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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시
호박잎처럼 축축 늘어지는 한여름 뙤약볕
타들어 가는 목마름을 해소하려 작두샘으로 달려갔지만 뿍꺅뿍꺅 이상한 소리만 낼 뿐 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냥 돌아설까 하다가 한 바가지의 물을 붓고 다시 작두질 하자 그제야 꺼억꺼억 울어대더니 금세 분수처럼 솟구쳐 오르는 힘찬 하얀 물줄기. 콸콸 시원스럽게 쏟아지는 생명의 폭포수, 희망의 오아시스. 저 멀고 깊은 어둠 속에서 잠자고 있는 큰물을 불러오기 위해 작은 물이, 겁도 없이 몸을 던져 마중 갔기에 가능했다. 별 볼 일 없다 여겼던 이 작은 한 바가지의 물이 멈춰진 펌프의 심장을 움직이게 하였고 30배, 60배, 100배 아니 그 이상의 물을 끌어올렸으며 많은 사람의 갈증과 대지의 메마름까지 단박에 해갈하였나니…… 오병이어의 기적이란 바로 이런 것을 말함인가? 오늘도 창밖은 쪽방촌처럼 여전히 춥고 어둡고 숨 막히듯 답답한 세상, 진실을 말하는 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제 더는 희망은 없다고 말하지 말자 모든 희망의 날개를 접어버린 우리네 삶에도 희망을 싹 틔우듯 마중물 한 바가지 한번 힘 있게 부어보자 아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분명 다시 피가 돌고 새 시대의 맥박이 힘차게 뛸 것이다. 마중물, 사랑과 생명의 그 작지만 굵은 눈물은 언제나 기적을 동반하나니, 여기 오늘 “주민이 주인인 신문”, 오롯이 주민만 바라보고 나아가는 “주민 주주신문”이 탄생하나니, 좋은 게 좋은 게 아니고, 옳은 게 좋은 것이고, 옳은 게 옳은 것이다. 힘없는 사람들을 두려워하되 힘 있는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가시밭길을 갈 것이다. 정의와 양심이 살아 숨 쉬는 세상을 열기 위해 기꺼이 작은 촛불이 될 것이다. 우공이산의 마음가짐으로…… 아무리 길이 멀어도 가야 할 곳이 있는 사람은 그 걸음을 멈추지 않는 법, 한겨울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대나무처럼, 새봄을 만들어 내는 청보리와 마늘 싹처럼 그렇게 비가 오지 않아도 젖은 우산처럼 먼저 주민들 곁으로, 사람들 품으로 달려갈 것이다.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어버리기도 하는 물의 위대함을 마음속 깊이깊이 새기면서 옷깃을 여미듯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는다. 꽃이 피고 별이 반짝이는 꿈 너머 꿈을 향해…… 19일(월) 발행되는 주간 영등포시대 창간준비호 2면에도 실렸습니다
주간 영등포시대 창간준비위원회 일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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