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 허위신고' 1만건 시대 경찰력 낭비 때문에...
  • 입력날짜 2012-11-09 06: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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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이 불안하면 국민 누구도 행복을 누릴 수 없다
가을은 새들의 천국이다. 입동이 지난 하늘을 쳐다보면 기러기 떼가 V자를 그리며 날아가는 그들만의 아름다운 질서는 맨 앞 리더를 중심으로 위계질서를 지켜 주고 있기에 보다 높고 멀리 비상 할 수 있는 비결이다.

우리는 범죄허위신고와 같은 서로간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허위신고의 피해도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크게 훼손 당하는 일이다. 매년 연말이면 송년회,각종모임등 으로 인하여 평소보다 각종 사건,사고로 인한 시민들의 112 신고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치안이 불안하면 국민 누구도 행복을 누릴 수 없다.
국민의 비상벨 112는 자신의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에만 누를 수 있는 최적의 상태로 작동되어야 한다. 비상벨을 잘 사용하면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지만, 잘못사용 하면 또 다른 누군가는 상상치 못할 공포 속에서 112 전화 한 통화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을 때 그를 절망으로 밀어 넣는 무서운 범죄행위가 될 수 가 있다.

최근 112가 허위·장난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간 1만여 건이 넘는 허위, 장난 112신고로 인한 경찰력 낭비는 굳이 말할 것도 없으며 추가적으로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의 증가에 따른 국가적 손실이 막대하여 이제는 더 이상 관용을 베풀어서는 안되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12 허위신고는 형법(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이나 경범죄처벌법(허위신고)에 따른 처벌 외에도 민사상 손해배상도 청구되고 있으나,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허위 신고로 인하여 긴급한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돌아가야 할 치안 서비스를 방해하고 경찰력 소모로 세금을 낭비하는 범죄행위라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엄정한 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미국은 911허위신고자에 대해 징역1∼3년 또는 최대 2만5000달러의 벌금형을 내리며 청소년이라도 허위신고를 하면 자동으로 정학처분과 제적까지 권고하며 유럽이나 일본도 강력하게 대처하는 이유는 경찰력이 엉뚱한 곳에 낭비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특히 112종합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과 허위 장난전화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의 허탈감이나 사기저하를 비롯한 경제적 손실은 2차적인 문제에 불과하더라도 우선적으로는 그 짧은 시간에 긴급을 요하는 사건이나 다른 구조를 원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한방울 한방울의 물이 모여 바위를 뚫는다고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허위, 장난전화 때문에 112의 도움을 간절히 기다리는 선의의 피해자와 납치와 유괴범죄와 같은 단 몇초의 촌각을 다투며 현장에서,피해자의 안전을 도모하고, 범인을 잡느냐 놓치느냐의 승패가 달려있는 일이 벌어질 수 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다.

국민공분을 산 수원 부녀자 살인 사건을 계기로 경찰에서는 사건 현장 경험이 풍부한 우수 인력을 배치하고 인권경찰을 지향하면서 112 시스템을 최신화, 고도화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허위신고 때문에 선량한 국민은 물론 내가족 내이웃이 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된다.


고승기 경위는 인천중부서 북도파출소 소속입니다.

[독자투고]고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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