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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의 기자회견을 통해, 제52대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중연 회장의 이번 발표는 지난달 17일 대한축구협회 사내 통신망에 게재한 입장 표명을 통해 차기 회장 불출마 의사를 거론한 바 있어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그리 새삼스러운바는 아니다.
각종 선심성 정책으로 차기 출마 강한 의지 보였던 조중연 회장 조중연 회장은 차기 대한축구협회장에 출마하기 위하여 투표권을 갖고 있는 16개 각 시. 도축구협회장과 공식 및 비공식적으로 접촉하며 출마에 적극성을 보였었다. 이는 대한축구협회가 16개 각 시. 도축구협회에게 지급하던 월 300만원의 보조금을, 지난 2월부터 500만원으로 인상하는등 선심성 정책을 펼친 점에서도 그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2012 런던올림픽 한. 일전 후 박종우가 펼친 ‘독도 세리머니’ 행위가 IOC나 FIFA의 규정을 위반한 법익 침해라는 일반적인 해석에도 불구하고,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굴욕적인 사과 이메일건으로 국민 정서를 크게 자극하며 분노를 샀다. 또한 언론으로 부터는 뭇매를 맞으면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이라는 원치 않는 상황에 직면하자, 그의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분위기는 불리하게 전개 됐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하에서도 조 회장은 사내 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온갖 비판과 국회 증인출석을 ‘통제와 간섭’ ‘질시와 억측’으로 간주하며, 오직 자신의 ‘공적’만을 열거 한 채 끝까지 거룩하고 위대한 인물이기를 바랐다. 물론 조 회장의 4년 재임 기간 동안 'U-20 FIFA 세계여자축구대회 동메달', 'U-17 FIFA 세계여자축구대회 월드컵 우승', '2010년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첫 동메달' 등을 획득 한 것은 빛나는 업적이다. 여기에 국내 축구에서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초. 중. 고. 대학 리그전 및 프로축구 승강제 실시와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출범은 성과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조중연 회장은 비민주적 의사결정, 밀실행정, 미숙한 외교업무, 비리 등등의 ‘과오’로, 자기 도끼에 자기 발등 찍히는 사태에 직면하고 말았다. 지난해 터진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은 한국축구 120여년 역사의 치욕으로서, 한국축구 전반에 큰 영향을 가져다줬다. 또 이와 함께 60명이 기소되어 37명이 벌금 및 실형을 선고 받았음은 물론 지도자와 선수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국민과 축구팬들에게 슬픔과 절망감을 안겨주며 프로축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 같은 심각한 상황하에서도 조 회장과 대한축구협회 수뇌부 몇몇은 눈 감고 귀를 막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며 구단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모아놓고 세미나를 개최하는데 그쳤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프로축구를 활성화해도 모자랄 판에 2군 리그를 폐지하여 축구지도자와 선수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대한축구협회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가?라고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조중연 회장과 수뇌부 몇몇은 기술위원회의 존재를 무력화 시키면서,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차출까지 개입하는 몰상식한 행위를 했고, 대한축구협회 정관에 기록되어 있는 규정을 무시하고 밀실야합으로 결국 조광래 감독을 경질했다. 조광래 감독 경질 이유는 성적부진, 코칭스태프와 불화, 선수단 내부 갈등 등, 현실과는 전연 동떨어진 짜 맞추기 난센스였다. 이후 대표팀 코칭스태프였던 브라질 출신 가마 코치와 잔여연봉 미지급을 위한, 비상식적 꼼수의 저질스러운 태도를 부리다 망신을 당하면서 대한축구협회의 불신은 더욱 커졌다. 그렇다면 조중연 회장은 이에 응분의 책임을 졌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럴 때마다 조중연 회장은 ‘은폐’와 ‘방패막이’를 내세우며 위기극복 작전에 몰입했다. 조 회장과 수뇌부 몇 몇의 밀실행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조광래 감독 후임의 최강희 감독 선임도 밀실행정의 극치였으며 최 감독이 대표팀 감독 고사 후 재차 선임에 이르기까지 윗선에서의 커넥션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알고 있다. 그 과정에서 황보관 기술위원장은 기술위원장으로서의 역할과 임무를 전연 행사하지 못한 채 앵무새 노릇을 하는데 그쳤다. 뿐만 아니라 최강희호 출범과 동시에 전북 현대모터스 에닝요의, 명분 없는 일방적 귀화 추진은 의구심만 키운 채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대한체육회는 에닝요 귀화 건을 법제상벌위원회를 개최 부결하므로서 대한축구협회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조중연 회장도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다. 조중연 회장의 빛과 그림자... 