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생명체도 그렇게 다루지는 않았을 것"
  • 입력날짜 2012-10-22 06: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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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하소서] 일본의 마루타 만행과 음식물로 장난치는 사람들
남미 페루에서는 과식을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한다. 그래서 음식을 강제로 권하기까지 한다. 집에는 군것질 거리가 늘 준비되어 있다. 그들은 대체로 채소를 잘 먹지 않고 항상 고기로 배를 채우는 경향이 있다.

초대를 받았을 때는 제공된 음식을 모두 먹어야 한다는데 정말 곤욕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배가 부른데도 다 먹기 전에 일어나는 것은 엄청난 실례이다. 음료수도 제공된 것은 다 먹어야 한다. 안 먹으면 강제로라도 먹인다니… 이런 문화에 반하게 되면 서로 원수가 된다.

음식을 즐긴다는 것은 우리에게 소일거리가 되고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되면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중국 음식은 종류가 다양하고 맛이 있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기름기가 많아 건강과는 거리가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럼에도 중국 최고 지도자들이 90세를 우습게 넘기는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음에 분명하다.

한동안 그것은 비밀에 부쳐져 왔지만 최근 지도자들의 영양을 담담하던 인사가 그 비밀의 일부를 공개했다. 그것에 따르면 잡곡을 많이 먹고 고기는 적게 먹으며 70%만 배부르게 먹는다는 것이다. 요리의 기본은 저염·저지방·고섬유질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진시황 이래 수많은 중국 황제들이 불로장생을 꿈꾸며 비방을 구했지만, 결국 평범함 속에 건강의 비결이 숨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평범함을 거부하고 욕심만 채우기에 급급한 이들이 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했던 멜라민 파동 이야기를 그 예로 이야기하고 싶다.

중국의 Sanlu와 뉴질랜드의 Fonterra란 회사가 동업을 했는데 문제가 보도되기 한달 전인 2008년 8월 2일 Fonterra가 중국에서 수입된 우유에 멜라민이 들어있음을 주장하며 리콜을 요구했으나 이렇다 할 반응이 없자 9월 5일 정부에 직접 고발하면서 사건이 발단되었다.

뉴질랜드 정부는 3일 후 중국 정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래서 9월 9일 중국 전역에 보도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우유에 대한 부피를 증가시키기 위해 물과 우유를 섞는다. 이러면 우유에 포함된 단백질이 묽어지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로 단백질 농도를 검사하는데 보통 질소함량으로 검사한다고 한다. 멜라민에는 질소가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멜라민을 섞는다면 검사 시 단백질 농도가 증가한다.

2007년 중국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된 애완동물사료에서 최초 멜라민이 발견되었다. 결국 수많은 개와 고양이들이 신장질환으로 죽었다. 지금은 분유 뿐 아니라 얼린 요거트와 캔커피에서도 멜라민이 발견된다고 한다. 이는 모두 멜라민으로 오염된 우유가 원인이었다.

멜라민으로 이루어진 작은 결정체들은 신장의 미세한 관을 막게 되는데 이것이 소변의 생성을 막게 되고 신장기능을 악화시켜서 사망으로까지 이르게 만든다. 특히 분유인 경우라면 약한 어린 아이들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일은 세상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럴 때 꼭 등장하는 말이 있다. 그것은 ‘마루타’란 말이다.

소련군이 731 부대의 가와지마 소장을 심문했을 때 그는 생체실험에 동원된 희생자들을 마루타라고 불렀음을 밝혔다. 마루타는 껍데기만 벗긴 통나무란 뜻으로 한자어 환태(丸太)인 일본식 단어이다. 인간을 생체실험의 도구로 사용했던 731부대는 각종 실험을 기록할 때, 성별에 따라 암컷 마루타, 수컷 마루타라고만 서류에 적었다. 이들의 세계에서는 인간은 없었고 실험재료인 마루타만 있었다.

마루타들은 바이러스, 곤충, 동상, 페스트, 적리, 비장, 탈저, 콜레라, 병리, 혈청, 티푸스, 결핵, 약리, 세균제조, 리케차, 식물을 연구하는 프로젝트 팀의 연구 필요에 따라 분류, 수감되었다. 그들은 오직 번호로만 불릴 뿐이었다.

특히 수가 많았던 한국인에게는 강력하고 살상력이 빠른 세균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무려 31 종류의 실험을 자행했다. 예를 들면, 고속원심분리기를 사용해 사람의 생피를 짜는 착혈 실험, 인간의 피와 말의 피를 서로 교환해 보는 인마혈 교환 실험, 각종 병원체를 체내에 투입하는 실험, 동상 실험, 독가스 실험 등을 수행했다. 또 살아있는 인체를 해부하여 질병이나 충격을 가하는 등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렀다.

음식과 관련된 실험의 경우, 아무 것도 안 주고 물만 먹였을 때 60에서 70일이나 버티는 마루타를 관찰했고, 물을 안 주고 빵만 먹였을 때는 7일째 가서 퉁퉁 부은 채 피를 토한다는 실험 결과를 적고 있었다. 또 인체의 70% 이상이 수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마루타를 한증막에 넣고 쪄서 수분을 빼는 실험을 감행했다. 70kg이었던 마루타가 15kg까지 몸무게가 줄어 들었다.

인간은 결코 이런 마루타로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나쁜 음식을 유통시켜 인간에게 해를 가하는 이들을 중국에서는 사형시키곤 하는데 이것은 근본적 해결책일 수 없다. 근본적으로 인간을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브레이크뉴스> 전북판에도 실렸습니다.

최형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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