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는것없이 지시만 박원순 잘못 뽑았다
  • 입력날짜 2012-11-11 0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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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업계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손님은 줄고 LPG값은 올랐는데도 요금은 3년째 동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실은 이런데도 각 대선후보들의 구애는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과 접촉시간이 많은 택시기사들의 입소문을 기대하기 때문. 34년간을 택시기사로 생업을 이어온 이경주 서울개인택시조합 은평지부장. 그가 바라보는 택시업계의 현실적 무엇이고 그 해결책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얘기를 들어보았다.
이경주 지부장      © 오영진
이경주 지부장 © 오영진
- 이경주 지부장님 개인택시 경력은 몇 년이나 되셨는지요. 처음 개인택시 시작했을 때와 지금 개인택시 상황을 비교해주신다면...?
"34년입니다. 오랫동안 했지요. 지금은 개인택시라는 직업의 가치가 많이 떨어져서 어디다 내세울만한 직업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옛날에는 개인택시 노란옷 입고 길거리 당당하게 걸어 다닐 정도였어요. 그렇다고 개인택시라는 직업이 지금 당당하지 않다는 건 아닙니다만, 옛날 같지 않은 건 사실이잖아요. 서글프죠. 우리 업계가 어떻게 다시 그 좋은 시절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해보는데요. 요즘은 참 답답합니다."

- 은평지부장에 당선된 이후 조직 간의 갈등은 없었나. 서울개인택시조합이 사실상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지부장님의 입장은?
"조합 집행부 자리라는게 다 그런 것 아닙니까? 나를 지지해주신 조합원들도 중요하지만 다른 후보 밀어줬던 조합원들께서는 솔직히 나한테 서운한 감정이 없겠습니까? 이제 그분들에게 힘이 되어드리고 나 이경주가 어떤 사람이었나 내 진심을 보여주고 싶을 뿐입니다.

나는 솔직히 지금까지 센 사람한테 강한 모습을 보여온 사람입니다. 서울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이 엉터리로 일처리를 하는 것 같다 싶으면 가만히 있는 성격이 아니었어요. 2009년 요금인상 당시 이사장에게 항의하면서 삭발농성까지 한 사람입니다.

그 중요한 시기에 개인적인 재판문제가 뭐가 중요합니까? 그런데 결과적으로 선거 때가 되니까 모두 모략으로 돌아오더군요. 요즘도 조합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달라진 게 없어요. 조합원들 앞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지경 이예요. 정말 부끄럽습니다."

- 요즘 은평지부 조합원들을 위해 가장 많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부장 당선된 후 조합원들 만나보니까 요즘 가장 큰 어려움이 시나 구청에서 벌이는 택시 단속문제였습니다. 30년 동안 승차거부 한번 해본 적 없는 모범적인 동료들이 툭하면 서울시나 구청에 진술서를 쓰러가고 있거든요.

택시 승객들의 엉터리 신고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자체에서는 과잉단속을 하다보니까 조합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은평구만 해도 조합원 월 100건 정도가 민원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지부장 되고 은평구청에 들어가 보니까 은평구는 교통심의위원회에 운수단체는 들어갈 수 없다는 조례가 있더라고요. 제가 그걸 바꾸느라고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지금은 저도 심의위원회에 들어갈 수가 있어서 지금은 조합원들의 억울한 민원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 이연수 이사장이 임기 1년만에 이사장 자격이 정지된 상황이다. 지부장님의 입장은?
"지난 이사장 선거는 워낙 후보가 난립하는 바람에 몹시 혼탁한 선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연수 이사장님은 개인적으로 저와 가까운 이사장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쓴 소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제가 직언을 많이 했는데 잘 안 먹히더라고요. 그러니 저랑 성격은 잘 맞지가 않았지요. 앞에 한말과 뒤에 한말이 잘 맞지 않을 때도 있었고요.

디지털 미터기문제도 그래요. 지부장들은 현장에서 조합원들 목소리를 듣고 있잖아요. 지부장들은 단돈 만원이라도 조합원 돈 안들어가게하고 좋은 기기를 장착하려고 발버둥치는데 이사장은 다 정해놓고 자기 원하는 쪽으로 밀어붙이기만 하니 답답했습니다. 신망 받는 이사장이 되었어야지요."

- 지부장님이 평소 가지고 있는 올바른 택시정책 대안이 있다면?
"오세훈 서울시장이 몇년전 택시요금을 올렸는데요. 굉장히 미흡했습니다. 언제 또 올라갈지 모르는 건데..., 오세훈 시장이 그래서 분명히 약속을 한게 있습니다. 택시요금을 주기적으로 올리자, 그게 2년에 한 번씩 올리자는 거였어요. 그런데 시장 바뀌고 3년이 지났는데도 요금을 안올리니 이게 말이 됩니까?

정책 이야기 하라고 했는데 정책을 아무리 좋은걸 만들면 뭐합니까? 요금이 받쳐주지를 못하는데요. 아무리 시장이 바뀌어도 그렇지 서울시한테는 정말 서운하고 억울합니다. 요금인상 일정도 잡지않으려고 하니..., 날마다 주는 건 없이 이거해라 저거해라 지시만하는게 서울시입니까? 시장 잘못 뽑은 거예요."

- 조합 집행부로서 조합원들 경조사 참여하는 게 어렵다는 말이 있는데?
"돈 지출되는 것만 생각하면 쉬운 건 아니지요. 그런데 솔직히 많이 내는 건 아니잖아요. 조합원께 미안할 때가 더 많아요. 불러주시는면 고마운 마음으로 찾아갑니다. 저는 큰 불만 없습니다. 봉투에 돈은 얼마 넣지도 않았는데 강남에서 자녀 결혼식할 때는 밥도 못 먹고 올 때가 있어요. 부담 주는 거잖아요."

- 은평 조합원님들께 인사말씀을...,
"요즘 우리 조합원님들 너무나 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지부장의 한사람으로서 부끄럽다는 말씀 올립니다. 우리 조합이 진심을 다해 조합원들을 받들 수 있도록 저도 역할을 하겠습니다. 일상에서 어려운 일 겪게 되시면 업무와 관련된 일이 아니더라도, 저랑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조합원님들의 기쁨 어려움 슬픔 함께 하겠습니다. 건강하십시오."

<택시희망News>에도 실렸습니다.

오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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