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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웃으며 공부하는 스웨덴과 울며 공부하는 대한민국, ‘스웨덴 교육통’ 황선준 원장이 말하는 스웨덴 교육과 한국 교육 황선준 원장은 26년간 스웨덴에 거주하면서, 스웨덴 감사원과 국가교육청에서 재직하다가 귀국하여 서울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장, 경기도교육연구원 초빙연구원을 거쳐, 지난 3월부터 경남 교육연구정보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스웨덴 교육통으로 불리는 황 원장이 30년 가까이 스웨덴 생활에서 배우고 느낀 견문과 역량을, 현재 중병으로 신음하고 있는 '한국 교육'의 치유를 위해 쏟아내고 있다. 그와의 대담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영등포시대 독자들에게 전한다.(질문▶·=>답변)
자신감 최고인 스웨덴 학생, 행복감 꼴찌인 한국 학생
▶만약 스웨덴에서 태어났다면 일찍이 재능을 발견하여 목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꾸로 한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목수가 될 수 없었다는 말로 들린다? => 한국에서는 "대통령 돼라", "장군 돼라", "의사 돼라", "변호사 돼라"는 말은 해도 "손재주가 뛰어나니 커서 목수 돼라" 하지 않는다. 스웨덴처럼 한국도 학교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재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지식 위주의 공부만을 인정하고 다른 재능은 재능으로 인정 하지 않는 한국의 주입식ㆍ암기식 교육, 그리고 직업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고 학교 청소부를 마치 사회적 낙오자인 양 생각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손재주가 좋은 아이가 태어나도 그런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없다. ▶한국이 '경쟁 교육, 주입식 교육, 일방 소통'이라면 스웨덴은 '비판ㆍ창의 교육, 토론식 수업, 쌍방 소통'이라고 했는데, 우리나라 아이들의 학업 성취는 높지만 행복감과 자신감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한국 아이들의 학력은 최상위, 그러나 행복감, 자신감, 학업흥미 도는 꼴찌이고 스트레스는 가장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지나치게 경쟁사회이다 보니, 부모와 교사들도 1등하라, 만점 받으라 압박하니 아이들이 주눅 든다. 스웨덴에서는 10점을 받아와도 "이 부분은 참 잘했네. 이 부분에서는 발전시킬 방법은 없나? 이것은 할 수 있는데 놓쳐구나" 이렇게 자신감 잃게 하는 일은 부모와 학교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와 교사들은 너무 쉽게 아이들을 지적하고 비난한다. PISA 순위는 중간인 스웨덴 학생들이 자신감은 세계 최고인 것은 비판 창의 교육과 토론식 수업, 쌍방 소통으로 대표되는 스웨덴 교육의 결과다. 스웨덴 교육의 핵심은 소수정예 엘리트 학생 만들기가 아니라 사회에서 낙오할 가능성이 많은 학생들을 함께 감싸 안아 어울려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즉, 경쟁이 아닌 협동을 중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실에는 사실을 중심으로 한 '가르침'이 있고, 스웨덴 교실엔 문제를 중심으로 한 '배움'이 있다는 것도 큰 차이다. 스웨덴에서는 중학교 2학년이 되어야 성적표를 처음으로 받아보게 되고, 성적에 따라 서열을 매기지도 않으며, 나아가 서열을 매기가나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것을 금기시한다. ▶우리나라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핀란드와 함께 세계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불행하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행복감과 자신감은 OECD 꼴찌, 청소년 자살증가율 1위. 학교폭력 비율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사회와 학교, 부모와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일등만을 강요하고 경쟁을 부추긴다.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하고, 재능은 아랑곳하지 않는 부모들의 진로 강요에 아이들은 불행해진다."고 했는데? => 사고하는 아이로 키워야 하는데, 한국은 많은 사실을 주입하는데 초점이 맞춰 있다. 많은 사실을 기억시키는 공부는 아이들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교과서가 정답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비판적인 시각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아동기와 청소년기는 단지 성인으로 가는 과도기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재능이나 흥미 따위는 무시한 채 안정적이고 연봉이 높은 직업을 갖는다면 행복할까?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의 원인과 잘못을 해당 학생들에게만 돌릴 수 있을까? 이를 없애기 위해 사회가, 교사가, 부모가 할 일은 없는 것일까? 나는 스웨덴 생활에서 그 답을 얻었다. 학교를 그만둬도 제 2, 제3의 기회 언제든지 준다 ▶ 북유럽 학생들이 스스로 서는 원동력과, 삶을 만족해하는 배경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도 재능을 살리는 교육, 낙오자가 없는 사회가 될 수 있는지?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고 사는 사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은 직업에 관계없이 인격체로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 우리나라는 어떤 대학 나왔느냐가 모든 것을 판단한다. 나도 한번은 둘째가 성적이 좋지 않아, "너 이래가지고 어른 되면 편의점 캐셔밖에 더 되겠냐?" 했더니 집사람이 듣고 "캐셔가 왜? 성실하게 살면 존중받아야지. 그런 사고로 어떻게 스웨덴에서 살았고 교육계 종사하나?"하면서 굉장히 화를 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회,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정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사회, 일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행복하고 의미있는 삶을 위해 일하는 사회, 그런 스웨덴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부럽다. 그런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다른 아이들을 제치고 일등하기를 바라며, 고액의 사교육도 마다하지 않는다. 암기 위주의 이론적 공부에서 살아남은 아이들만이 인정받고, 그 외의 재능을 가진 아이들은 재능을 발견하지도 못한 채 '사회적 낙오자'로 인식된다. 그러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마음에 멍과 상처를 지니고 산다. 스웨덴에서는 어릴 때부터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명령하기보다는 '너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의견을 묻는다. 부모는 그에 대해 피드백을 해 줄 뿐, 결정은 아이 스스로 내린다. 책임도 스스로 진다. 김형태 ‘교육의 새 힘’ 대표와 ‘스웨덴 교육통’ 황선준 원장과의 대담을 김형태 대표의 특별기고로 3회에 거쳐 게재합니다.
김형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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