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의 성공 ‘영등포마을살이’완생 위한 새 출발
  • 입력날짜 2015-10-20 10: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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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본격적인 사업, 기존 마을살이와는 다른 복합 형태
어르신 쉼터, 서울금융복지센터 등 한 자리, 영등포시장과 상생
영등포구, 2016년 7월 ‘찾아가는 주민센터’전면 시행, 변화 기대
2014년에 열린 어르신 쉼터 개소식 모습.
2014년에 열린 어르신 쉼터 개소식 모습.
정말 평범한 보통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자.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다가 저녁에 지쳐 들어오면 밥 한술 뜨고 텔레비전 한 두 시간 쳐다보다 다시 잠자리에 든다.
그도 아니면 온종일 가사와 아이 돌보는 일에 쫓겨 내가 사는 동네나 내 이웃이 어떻게 사는지에는 눈 돌릴 여력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 삶은 이웃 즉 ‘마을’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동체다.
마을은 이웃과의 생활공동체이자 서로 하소연하고 공감하는 정서의 공동체이기도 하다.
영등포구를 비롯해 서울 일부 지역에 자리잡은 ‘마을살이’는 공공기관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주민 스스로 ‘마을’과 ‘공동체’를 꾸려가는 ‘대안모델’이다.

2014년 1월 문을 열고 9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영등포마을살이’는 그러나 서울 지역 여타의 마을살이와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다.
서울시가 추진했던 영등포 저축식당(반값식당) 사업이 지난해 6월 주민 반발로 무산된 뒤 영등포동 5가 111번지 저축식당 공간이 지역복지 공동체인 ‘영등포마을살이’로 새롭게 태어났다.

영등포마을살이에서는 그동안 ▲어르신 쉼터 ▲주민 재능기부를 통한 어린이 영어교실 ▲시장상인과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동아리(밴드, 사진, 인문학 등) ▲영등포 지역 1인 가구 젊은이들의 모임인 ‘청년 밥상모임’ ▲영등포동 복지협의체 등 다양한 모임과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왔다.

특히 계속 침체되고 있는 영등포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시장 상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재래시장의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수원 못골시장 견학 등을 다녀오면서, 영등포 마을살이 일꾼들은 이제는 시장 상인들에게는 가장 반가운 존재가 됐다.

일반적으로 주거지역에 자리잡은 여타의 마을살이와는 태생부터 달랐기 때문에 시장과의 동행에 가장 많이 집중했다.
이들의 도움 덕에 올해는 영등포구의 지원을 받아 시장 내에 ‘다락방’이라는 공간도 만들 수 있었다.

영등포 마을살이의 출발부터 현재까지 계속 활동해온 신바른 실장은 “처음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던 시장상인들께서 수원 못골시장으로 견학도 다녀오고 함께 논의를 하면서 ‘우리도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직접 행동하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2016년 7월 ‘찾아가는 주민센터’를 전면 실시할 예정이다. 찾아가는 주민센터 조직 중 복지 3팀이 ‘마을살이’와 비슷한 측면이 많아 두 조직이 어떻게 공생하거나 혹은 새로운 조화를 이룰 지가 앞으로의 가장 큰 관건이다.

영등포 마을살이가 긴 호흡으로 해야만 하는 사업을 새롭게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렵게 첫걸음을 떼고 새로운 ‘마을’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온 ‘영등포 마을살이’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래서 그들이 거둘 ‘완생’에더욱 기대를 걸게 되는 지도 모른다.
강현주 기자

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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