정 결과 역시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는 쪽방촌 96길이 쿨링포그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100길과 비교해 지표면 5.54도, 지상 1.76도가 낮은 것으로 측정돼 쿨링포그 설치만으로도 기온을 최소 1도 이상 낮출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쿨링포그 설치 운영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본지의 취재에 관심을 보이며 모여든 5명 중 3명은 “그래도 저나마라도 있어서 좋다”라고 찬성인 데 반해 2명은 “저것(쿨링포그) 때문에 빨래도 잘 마르지 않고... 불편하다”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이름과 나이는 밝히지 않고 김 씨, 이 씨 등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본지 취재 결과 쪽방촌은 잘 알려진 대로 초기에는 절대다수의 건물이 법에 따라 건축되었지만, 지금은 40년 이상 된 노후 불량상태로 내외장재는 물론 방수도, 콘크리트도 많이 삭았다. 천장에서 물이 새고 바닥이 꺼진 건물은 다반사로 오히려 제대로 된 건물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또 길게 늘어진 단층 건물 안의 양쪽으로 길게 늘어진 아주 좁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환기창 없는 방도 적지 않았다.

이런 건물 구조는 2025년 7월 35도에 육박한 열기를 막아주기엔 턱없고, 겨울철 냉기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인 것은 자명해 보인다.

특히 2025년 7월처럼 열흘씩 열대야가 이어지고 최고기온이 38.5도(광진구 7월 29일)를 넘나드는 이상기후가 상시화하면 쪽방 주민 등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 살아가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기후 복지 확대가 절실하다.
 
본지의 추가 취재 결과 서울시는 기후 영향에 민감한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대책으로 ▲건물 외벽에 쿨링포그(냉무장치) ▲공용에어컨, 밤더위(추위)대피소 ▲무더위쉼터 조성 ▲에너지바우처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대책의 효과를 살펴보면 먼저 쪽방촌 골목에 설치된(250m) 쿨링포그는 공기 중의 열기를 식히고, 지열을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 공용에어컨은 냉기를 여러 세대가 공유하는 개념으로, 폭염경보에 온기를 저감하고 있다. (온도 측정 비교 결과)

또 밤더위대피소는 쪽방 지역 인근 민간 목욕탕과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주민들이 저녁을 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역시 주민들에게 만족도가 높았다. 무더위쉼터 역시 주민들에게 사랑받은 장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바우처는 기후 복지와 관련 제도로, 일정 금액을 적립해 주고, 전기 등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계절인 여름과 겨울에 발생한 요금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역시 에너지 취약계층에게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영등포시대는 쪽방촌 집중 취재를 통해 기후 위기 취약계층인 쪽방촌 주민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최고의 기후 복지는 안전을 담보한 최저 주거 공간 (14㎡-4.24평)이 보장된 주택공급이라는 결론을 얻고 이를 조속히 시행할 것을 정부와 지자체에 촉구한다.

‘녹색전환연구소와 리영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지역 언론 기후 보도 기획취재, 쪽방촌 편(3)에서는 ‘쪽방촌은 지금 임시 이주시설로 이주 중’을 보도한다.

박강열/김정현/김수현 기자/배옥숙/김수경/장심형 공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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