떠나는 장수의 마무리는 조중연 회장 재임 4년 동안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2년 초 발생한 대한축구협회 회계 담당 직원의 휭령과 기물 절도 혐의에 의한 대한축구협회 비리(법인카드 사용 포인트: 기프트카드 환급 개인 유용), 폭로 협박(대한체육회 감사 후 밝혀짐)에 의한 약 1억4,000만원의 특별 위로금 지급은 도저히 묵과해서는 안 될 사건으로 씻을 수 없는 오명으로 남는다. 이 사건으로 대한체육회는 특정 감사를 벌였고 약 80여명의 대한축구협회 직원들은 ‘창피해서 고개를 못 들겠다’고 개탄하며 성명서를 발표하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급기야 대한축구협회는 법원에 ‘퇴직위로금 환수’ 반환 소송까지 신청하며, 위기를 극복하려 했지만 결국 패소하여 반감은 더욱 커졌다. 이로 말미암아 철옹성 같던 대한축구협회 몇 몇 수뇌부 직책에서, 김진국 전무이사가 낙마했지만 곧바로 직권남용을 행사 행정을 총괄하는 사무차장 직책을 신설하여, 프로축구 구단에서 실패한 인물로 인식되고 있는 인사를 인선하는 독선적인 면을 보여줘 원성을 샀다. 사무차장에 선임된 인사는 조중연 회장과 김주성 사무총장과 개인적 친분 관계가 두터운 인사로서, ‘자기 편’ 끌어 모으기 ‘낙하산’ ‘코드’ 인사 행태를 멈추지 않아 신뢰성을 잃었다. 조중연 회장은 1993년 1월 정몽준 제47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과 동시에 이사로 대한축구협회에 몸담은 후 제49대 전무이사, 제50대 부회장 등, 정몽준 회장이 4회 연임을 하는 동안 ‘정몽준 라인’을 거쳐 2009년 1월 제51대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했다. 그렇다면 정몽준 회장 16년과 제51대 회장 임기 4년을 비롯, 총 20년 동안 대한축구협회 핵심 인물이었고 마지막에 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분명 대한축구협회 정관에는 ‘축구를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줘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를 충실히 따랐다면 조중연 회장은 진정한 장수로 대한축구협회 역대 회장 중, 몇 안 되는 ‘공적’ 회장으로 손꼽힐 수 있었다. 장수는 마지막 죽음이 거룩하여야만 진정한 장수다. 그러나 조중연 회장은 축구 사상 최초로, 월급 받는 회장으로 3년 동안 2억 원이 넘는 고액 연봉을 꼬박 꼬박 받아오면서, 체제유지 수단을 위한 ‘독선’ ‘독단’ ‘독주’로 일관하고 대표팀 위주의 정책을 펼치며, 최근까지 차기 회장 출마를 염두에 둔 행보를 지속하다 급기야 장수가 되지 못하는 길을 가고 말았다. 여기에는 정몽준 명예회장의 의중이 어떤 면에서든 작용한 측면이 없지 않아, 조중연 회장의 마지막 모습은 ‘부귀부운’(富貴浮雲: 부귀는 뜬구름과 같음. 부정하게 지위나 재물을 얻어봤자 그것은 덧없는 뜬구름과 같음)을 느끼게 한다. ‘고인 물은 썩는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20년 동안 ‘정몽준 라인’과 ‘현대인맥’에 장기 운영되어 오면서, 일방통행이 도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과 축구인, 그리고 축구팬들이 등을 돌린지 오래다. 정치는 물론 스포츠에도 장기집권 결과는 투명성 상실과 ‘독선’ ‘독단’에 의한 ‘민심이반’과 발전 정체다. 한국축구는 이제 진정한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그 변화의 핵심은 ‘정몽준 라인’=‘현대 인맥’ 등식과 배치되는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취임으로, ‘축구를 통해 국위를 선양하고 국민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줘야 한다’고 명시된 정관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정몽준 현대라인 공은 인정하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한국축구는 ‘정몽준 라인’=‘현대 인맥’의 20년 장기집권으로 예산 집행의 불투명성이 고착화되어 있는 가운데 축구 행정 역시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 위주 정책만을 고집 유소년 - 학원 - 실업 - 프로축구의 구조적 불균형에 의한 정체가 심화되어 있다. 여자축구도 활성화에 등을 돌린 채 그들만의 노력으로 이룬, 세계제패를 공적으로 치장하기에 바빴던 것이 대한축구협회다. 8개 각 산하연맹 경기국 흡수라는 과제에도 눈을 감았고, 오직 각 연맹 회장의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투표권 확보만을 의식한 정책 유지에 급급했다, 그리고 16개 시. 도 축구협회 재정자립을 위한 보조금 확대(2010년부터)도, 진정한 재정자립 목적이 아니라 체제유지를 위한 수단과 방법으로 이뤄졌다. 심판국 독립 및 자질향상도 벌써 이뤄졌어야 할 과제다. 아울러 스포츠토토 지원금도 각 프로축구단에 지급(각 프로구단 재원으로 유소년축구 자체 육성 정당), 특혜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학원 축구에 불신감만을 조장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년 예산이 1,000억원이 넘는 거대 공룡단체다. 그럼에도 지도자 교육 자비부담과 선수등록비및 각종 서류 발급료를 받아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대한축구협회인가? 비난을 받고 있다. 조중연 회장은 불출마 기자회견에서 차기 대한축구협회장은 ‘젊고 참신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는 바로 ‘정몽준 라인’=‘현대 인맥’ 수성이 이어져야 한다는 흑심을 의미한다. 이게 바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 아닐까? 떠나는 마지막 까지도 '분열을 조장'하는 조중연 회장의 모습이 아름답게 보이지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특별기고]김병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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