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랍 500여일, 제미니호 선원 가족들은...
  • 입력날짜 2012-10-09 06:08:07 | 수정날짜 2012-10-09 11: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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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케냐 해상에서 싱가포르 선적 ‘제미니호’에 승선했던 우리나라 선원 4명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지 500일이 넘었다.

해적들은 ’지난해 11월 해적들이 싱가포르 선박회사가 건넨 협상금을 받고 제미니호에 있던 외국인 선원 21명을 풀어주었으나 우리나라 선원 4명 (선장 박현열, 기관장 김형언, 일등항해사 이건일 , 일등기관사 이상훈)만 풀어주지않고 소말리아 내륙으로 재납치되어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실효성있는 결과 및 대안이 없이 피랍 500일이 지난 시점인, 10월 8일 오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에서 제미니호 가족들은 가족공동으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였다.

이날 제미니호 일등기관사 이상훈 씨 부인 한순희씨를 비롯하여 선장 박현열의 여동생 박현애, 기관장 김현언의 어머니 정두애, 일등항해사 이건일씨의 부인 김정숙, 일등기관사 이상훈씨의 딸 이지선 씨 등이 이 자리에서 가족들을 잊지말고 돌아오게 해달라는 호소를 하며 오열하였다.
한순희 씨의 호소문 발표과정에서 울음바다가 펼쳐 졌다.     ⓒ 김아름내
한순희 씨의 호소문 발표과정에서 울음바다가 펼쳐 졌다. ⓒ 김아름내
 
한순희 씨는 “6월에도 계속 협박전화가 왔으나 협상금의 차이가 전혀 줄지 않았기 때문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으며, 7월에 두 세 번 전화가 오고난 후 더 이상 전화가 오지않고 있다. 8월에도 계속해서 협상금으로 인해 협상이 결렬되었다."고 밝혔다.

한 씨는 계속해서 "당시 가족들은 언론보도는 협상을 더욱 더 어렵게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던 터라 언론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피랍 50일동안 언론자제를 해왔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혹시라도 협상에 악영향을 줄 것이 두려워 가까운 직계가족 말고는 일가 친척들에게도 (피랍된)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9월초 가족의 요청에 의해 선주와 정부를 만났다."며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한 씨는 이어 "선주는 정치적 이슈를 포기하지 않으면 협상이 어렵다고 하였으며 정부는 가족들에게 협상은 어렵다며 기대를 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름대로 가시적인 방안을 찾아 9월 중순에 가족들에게 알리겠다고 하였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으며, 추석 이전에 만나자고 하였으나 추석 이후에 보자고 하곤 역시 답이 없었다.”며 강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또 그는 “네분이 살아계시기라도 한 것인지, 그분들(피랍된 분들)과 우리는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아버지며 아들, 어머니며 딸이다. 피랍된 저희 가족들을 살려주십시오” 라고 호소했다.
 
한 씨는 마지막으로 “지금 누구를 원망하지도 비난하지도 않으며 가족들이 건강하게 돌아온다는 것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제발 살아서 가족 옆에서 치유받으며 함께 살 수 있기만을 바란다”고 말하며 오열하였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강인용 대책위 좌장은, “가족들과 9월 3일날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 하는 얘기를 하던 중, 국토해양부 담당자가 ‘혹시라도 가족들이 기대를 할까봐 하는 말인데, 정부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습니다. 정보가 없어서 군사작전을 할 수도 없고, 예산금이 없어서 보조할 수 없습니다’라는 답변을 했다"고 밝히며, 이후 "가족들이 9월 추석전에 뵙고싶다고 하였으나, 추석 후에 보자고 하고서는 연락이 없었다. 연락을 해봤으나 답변은 없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외교 통상부를 찾아 가는 것도 사전에 얘기를 나누지 않고 호소문을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대책위 좌장은 계속해서 “이번 기자회견을 계기로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하고, 만약 되지 않는다면 가족들은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500일이라는 시간은 가족들이 판단하기에는 거기 계신분들이 생존하기는 쉽지않은 시간이며, 계신분들이 예순이 넘으신 분들이고, 그분들이 500일동안 소말리아에서 계시기에는 쉬운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아름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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