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의 화요칼럼] 국민의힘, ‘가짜 보수’의 껍데기를 깨고 역사의 법정에 서라
  • 입력날짜 2025-12-23 09: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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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고 역사를 잊은 정당에 미래 없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반복이 비극과 참사로 점철되면, 그것은 학습하지 못한 자들의 명백한 죄악이다. 우리는 지금 헌정사상 유례없는 ‘대통령의 내란’이라는, 대한민국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던 사태 앞에서,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과연 이 역사적 파산 선고 앞에서 무엇 하는가를 묻는다.

그 당과 전신 정당들이 배출한 역대 대통령들의 말로를 뼈아프게 복기해보라. 6.25 전쟁 당시 국민을 버리고 도주했던 이승만은 끝내 4·19혁명으로 국민에 의해 쫓겨나 타국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고, 박정희는 유신 독재라는 그늘 속에서 최측근의 총탄에 생을 마감했으며, 군홧발로 권력을 찬탈 후 광주를 피로 물들인 전두환과 노태우는 감옥으로 향했다.

그뿐만 아니라, 기업형 비리로 얼룩진 이명박, 헌정 초유의 탄핵을 당한 박근혜에 이르기까지, 이 정당의 배출 대통령들의 역사는 그야말로 ‘헌정 유린과 비극적 종말’의 도돌이표였는데 내란을 획책한 윤석열이 그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것이 과연 우연인가? 아니면 권력 사유화에 민주주의를 경시해 온 정당의 DNA에 새겨진 필연적 귀결인가.

통탄스러운 것은 이 정당이 위기에 대처하는 기만적인 방식이다. 존폐에 몰릴 때마다 ‘천막 당사’ 쇼에 당 간판 바꾸는 ‘신장개업’으로 국민의 눈을 속여왔다. “뼈를 깎는 쇄신”, “머리 숙여 사죄한다”라며 읍소하다 위기만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구태로 회귀하던, 그 무책임한 세월이 쌓이고 쌓여, 결국 ‘내란 대통령 탄생’이라는 괴물을 낳은 것이다.

입으로는 ‘보수’를 자처하지만, 작금의 행태는 보수의 가치를 철저히 배반하고 있다. 보수의 본령은 자국 역사와 전통을 긍정하고 헌법 가치를 수호하며 품격을 지키는 데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의힘의 정신 상태는 어떠한가. 목숨 바쳐 나라를 되찾은 홍범도 장군 등 독립투사들의 흉상은 철거하려 들면서, 헌법 유린으로 쫓겨난 독재자 이승만을 ‘국부(國父)’로 추앙하고 1948년을 건국절이라 강변한다. 이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국가적 신사대주의’다.

몰락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타락에서 기인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건전한 보수 철학 대신 시정잡배 수준의 선동과 극단주의에 포위당했다. 혐오와 저주를 쏟아내는 전광훈 전한길 등의 극우 막장 인사들에 당 지도부는 머리를 조아리면서 공당으로서의 체면과 품격은 사라지고, 당의 정신세계를 광기와 주술이 지배하는 형국인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그릇된 역사관과 이념을 미래 세대에게 주입하려는 시도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리박스쿨’ 등의 사례에서 보듯, 어린아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독재를 미화하고 편향된 극우 이념을 주입하는 데 혈안이다. 군사독재 시절 또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볼 법한 이러한 세뇌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영혼을 병들게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갉아먹는 범죄적 행위다.

과거 헌법재판소는 강령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 된다는 이유로 통합진보당에 해산 결정을 내렸다. 하물며 내란을 일으켜 군병력을 동원해 국민을 위협하고 헌법 기관을 무력화하려 했던 대통령의 소속 정당은 어찌해야 하는가. 윤석열 내란을 막거나 절연은커녕 비호에 전력이니 헌법상 정당 해산의 사유는 차고 넘쳐 그 책임은 통진당의 해산 사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위중하고 막중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윤 어게인’을 외치며 철 지난 ‘빨갱이’ 타령과 레드콤플렉스를 들이대어 국민 갈라치기에 몰두하고 있다. 자국 우선주의와 AI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거대한 혼돈의 시대에 이 당은 여전히 70년대 냉전 논리에 갇혀 허우적거리고 있다.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고 역사를 잊은 정당에 미래는 없다. 국민의힘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면서 친일과 독재의 향수를 내치고 분열주의 망령을 떨쳐내 정의와 애국에 기반한 건전한 보수로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정당 해산’이라는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맞을 것임을 명심하라. 이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보수의 탈을 쓴 괴물이 되어버린 당신들에게 보내는 국민의 마지막 고언(苦言)이자 최후통첩이다.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박무 전 경기콘텐츠진흥원 이사장/사)기본사회 서울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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